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포스탈(Scott Forstall) iOS 부문 수석 부사장(iOS Senior Vice President)이 사실상 사임했다. 잘은 모르나 설에 따르면 문책성으로 사실상 해고로 보인다. 나는 스티브 잡스가 CEO를 관두었을때 A팀의 유지가 관건이라는 얘기를 한적이 있는데, 그 중에서 벌써 사실상 세 명의 결원이 생긴 것이다(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물려준 밥 맨스필드Bob Mansfield를 실질적인 결원으로 간주할 때).
사실 나는 스캇 포스탈의 결원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가 전권을 휘두른 iOS 버전에서 그의 전횡(?)은 익히 알려지다시피 심한 수준이다. 단적으로 팟캐스트(Podcast)앱. skeuomorphic design이라는데. 물론 그가 Passbook 앱을 소개할때 사용한 티켓을 세단기로 찢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마치 맥의 휴지통을 비우는 듯한 클리셰를 떠오르게 해서 좋은 반응을 일으켰지만. 일관성을 엉망진창으로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 라는 점이다. 같은 얘기는 수도 없이 들었을 것이고. 또 그가 회의에서 겉돌아서 리더십 입장에서 난리도 아녔을 것이다. 라는 얘기도 수도 없이 들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그는 스티브 잡스 잡스의 사람이었지 스티브 잡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었다‘라는 말까지 들었을까. 하여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 아니다. 이것도 지겹게 들었을 것이다.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은 과연 A 팀의 결원이 셋이나 발생한 이 상황에서 팀 쿡이 애플을 제대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라는 궁금증이 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구성만으로 보았을때는 아주 현명하게 짜냈다는 생각이 든다. 조니 아이브(Sir Jonathan Ive)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일관성 있는(라고 하고 강박적인) 디자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모바일 미의 난리통(fiasco라고 한다)을 수습해서 iCloud라는 나름대로 정리된 서비스로 만든 에디 큐(Eddy Cue)는 아마도 시리와 지도의 난리통(이 또한 언론에서는 fiasco라고 한다)을 수습할 수 있는 애플 내의 최적임자라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OS X를 맡던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rderighi)가 iOS 부분도 책임지게 됐는데 뭐 이건 두 OS의 바운더리가 점점 묘해지고 있는 와중에 어쩌면 자연스러운지도 모르겠다.
해서, 이렇게 언론들은 공통적으로 ‘shake-up’이라고 하는데. 나도 그렇게 보는게 구조가 많이 바뀌었을 뿐 아니라, 아마 VP들의 리포트 구조가 변할 뿐 아니라 하중이 올라가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당장 크레이그의 경우 두 OS를 책임지게 되었는데 그 부담을 VP들이 일정정도 경감해줘야 하고 에디 큐는 아이튠스와 아이클라우드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서비스도 모잘라서 이제는 시리와 지도까지 해야한다. 정말 한명 짜른 정도가 아니라 대대적인 개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밥 맨스필드는 약속대로 따로 섬을 차려 나갔다.
지금까지의 애플이 잡스의 애플이었다면 이제부터의 애플은 쿡의 애플이다. 더 이상 잡스의 그림자에서 머물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보일 법도 하다. 방약무인하게 굴며 실적을 내지 않은 ‘잡스의 사람’을 쳐내고 자기의 논리로 구조를 재편함으로써 이제 애플은 자신의 조직임을 선언해버린 것이다. 아쉽게도 (긍정적인 의미로던 부정적인 의미로던) 허리케인에 묻혀버린 감이 있지만 허허. 웃긴 했지만, 이제 쿡은 뭔가 보여 줘야 한다. 자신이 임명했던 존 브로웻(John Browett) 같은 실태를 보여줘서는 곤란하다.
이렇게 한때는 유력한 CEO 후보로 꼽혔었던 잡스의 사람이 애플에서 축출되었다. 농담삼아서 애플에 의해 축출당했던 그가 스티브 잡스처럼 돌아올지도 모른다 라고 하기도 한다만, 과연 그가 스티브 잡스의 사람일지 스티브 잡스일지, 그건 두고 볼 일이다. 마치 팀 쿡이 존 스컬리의 전철을 밟을지 아닐지 점치는게 어려운것 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