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스카이라이프에 투니버스가 HD로 스카이라이프로 들어갔다고 했는데 여즉 주욱 SD 편성을 했는데 갑자기 오랜만에 보니 HD 편성이 생겼다. 일단 자체 제작인 막이래쇼 등이 그런듯 한데. 덕분에 광고도 HD가 나온다. 우스운건
프로그램은 SD인데 광고는 HD와 SD가 섞여서. 덕분에 HD방송시간보다 HD광고시간이 더 길지 않을까(웃음).
Update : 2013년 1월 11일자로 HD 방송을 개시했다는 공지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자체 제작 프로그램과 역시 사실상
자체 제작인 안녕 자두야2 외 몇가지 신작 애니메이션이 HD로 방영된다고 한다. 참 오래 걸린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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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니버스가 HD 방송을 개시했다.
신동식 GM과 투니버스를 위한 애도가
투니버스가 BI(Brand Image)를 변경했다. Kid Culture Creator라는 헤드 카피를 걸게 되었다. 예전부터 어린이 문화를 만든다는 암시를 하면서 본격적인 암시를 했었지만 이제는 완벽하게 고정하게 되었다. 나는 근래부터 흔히 ‘신동식 PD’로 알려진 그 분을 ‘신동식 씨’로 부르고 있다. (뭐 무례하게 볼 수 있으나 ‘씨’ 자체가 높임말이므로 —국어 사전을 살펴보기 바란다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뉴타입을 보니 그의 정식 직함이 GM(General Manager)인 것으로 보인다. 신동식 GM의 방향은 이제 회사의 방향대로 타겟 오디언스를 위한 방송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XTM과 Olive나 OnStyle 같은 채널 들이 가진 각각 고유의 채널의 이미지처럼 CJ의 하나하나의 채널의 이미지를 투니버스에게도 입히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우리가 생각하던 투니버스는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리라.
이제 우리가 생각하던 투니버스는 없다. 포기하자. 더 이상 기대를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관두는 것이 좋다. 신동식 GM이 현역에서 물러난 순간만큼, 우리에게도 투니버스는 없는 것이다. 아마 애니플러스나 다른 채널을 찾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그의 현역시절의 탁월한 능력이다. 왜 능력있는 연출자가 현역에서 일할 수 없는 것인가? 그리고 두번째로 아쉬운 것은 투니버스가 쌓고 독점하고 있는 인재 풀과 전속 인력 풀이다. 그것은 매우 안타까운 것이다.
그를 위해, 투니버스를 위해 마지막 애도가를 부른다.
도쿄 매그니튜드 8.0의 재방송을 보고
투니버스에서 도쿄 매그니튜드 8.0을 보고 평을 한바가 있다. 투니버스가 재미있게도 이 방송이 끝나자마자 다시 한번 재방송을 했다. 해서 나는 다시 한번 눈여겨 볼 수가 있었는데, 문제가 됐었던 부분은 사실 원작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아주 무난하게 매끄럽게 만들어졌다. 번역을 만약 제2의 창작이라고 가정한다면, 오히려 잘 된 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야 할 정도이다.
나는 잘못에 있어서 빠르게 시인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한다. 물론 나는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비평―그리고 그에 부속되는 포스트의 작성을 했고, 그 근거와 결론은 나름대로 여전히 옳게 작성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잘 제작 되어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나는 이전 포스트 에서 밝힌바와 같이 이 비평 자체에 알게 모르게 죄책감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벗어내려야겠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 문제는 더 이상 거론하지 않으려고 한다.
전속 성우 시스템에 대해 생각하다
도쿄 매그니튜드에 관해 신랄한 평을 한 뒤로 나는 알 수 없는 죄책감 비슷한것을 가지고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어지간해서는 번역이나 로컬라이제이션, 특히 더빙에 화를 내는 경우는 드물고, 그것을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은 더더욱 드물기 때문이다. 이번엔 게다가 구체적으로 누구의 잘못이다! 라고 지명까지 한 마당이다. 해본적이 없는 일이라 가슴이 답답하다.
