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CEO를 관두었다.

스티브 잡스가 CEO를 관두었다. 25일 아침깨 터진 이 뉴스는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사실 애플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 그리고 언론들은 모두가 ‘예상’은 했었던 일이다. 항상 그들이 의중에 품고 있었던 것은 다만 ‘언제’였을까 였을 뿐이다. 우리나라 언론이 그랬던것처럼 호들갑 떨지는 않았다. 다만 그 시기가 생각보다 빨랐기 때문에 아쉬워 했을 뿐이다. 그가 애플에 복귀하고 나서 임시(interim) CEO를 뗀지 10년 만에 그는 CEO를 관두었다. 정말 드라마틱한 10년(a decade)를 그는 장식하고 그의 A-팀에게 일선을 물려주었다.

많은 한국 언론에서는, 그리고 많은 한국 사람들은 잡스 없는 애플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렇지 않다. 일단 물론 잡스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었지만, 이미 마치 잡스가 97년에서 01년까지 그러했듯이 팀 쿡(Tim Cook)은 실질적인 임시 CEO로써, 애플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왔다고 생각한다. 물론 잡스의 도움 덕택에 몇몇 위기(안테나게이트, 로케이션게이트 등)를 넘길 수 있었지만…

근년 들어 애플 키노트는 마케팅 SVP인 필 쉴러 Phill Schiller나 디자인 SVP 조나단 아이브 Jonathan Ive, iOS SVP Scott Forstall,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SVP Bob Mansfield 에 의한 쇼이며 잡스는 그냥 처음에 나와서 청중의 분위기를 이끌어 주고 사라지는 MC 역할을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애플은 이미 핵심 인재를 꾸리고 있었으며 스티브 잡스의 이후(?)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글쎄, 모르겠다. ‘이건희/김정일 1점点체제’에 익숙해진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잡스의 퇴진이 곧 애플의 쇠락의 기로로 보여질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당장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 월스트리트도 그렇게 보는듯하다. 애플은 훌륭한 다극형 체제기 때문이다.  아마 조니는 멋진 디자인을 꾸며낼 것이고, 밥은 놀라운 하드웨어를 설계할 것이며 엽기적인 디자인을 ‘꾸며댄’ 조니를 씹어대며 아래 친구들과 공밀레 짓을 할것이다. 아마 쿡 아저씨는 별 다를바 없을것이다. 재고를 최대한 짜대고 하청업체를 쥐락펴락하며, 늘 하던대로. 다만, ‘임시’ CEO에서 정식이 되었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좀 더 자신의 방향으로 끌고 나갈 수 있다. 라고 생각하면 된다.. 책임감이 좀 더 생겼으니 그게 걱정이라면 걱정일 지 모르겠지만..

다만 내가 우려하는 것은 A-팀의 와해일 뿐이다. 이들 환타스틱한 팀 원 중 누군가가 박차고 나간다면(벌써 리테일의 론 존슨은 퇴직을 하기로 했다;물론 그는 비교적 핵심 인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뼈아픈 결원이다), 어떻게 되려나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은 ‘당장’은 아직 생각하지 않을 문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단순히 고용되어 지시를 받아 일하는 여타기업과는 달리 애플의 A-팀 원들간에는  자신들의 결속 ‘문화’가 있고 자신들이 무언가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특히 이들 A-팀들은 그만한 대우를 두둑히 받고 있다. 어떤 이유로 관두려거나 이직하려는 생각이 들 지도 모르겠지만 애플이 가만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지난 조니 아이브의 영국 귀국 루머를 떠올려보라). 애플은 어마어마한 실탄을 가지고 있으며, 애플의 주식 가치는 연일 치솟고 있다. 이미 옵션을 적지않게 쥐어주었으며 더 쥐어줌으로써 좀 더 붙들수도 있다. 어찌됐던 잡스가 없는 상황에서는 이게 가장 취약점이다. 하지만 이건 잡스가 있다고 치더라도 딱히 어찌 할 수 없는 취약점이긴 하다. 하지만 어쩌랴, 그 모두가 잡스 하나만 보고 모여들었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순진한 발상 아닌가?

결론적으로… 잡스가 없어도 애플은 당분간 잘 굴러갈 것이다. 그가 iCEO에서 CEO로써 일한 10년간 잡스는 많은 것을 발명했다. iMac, iPod, iPhone, iPad…. 그리고 무엇보다도 앞으로를 이어갈 Apple의 새로운 DNA를 발명했다. 라고 나는 결론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