전국구는 아니지만 전국구로 유명해진 서점 ‘유린도有隣堂’ 이야기

일본 신문을 보면 ‘서점 없는 지자체 늘고 있다’ 라던가, ‘서점이 10년에 비해 얼마가 줄었다던가’ 같은 암울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인 제가 ‘암울하다’ 라고 할 계제가 되나 싶긴 하지만 말이죠. 아무튼, 이런 암울한 소리가 주로 오가는 일본 서점계에 숨 구멍을 열어주는 존재가 최근 한 2년 새에 나타났습니다. 바로 카나가와현 요코하마를 거점으로 하는 유린도(有隣堂)라는 서점입니다.

이 서점은 위키백과를 보더라도 카나가와, 도쿄, 치바에 점포를 두고 있고, 주로 카나가와를 중점으로 영업하는 서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서점이 요 2년 새에 인지도를 급격하게 늘리게 된 배경에는 사실 다름 아닌 SNS, 정확히는 YouTube의 영향이 있습니다. 위키백과 링크를 눌러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이 서점의 위키백과 항목의 사실상 대부분을 이 서점이 운영하는 ‘유린도밖에 모르는 세계(有隣堂しか知らない世界)’ 차지하고 있을 정도거든요.

이 ‘유린도밖에 모르는 세계’라는 채널과 방송이 급격히 브레이크를 타서 처음에는 수천명 규모의구독자를 보유하다가 10만을 넘겨 지금은 23만을 넘겼죠.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심지어는 판매하지도 않는 물건을 소개하는 방송을 했었습니다만 지금은 동종 경쟁회사와 콜래보레이션도 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게다가 히로유키니 호리에 타카후미 같은 유명인들이나 있다는 ‘발췌(切り抜き)’ 채널까지 만들어질 정도이니 말을 다했죠.

이 ‘유린도 밖에 모르는 세계’라는 채널은 독설을 뿜는 부엉이 캐릭터 ‘R. B. 북코로(여기서 R.B.는 Real Book을 의미하고 북코로는 북과 Owl을 합성한 단어라고)’의 진행하에 유린도 사원들과 타사의 외부 게스트가 출연해서 토크를 벌이는 유튜브 방송인데요. 유린도 이세자키쵸 본점 한 구석의 공간에서 영업 종료 후 한 두시간 정도 토크를 한 것을 잘 편집해서 8~10분 정도로 축약해서 매주 화요일 업로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을 맡은 북코로 캐릭터 굿즈가 나오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아예 이 채널의 성장을 다룬 자전적인 책을 올 2월에 간행하기에 이릅니다.

서점이나 제품 메이커 입장에서는 거침 없는 독설을(그러나 어찌보면 평범한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한 소리를) 하는 북코로와, 그것에 흔들리지 않고 의연하게 대응하는 유린도 서점의 사람들과 게스트들의 반응이 사람들의 웃음보를 터뜨렸고 히트를 한 까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재미있다보니 책이나 문구, 서점을 좋아하신다면 국적을 넘어서 빠질 수 있는 채널입니다만, 그 중에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동영상을 두 개 소개 하면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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