재미있게도 투니버스는 이 프로그램을 다시 한번 재 방송을 했는데. 다시 보니 정말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내가 최초에 성우에게 문제가 없다고 했었던 가장 커다란 이유는 성우들이 다른 많은 부분에서 연기를 잘 했기 때문이다. 일상적으로 오가는 회화들의 모습을 보면 의역이 눈에 띄고 원문을 뒤틀은 부분이 보이지만 오히려 그게 나쁘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이거 전언철회하고 사과해야하는거 아닐까?’ 라는 갈등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심각하게 진지한 부분으로 가면 이상하리만치 견디기가 힘들었다. (최소한의 고집일수도 있다)
나는 이 훌륭한 성우와, 물론 마찬가지로 훌륭한 연출자 (김이경 PD)가 연출작품에 전반적인 만족을 느끼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매우 훌륭한 편이었다(첫번째 글도 결국 왜 하필 잘나가다 다 냅두고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을 서툴게했는가? 라는 짜증이었으니까) 이력을 보면 연출자는 경력이 매우 길다. 특히, 이 분의 대표작 중 하나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따맘마이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력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소년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 사실을 글을 쓰는 지금에야 알았다)
나는 트위터에 전속 성우 시스템이 인재와 작품을 연결하는 풀이자 양성소 역할을 하지만 오히려 최근에 문제가 있다고 썼다. 가령 이런 것이다. 전속 기업이 하는 영상물의 연기의 폭에만 성우가 갇혀 지내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연출자도)
연출자의 작품 내역을 보면 연출 초기에는 좀 다양한 작품을 했었던걸 알 수 있지만 근년에 들어와서는 거의 다 소년 애니메이션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방송사는 근년들어 말할 것도 없으며, 거기에 속한 전속 성우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다시 말해, 도쿄매그니튜드 8.0의 내 위화감의 요체는 성우와 연출자가 다양한 스펙트럼을 경험해보지 못한 까닭에 기인하는 어색함이다.
자, 여기까지는 그저 그런 ‘까내리기’라고 하자. 사실 이 말을 하고 싶은것도 아니다. 만약. 전속 성우 시스템하에서 신인들이 특정사에 소속되어 ‘극단’을 형성하고 그 ‘극단 풀’에서 인력이 자급자족된다면 당장은 좋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만약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떨까? 누군가 맘을 잡고 멋진 작품을 한번 만들어봐야겠어. 라던가 새로운 채널을 만들거나 시장에 참여한다고 가정해보자. 상당한 장애에 봉착할 것이다. 계약이 끝난 프리랜서 성우로 풀을 짜던지 아니면 새로 신인을 키우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젊은 프로 성우들의 풀 상당수가 특정 기업에 전속이며, CJ E&M의 신동식 씨의 뉴타입 컬럼 내의 지적대로, 아예 ‘특정 극회 성격을 ‘조준’하고 오디션을 보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그 특정 기업은 특정 성향, 특정 성격의 작품만을 더빙하고 있다. 이 상황은 결코 ‘신인’에게 좋은 육성 환경이라고 할 수 없다. 기업에 맞는 성우가 만들어지지 성우 자신의 깊고 넓은 폭은 기르기 어려울 것이다. (적어도 전속기간 동안은)
물론 시장이 작고 불안정해서 이 시스템이 붕괴된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 상황에서 안정적인 ‘요람’인 전속 성우 체제와 극회 시스템은 매우 안정적인 산실이고 지망자로써는 ‘노려야 할’ 대상이다. 그나마 신인을 뽑고 양성해서 사용해주는 시스템은 현재로써는 없으니까.
하지만 나는 단언할 수 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더빙 성우의 질이 더 정체된다면(혹은 더 넓어지지 못한다면), 그것은 전속 성우 체제 때문이다. 전속독과점 체제에서 후발주자는 성우를 쓸 수 없다. 성우를 키우는 것은 자본과 시간이 필요로 하는 것이다. 프리랜서 성우 풀로는 어렵고(캐스팅 구성면에서나, 비용면에서나), 젊은 신진 성우들은 전부 매여있고, 직접 키울 수는 없다. 얼마나 어려운일인가. 만약 내가 지금 시장에 참여한다면 더빙을 포기할 것이다. 내말이 틀렸는지는 양대 더빙 성우극회를 운영하는 애니메이션 채널 설립이후의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살펴보시기 바란다. 캐스팅과 더빙에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그나마 2번째 극회를 가진 대원방송 조차도 수년동안 죽어라 고생하고, 사정이 나아지자 그제서야 전속 성우를 뽑고, 전속성우들끼리 ‘뺑뺑이’를 하다가 몇기 뽑혀 풀이 생기자 나아졌음을 기억하라. 일개 회사 뿐만 아니라 전체 업계로 봐서도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얼마나 더 많은 회사가 이 짓거리를 감수할 지 의문이다. 가장 후발 주자인 애니플러스는 아예 더빙은 안한다. (뭐 특수성도 있지만)
나는 주장한다. 전속성우제도는 발전적으로 해체해야한다. 흔히들 성우나 성우를 둔 팬들은 “왜 성우를 연예인 보다 한 단계 아래로 생각하는지?” 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었다(비하의 의미가 아니라, 왜 어째서 업계최고의 성우가 업계에서 찬밥인 배우보다 대우가 그저그러한가에 대한 현실이다). 그 이전에 현실을 살펴보라. 탤런트의 전속 제도와 극회 제도는 벌써 주류 문화에서는 2~30년전에 사실상 사문화된 제도라는 것을.
