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동식 컬럼을 읽다보면…

월간 <뉴타입>을 읽다보면,  몇 안되는 고정 한국인 컬럼이 있다. 신동식 컬럼이다. 마, 사실 이제는 과연 이 컬럼을 애니메이션인(人) 컬럼이냐? 라고 묻고 싶기도 하지만(차라리 그 옆의 이명선 씨 컬럼은 그렇다 쳐도) 딱히 대신할 사람이 떠오르지도 않는건지, 아무튼 꽤 오래 장수하고 있는 컬럼이다.

이 컬럼은 최근 신동식 씨와, 투니버스의 동향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아주 흥미로운 자료가 된다. 그런데 점점 최근 들어서 느끼는 것은 특히 CJ 편입 후 그가 ‘돈의 맛’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고, ‘시청률의 맛’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온미디어 때도 투니버스는 시청률은 항상 잘 뽑아주던 채널이었고, 온미디어 채널은 항상 시청률은 잘 뽑아주던 채널들이 모여있던 채널들이었지만, CJ 채널들은 마치 채널들을 아이돌들 마냥 다듬고 가꾸는 것이다. 조금만 말을 바꿔서 얘기를 하자면, 온미디어 시절에는 채널이 조금씩 중첩되던 느낌이 있었지만 CJ 시절에 와서는 각자 하나하나 타겟 오디언스가 생겨 중첩없이 수입과 오리지널 프로그램 위주로 편성이 이뤄졌다. 수퍼액션이 그렇고 XTM이 그렇고, 올리브가 그렇고… 등등등.

우리는 투니버스를 이 거대한 CJ E&M의 채널 전략의 하나로 봐야한다. 어린이를 타겟층으로 잡았으며, 이를 위주로 편성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막이래쇼를 보면 알 수 있고, 15세 이상을 볼 수 없는 편성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제 이것을 거스르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만약 CJ 계열 채널에서 고연령 애니메이션을 본격적으로 보길 원한다면, 아마 새로운 채널을 기대하는 편이 나을 테지만 그럴 가능성은 포기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신동식 컬럼에서 그는 요 근래 하는 말이 있다. 자두를 할때도, 둘리를 할때도,  “투니버스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경신했다” 막이래쇼에서도 “시청률을 경신했다” 글쎄, 뉴타입을 볼 정도의 사람들이 그런 소리를 듣길 바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무릇 글쟁이라면 자신이 어디에 글을 쓰는지 정도는 알고 글을 써야 하는 법이다. 아무리 (전)투니버스 출신의 업계 최고참이라고 떠받들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고, 업계 최전선의 이야기를 적는 것은 반가운 이야기지만 이건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이 보는 전문지에 기고할 글이 아니라, 블로그에 적을 이야기다. 내가 몇달치 뉴타입을 못보다 몰아 봤는데 그 중에서 그나마 전문가 다운 발언을 한건 4월인가 5월인가에 도쿄 아니메 페어에 갔고, 그 감상이 요 근년 중 최고로 못미쳤기 때문에 나와 같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수출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나마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더라) 라는 글이었다.

실례 아닐까? 본인은 동 컬럼에서 현장을 떠나서 아쉽다고 말한바가 있다. 그런데 말만 그러한듯 하다. 그냥 이제는 관리직인 듯 한 것이다. 그걸 느낀 순간 나는 신동식씨 (‘PD’라는 글자를 빼고 신동식 ‘씨’로 부르고 있다. 그분의 CJ E&M 내 직책을 알지도 못하거니와 외부인인 내가 그걸 불러줄 이유도 없다) 가 만약 조금이라도 애니메이션 현장직으로써의 성의가 남아 있었다면, 적어도 어떤 작품을 봤는데, 어떻더라, 어찌저찌해서 왜 쇠퇴하는 것 같더라라는 코멘트 정도를 남기는게 자신이 글을 쓰는 잡지의 독자에 대한 일말의 예의 같았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판로 개척에 절반의 지면을 할애하는 것 대신. 둘도 이도 저도 아닌 글이었다. 지면 문제 때문에. 왜냐하면 이것은 애니메이션 전문지이고 투니버스와는 달리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보지 않으면 보지 않는다.

나는 대신 동 컬럼을 죽 읽으면서 시청률에 취하면서, 아동 애니메이션에 취하면서 현상 유지에 취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안타깝다. 뉴타입 편집부에 고언을 전하고 싶다. 3년째 정기구독하고 있는데, 이제 이 사람이 Op-Ed 면의 선두를 맡을 자격은 없다. 이 내용은 그냥 그 사람 블로그에 적으라고 하라. 그리고 다른 사람을 찾아보라. 그는 이제 애니메이션계의 인사가 아니라 한때 애니메이션을 잘 알던, 케이블 텔레비전 방송계 인사일 뿐이다. 뉴타입 편집부는 좀 더 실무에 능한 인사의 글을 물어오길 바란다. 그게 열배는 도움이 된다.

신동식씨는 트위터로 맞팔인데 그래서 그냥 눈흘림으로 보곤 한다. 그냥 아저씨다. 현 여당의 불의에 발끈하고 술 좋아하는 아저씨 직장인이다. 좀 비싼 동네 사는 (허허…).  어차피 나도 그쪽도 트위터로는 일 관계 얘기는 안한다. 일종의 매너다. 명백히 퍼스널 계정인 이상.. 공무에 얽히게 할 필요가 없지. (그런면에서 블로그에서처럼 프로필을 고칠 필요가 있다…)  이제 그도 변했고, 우리도 변했다. 미안하지만 이제 다른 주자에게 펜을 전해줄 때가 온 것 같다.

덧말. 이제는 한국에서 직접 녹음을 하는 연출가도 늘었고, 일본에서 제작에 참여하는 한국인도 늘었고, 한국에서 일본쪽 제작을 고정적이다시피 하는 한국인도 늘었다. 또, 한국 오리지널 스탭도 있고.. 이쪽을 파고 들어서 사정을 들어보면 단순히 “뭐가 나쁘네, 뭐가 침체됐네” 같은 소리를 백날 듣는 것보다 훨씬 유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