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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워치(Apple Watch)를 구입하는 와중에 겪은 일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망설여 본 적 있나? 스타벅스에서 수많은 메뉴를 보면서 뭘 주문 하나? 하고 고민해본 기억은? 아마 없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애플 워치를 사는 것은 이것과 매우 닮아 있다. 일단 베이스 모델을 골라야 한다. 일단 말도 안되게 비싼 에디션 모델은 논외로 치더라도 결국 스포츠 모델이냐 스테인레스 모델인지부터 시작해서 어떤 밴드로 시작할지 고민을 해야 한다. 이것은 흡사 포켓몬스터의 첫 포켓몬을 고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사실 이전에 첫 인상을 다룬 포스트에서 이 시계를 얼마나 오래 쓰게 될지 궁금하다고 적은바가 있다. 물론 이 녀석을 10년 동안 쓸 수도 없을 것이고 쓰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마 그것은 명확한 한계일 것이다. 만약 럭셔리 오토매틱 시계나 G-SHOCK 같은 시계가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 이 부분이 아닐까?

    잠시 전에 링크한 이전 포스트에서 말했다시피 나는 가죽 밴드 모델을 선택했다.

    Courtesy by Apple
    Courtesy by Apple
    정말 무난한 디자인의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는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가죽 밴드는 방수가 되지 않습니다’ 라는 점이었다. 지난번 포스트에서도 ‘애플의 가죽 액세서리는 가성비가 의심 받는 경우는 있어도 품질이 의심 받는 적은 없다’ 까지 적었는데, 예전의 액세서리에 땀과 아주 상극적인 반응을 일으킨 까닭이다. 나도 이 모델을 고르는데 참여한 엄마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사실 애플의 가죽 제품이라 하더라도 다를리 없으니 일반적인 경험칙에서 ‘땀이 많이 차거나 하면 문제가 생기거나 닳지 않나?’라는 의문을 제기했으나, 결국 이런 상황으로 대화가 마무리 됐고, 새들 브라운 클래식 버클이 낙점 되었다.

    나: 밴드는 간단하게 새 거나 다른 걸로 교체가 가능하니까요… 뭐.
    엄마: 하긴 뭐 그렇게 오래 쓸 것도 아니고.

    엄마는 그렇다 내가 한창 애플 제품에 돈을 쓰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다. 필경 이 녀석도 잘 해봐야 평균보다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최소한 바로 다음 모델을 사진 않겠지만 그래 봐야 그 다음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결국 애플 워치라는게 이런 감각으로 교체하는 ‘전자 기기’라는 사실을 간단한 대화로 알게 됐다.

    과연 그러한 전자기기에 스마트폰이나 하다못해 태블릿 만큼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같은 의문이 들었다. 스테인리스 모델 하나면 하이엔드 스마트폰 한 대값이라고?

    추기: 애플에 문의 해본 결과, 물이 닿을 것 같을땐 벗으란다. 물로 인해 자국이 생길 수도 있고 보증에도 문제가 있단다.

  • 애플 워치(Apple Watch)와 처음 며칠 감상

    애플 워치(Apple Watch)와 처음 며칠 감상

    사용해본 물건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나의 원칙 중 하나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물건은 내가 구입한 것들이다. 그걸로 실패를 하던 아니면 만족을 하던 내 돈으로 한 것이니 그 무게가 있다고 주장한 적도 있다. 10년을 넘긴 이 블로그를 하면서 쓴 대부분의 사용기는 따라서 그렇기에 무게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애플 제품을 특히, iDevice를 나오면 나오는 대로 최대한 빨리 사려고 노력해왔고 심지어는 아이패드가 9.7″와 7.9″대로 나뉘는 과정에서도 두대를 다 최고 트림으로 사는 기염(?)을 토한 적도 있다. 그렇지만 사람이라는게 언제까지고 그렇게 정열 넘치는건 불가능 하더라. 개인적으로 변명을 해보자면 편의점에서 한통에 만 원 가까이하는 하겐다즈 바닐라 파인트를 참지 못하고 너무 많이 먹어서 일수도 있고, 분기별로 쏟아지는 애니메이션 블루레이에 돈을 너무 많이 써서일지도 모른다. 서점의 회원등급을 나누는 분기 매출이 150만원을 넘기는 상황을 보면 틀림없이 내가 사지 못할 처지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은 살면서 각종 자원, 즉 리소스를 항상 분배하면서 산다. 내가 수중에 한푼이 없든 아니면 이건희처럼 돈이 많든 틀림없이 어딘가에 돈을 더 우선적으로 쓸지 더 많이 쓸지는 고려하게 될 것이다.

    애플 워치를 생각해보면 “아, 이제 좀 형편이 좋아졌군” 싶어서 뒤늦게 산 감이 있다. 트위터의 아는 분이 말씀하시기를 “다음 세대를 기다리시는걸 추천한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도, 다른 아는 분이 작동되는 모습(결코 긍정적인 인상을 주는 영상은 아니었다)을 동영상으로 보내주신것을 보고 “최악의 경우에는 환불하죠” 하고 구입했다(이게 다른곳의 할인이든 뭐 이것저것 다 떼놓고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입하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이다, 만족스럽지 않으면 도로 가져간다). 아닌게 아니라 그분들과 말씀하기 전에도 새 모델이 언젠가 멀지 않은 장래에 나올 것을 계산하고 있었지만, 좀 더 꾸물댈수록 신모델까지의 시간도 줄어들 것 같았기 때문이고, 시계라는 장치야 말로 한 두해에 바꿀만한 장치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내가 종종 비유로 쓰던 카시오 시계는 애플워치에 밀리기 전까지 근 십년을 문제 없이 썼다. 여튼 애플 워치 사용자는 생각만큼 많지는 않은 듯 하다. 트위터에서도 안드로이드보다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는 더 적고(설령 내 주위에 애플 사용자가 많이 있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그 경향은 변함이 없다), 아이폰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애플워치를 구입하거나 사용하는 사용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일단 나 자신도 이제야 구입했으니까. 그래서 이 글도 이렇게 느지막히 올라왔고.