이 글을 읽는 젊은 분들은 모르시겠으나 상당수 우리가 아는 중년 탤런트들은 방송사에 채택되어 극회에 소속되어 전속활동을 했었던 사람들이다. 이 선발 체제와 전속 체제는 90년대 들어 기획사에 의한 채용이 일상화되면서 사실상 일몰을 맞이한다.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한다. 사실 지금 한국 드라마/영화를 이끄는 중견 배우들이 전속극회 시절에 기본기를 갈고 닦으며 성장한 반면, 최근 기획사 선발 구조하에서 기본기가 안되는 배우들이 양산되고 있는걸 보고 말이다. 하지만 방송사가 신인을 독점하는 것이 끝남으로써 훨씬 다양한 신인이 공급되고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졌으며 ‘때로는’ 전속 시기 못잖은 좋은 신인과 좋은 작품을 배출하였다.
왜, SBS에서 더빙한 짱구는 못말려의 캐스트와 투니버스에서 더빙한 캐스트, 극장판 더빙의 캐스트는 다른가. 이런 생각을 해본다. 많은 더빙 팬들이 아쉬워한다. “왜 새로운 작품, 더 다른 작품이 들어오지 않는가?” “왜 더 빨리 들어오지 않는가?” 만약 누군가 하려고 해도 성우 풀은 한정되어 있고(근년 젊은 성우들이 전부 어디로 향하는지 생각해보라), 설사 가능해서 성우를 그러모아도 방영사에 따라 또 캐릭터의 목소리가 바뀌는 참사를 겪을 것이다. 캐릭터는 곧 성우이며 성우는 곧 캐릭터이다. 수시로 캐릭터의 성우가 바뀌는데 캐릭터에게 애착을 줄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말은 그 역할을 맡은 성우(들) 자신에게 떨어지는 애착의 배당율 또한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속 성우제로 인한 폐해이다. 자신의 목소리(역할)를 온전히 소유하지 못한다는 것 말이다.
성우는 프로페셔널 연기자이며 탤런트이다. 프로는 자기 자신을 자주성을 가지고 관리하고 행동해야한다. 지금과 같이 특정 회사에 매여있고, 또 매이는 인재들이 쌓여가면 그것은 작품에도 결코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다. “성우는 프로 탤런트”라는데 이의가 없다. 실제로 성우 겸 연기자들이 많다(이건 현실적인 문제도 있지만, 나는 나쁘게만 보고 싶지 않다). 성우는 어딘가에 묶여있는것 이전에 좀 더 다양한 활동을 하고, 때로는 영역과 분야(연기,무대,노래 등)를 넘나드는 활약을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젊고 유능할 수록 그러하다. 방송사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소속된 매니지먼트에 의해 채용, 양성되어야 한다. 방송사는 제작을 하고 인적자원은 인적자원 관리의 프로가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는 관계자도, 흔히 말하는 ‘성우 팬덤’에 속하지도 않으며, 성우를 많이 아는것도 아니다. 그래서 매니아나 업계 관계자가 볼때는 이 자식 뭣도 모르고 써대고 있군 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또 이 글이 화제를 끌 것 같지도 않다. (이중적이게도 이 글이 어떤 영향을 일으키길 바라지만 시끄럽진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끌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한 작품을 접하고 나서, 평소에 생각해오던 바에 살을 붙인 내 개인적인 의견 개진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고맙겠다.
덧. 이 글은 내가 트위터에 트윗한 내용을 바탕으로 수리를 맡긴 컴퓨터가 돌아오자 작성한 글이다. 컴퓨터가 돌아와서 정말 반갑다.
