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으며 번역에 대해 생각하다.

내가 처음 읽은 일본어 원서 소설책은 ’빙과’이다. 내가 요양을 시작한 이후로 긴 글을 읽거나 쓰는 것이 어려운 까닭에-그것이 내가 블로그를 소원하게 된 까닭이다-진도는 꽤나 늦게 나아가게 됐다. 한 210페이지 가량 정도 되는 책인데 미루다 미루다 겨우 다 읽었다. 처음에는 한국어 역본이 좀처럼 안나와서(발간 10년이 되고, 애니메이션 종방 1년을 넘겨도 발매 안해서) 읽기 시작한 것인데 읽는 동안에 한국어 역본이 나왔다. 처음에는 일한 사전을 이용해서 읽었다. 그리고 나중에 2/3 즈음 읽기 시작했을 무렵 국어사전(일본어 사전)으로 바꾸어 읽기 시작했다. 음, 확실히 조금 어렵긴 하지만 책을 이해할 수 있을 수준이라면 대충 뜻을 이해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뉘앙스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관용구 등이 훨씬 잘 설명되어 있어서 좋았다. 어찌됐던 간에 한국어 역본으로 지금이라도 갈아탄다면 훨씬 빠르게 이야기를 독파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왠지 원어를 직접 읽으므로써 느끼는 맛과 심상, 즉 이미지가 있기에, 기왕에 처음으로 한 권을 독파한다는 생각으로 마저 읽을 생각이다. 다만, 한국어 역본으로 살짝 본 내용이 꽤나 다른 것을 보았을때 역시 좋은 번역은 어렵구나 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말을 기계적으로 옮기는게 아니라 이미지를 옮기는거니까.

그러나 생각해보면 번역에는 시간도 페이도 부족한것이 현실이다. 출판 업계가 불황이라.. 내가 멘토로 모시는 분께서 말씀하시기를 좋은 책 한권 번역하는 것 보다는 동시통역 한번 하는게 페이가 더 좋더라고 개탄하시더라고. 책이던 영상이던 번역의 질을 따질 형편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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