최근 신동식 컬럼을 읽다보면…
월간 <뉴타입>을 읽다보면, 몇 안되는 고정 한국인 컬럼이 있다. 신동식 컬럼이다. 마, 사실 이제는 과연 이 컬럼을 애니메이션인(人) 컬럼이냐? 라고 묻고 싶기도 하지만(차라리 그 옆의 이명선 씨 컬럼은 그렇다 쳐도) 딱히 대신할 사람이 떠오르지도 않는건지, 아무튼 꽤 오래 장수하고 있는 컬럼이다.
이 컬럼은 최근 신동식 씨와, 투니버스의 동향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자료가 된다. 그런데 점점 최근 들어서 느끼는 것은 특히 CJ 편입 후 그가 ‘돈의 맛’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고, ‘시청률의 맛’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온미디어 때도 투니버스는 시청률은 항상 잘 뽑아주던 채널이었고, 온미디어 채널은 항상 시청률은 잘 뽑아주던 채널들이 모여있던 채널들이었지만, CJ 채널들은 마치 채널들을 아이돌들 마냥 다듬고 가꾸는 것이다. 조금만 말을 바꿔서 얘기를 하자면, 온미디어 시절에는 채널이 조금씩 중첩되던 느낌이 있었지만 CJ 시절에 와서는 각자 하나하나 타겟 오디언스가 생겨 중첩없이 수입과 오리지널 프로그램 위주로 편성이 이뤄졌다. 수퍼액션이 그렇고 XTM이 그렇고, 올리브가 그렇고… 등등등.
우리는 투니버스를 이 거대한 CJ E&M의 채널 전략의 하나로 봐야한다. 어린이를 타겟층으로 잡았으며, 이를 위주로 편성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막이래쇼를 보면 알 수 있고, 15세 이상을 볼 수 없는 편성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제 이것을 거스르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만약 CJ 계열 채널에서 고연령 애니메이션을 본격적으로 보길 원한다면, 아마 새로운 채널을 기대하는 편이 나을 테지만 그럴 가능성은 포기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신동식 컬럼에서 그는 요 근래 하는 말이 있다. 자두를 할때도, 둘리를 할때도, “투니버스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경신했다” 막이래쇼에서도 “시청률을 경신했다” 글쎄, 뉴타입을 볼 정도의 사람들이 그런 소리를 듣길 바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무릇 글쟁이라면 자신이 어디에 글을 쓰는지 정도는 알고 글을 써야 하는 법이다. 아무리 (전)투니버스 출신의 업계 최고참이라고 떠받들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고, 업계 최전선의 이야기를 적는 것은 반가운 이야기지만 이건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이 보는 전문지에 기고할 글이 아니라, 블로그에 적을 이야기다. 내가 몇달치 뉴타입을 못보다 몰아 봤는데 그 중에서 그나마 전문가 다운 발언을 한건 4월인가 5월인가에 도쿄 아니메 페어에 갔고, 그 감상이 요 근년 중 최고로 못미쳤기 때문에 나와 같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수출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나마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더라) 라는 글이었다.
실례 아닐까? 본인은 동 컬럼에서 현장을 떠나서 아쉽다고 말한바가 있다. 그런데 말만 그러한듯 하다. 그냥 이제는 관리직인 듯 한 것이다. 그걸 느낀 순간 나는 신동식씨 (‘PD’라는 글자를 빼고 신동식 ‘씨’로 부르고 있다. 그분의 CJ E&M 내 직책을 알지도 못하거니와 외부인인 내가 그걸 불러줄 이유도 없다) 가 만약 조금이라도 애니메이션 현장직으로써의 성의가 남아 있었다면, 적어도 어떤 작품을 봤는데, 어떻더라, 어찌저찌해서 왜 쇠퇴하는 것 같더라라는 코멘트 정도를 남기는게 자신이 글을 쓰는 잡지의 독자에 대한 일말의 예의 같았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판로 개척에 절반의 지면을 할애하는 것 대신. 둘도 이도 저도 아닌 글이었다. 지면 문제 때문에. 왜냐하면 이것은 애니메이션 전문지이고 투니버스와는 달리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보지 않으면 보지 않는다.
나는 대신 동 컬럼을 죽 읽으면서 시청률에 취하면서, 아동 애니메이션에 취하면서 현상 유지에 취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안타깝다. 뉴타입 편집부에 고언을 전하고 싶다. 3년째 정기구독하고 있는데, 이제 이 사람이 Op-Ed 면의 선두를 맡을 자격은 없다. 이 내용은 그냥 그 사람 블로그에 적으라고 하라. 그리고 다른 사람을 찾아보라. 그는 이제 애니메이션계의 인사가 아니라 한때 애니메이션을 잘 알던, 케이블 텔레비전 방송계 인사일 뿐이다. 뉴타입 편집부는 좀 더 실무에 능한 인사의 글을 물어오길 바란다. 그게 열배는 도움이 된다.
신동식씨는 트위터로 맞팔인데 그래서 그냥 눈흘림으로 보곤 한다. 그냥 아저씨다. 현 여당의 불의에 발끈하고 술 좋아하는 아저씨 직장인이다. 좀 비싼 동네 사는 (허허…). 어차피 나도 그쪽도 트위터로는 일 관계 얘기는 안한다. 일종의 매너다. 명백히 퍼스널 계정인 이상.. 공무에 얽히게 할 필요가 없지. (그런면에서 블로그에서처럼 프로필을 고칠 필요가 있다…) 이제 그도 변했고, 우리도 변했다. 미안하지만 이제 다른 주자에게 펜을 전해줄 때가 온 것 같다.
덧말. 이제는 한국에서 직접 녹음을 하는 연출가도 늘었고, 일본에서 제작에 참여하는 한국인도 늘었고, 한국에서 일본쪽 제작을 고정적이다시피 하는 한국인도 늘었다. 또, 한국 오리지널 스탭도 있고.. 이쪽을 파고 들어서 사정을 들어보면 단순히 “뭐가 나쁘네, 뭐가 침체됐네” 같은 소리를 백날 듣는 것보다 훨씬 유익할 것이다.
나는 완벽을 추구한다.
블로거라는 ‘직업’은 사실 자신의 이름를 파는 직업이다. ‘나의 지혜를 웹에 덜어서 자랑함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파는’ 직업인 것이다. 지금까지는 사생활을 추구하기 위해서 ‘푸른곰’이라는 가명을 사용하고 있으나 언제 내 실명을 사용해서 프로로 돌아갈 지 모르는 노릇이다.
이름을 파는 직업에서 당연히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자신이 어떠한 평판을 얻느냐는 것이다. 나는 자체적인 분석툴을 쓰기도 하고 Google Analytics 툴을 쓰기도 하고 각 페이지의 소셜 툴을 통해서 얼마나 많이 공유되었는지를 살펴보기도 한다. 특히 어떤 페이지가 많이 검색되었는지와 어떤 페이지가 많이 공유되었는지는 그 페이지가 얼마나 인기있었는지 얼마나 유익했는지를 살펴보는 지표가 된다. 그런데 한 페이지가 눈에 띄었다. 바로 투니버스판 도쿄 매그니튜드 8.0의 더빙에 관한 트위터 코멘트였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프로필 사진과 이름은 삭제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단순히 더빙판을 까려는게 아니다.
보통 ‘더빙판’에 대한 비판이라고 하면 흔한 오타쿠의 난리로 여겨지기 일쑤라 나로써도 참, 깨름직하다. (본문 중)
우선 첫째로 본문에서도 말했듯, 전반적인 품질은 우수했다. 다만 그 장면의 질이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에 그를 비판한 것이다.
물론, 나는 마지막회 연기를 보면서 잠시 눈시울이 시큼해졌다. 분명 성우들은 매우 훌륭한 연기를 했다. 그러나 이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차가워졌다.
나는 완벽을 추구한다. 특히 프로의 작업이라면 더더욱 완벽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블로그 글 하나를 작성하면서도 조사를 거듭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영영 Draft 상태에 머물거나 Trash로 들어가기도 한다. 이 ‘까는 글’ 하나만 하더라도 수 차례의 초고작업과 수정과 작성을 통해 몇 시간의 집중을 거친 작업 끝에 작성된 글이다. ‘이렇게 디테일하게 까는’ 글은 결코 쉽게 나오지 않는 것이다.
나는 남의 부탁을 매우 신중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완벽을 기할 수 없다면 나는 그 일을 맡지 않는다. 물론 나와는 달리 녹음 현장의 프로페셔널은 타협을 해야할 때가 있다. 비용과 시간과 능력의 효율 밸런스를 조절해야 한다는 말이다. 단순히 완벽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마추어의 사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디테일에 대한 완벽주의, 그것이 무언가 다른 것을 낳을 것이라고 믿는다. 여기에 이런걸 붙이는게 구차하게 느껴지지만, 내가 스티브 잡스와 애플, 그리고 한창 때의 소니를 좋아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이 ‘그렇게 디테일하게 깠던’ 이유이다. 나는 그만큼 투니버스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 투니버스 태그를 검색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