    사용 사진을 올리고 나서, 역시 트위터의 지인께서 여쭤보셨다. “안 좋습니까?” 라고. 나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어느 쪽을 고르라면 만족합니다.” 

    글쎄, 애플 워치는 가장 성공한 스마트 시계 중 하나이고, 초기의 (주로 애플 매니아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이제 와서는 그들의 말들이 다 이해가 간다. 왜 이러니 저러니 하면서도 착용을 멈추지 않는지도 알겠다. 부드럽게 톡톡 두드리며 울리는 트위터의 알림을 받고, 인스타그램의 알림을 받고. 전화를 걸고 받고,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장난을 치는게 아니라면 ‘슬쩍 보고’ 한두번 조작하고 손을 내릴 수 있는 일에 집중하게 된다. 현재 세대의 애플워치에서 내가 아쉽게 여기는건 아직 ‘슬쩍’하고 볼 만큼 빠릿하지 못한 서드파티 앱의 실행이다. 아마 다음 세대가 나온다면 반드시 이 점은 고쳐지겠지. 그리고 실제 그렇게 실행하더라도 팔뚝을 들고 이리저리 누르는건 의외로 힘들고 비효율적이다. 팔 아퍼. 이 내용을 트윗하자 안 좋냐? 는 질문이 왔다. 사실 기계나 속도보다는 ‘시계에 걸맞는 앱이 어떤 것인가’ 에 대한 궁리가 아직 개발자들에게도 완전히 끝난게 아닌 듯 하다. 그게 더 문제다.

    의외로 디지털 크라운 다이얼과 또 하나의 버튼의 존재와 터치패널에 대한 것은 손에 차고 나니 금새 적응이 됐다. 전시된 물건을 만졌을땐 도대체 이게 어떻게 작동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괴상한 장치였는데 손목에 차고 나니 작동하는 방법이 이해가 되고 필요할 때 반사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게 문제인 것이다. 나는 아까 말한 지인의 물음에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이 제품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하고 싶다.

    “아예 않써볼 수는 있지만, 한번 써보면 계속 쓰게 됩니다.”

    아이패드를 파는데는 소파가 필요했지만, 애플 워치를 파는건 좀 더 어려운 일일 것 같다. 그건 단순히 수 많은 밴드와 본체의 배리에이션 때문만은 아니다. 스마트폰 이상으로 개인적인 취향을 타고 사적인 교류를 하는 기계기 때문이다. 반드시 손목에 차고 자신의 일상에 어떻게 녹아드는지 자기 자신이 납득하지 않으면 가치를 느끼기 힘들다. 손목에 차고 자신의 앱을 깔고 자신의 알림을 받아볼 필요가 있으니.

    여담으로 스테인레스 스틸 케이스에 42mm 브라운 클래식 버클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도 그랬고 경험칙적으로도 그렇지만 애플에서 내놓는 가죽 액세서리는 가성비는 의문시 되도 질이 의심받는 경우가 없었다. 이번에도 그렇다.  배터리에 대해서 나올때 말이 많았는데, 가볍게 운동을 하고 일상적인 일을 하면. 피곤해서 잘때 같이 충전하면 된다. 배터리는 사실 더 여유가 있다. 더 가겠지만 내가 자야할 때가 되는 거고. 충전을 해두는게 필요하니 충전한다. 평소에는 크게 신경 쓸 것 없지만, 당일치기 이상의 여행을 할때는 충전기가 하나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만약 그게 도저히 라이프 스타일에 스며들지 못한다면 페블(Pebble)이나  액티비테(Activité)를 생각 해 보는게 좋을지도.

    애플 워치를 착용한 사진을 올리니 역시 잘 알고 지내는 팔로워로부터 “앱등이!”라고 장난찬 조롱을 들었다. 나름 안드로이드도 사랑해주고 있지만 아마 다른 사람이 보면 변명의 여지 없이 그럴 것 같다고 대답했다. 농담같지만 애플워치를 사용하면서 갤럭시 노트를 사용하는게 편해졌다. 간단하다. 아이폰을 충전하거나 다른데 두는 동안, 갤럭시 노트를 사용하는데 전화가 오든가 메시지가 오거나 알람이 오면 워치로 대응할 수 있다. 뭐 5″가 넘는 기기 두개를 동시에 들고 사용하는 재주를 부리거나 그냥 전화가 울리면 하나를 집어넣고 다른걸 꺼낸다거나 하면 되지 않아? 라고 물어 볼 수 있다.

    사실 그게 이런 디바이스의 문제이다. 있으면 편리하지만 없어서 곤란하진 않거든.

    서드파티 앱은 아이폰 앱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면 시계를 연결하자마자 질리도록 많은 앱을 바로 쓸 수 있을테지만 가장 치명적인건 종종 꽤 느려진다는것과 입력이 Siri 기반이라 한국어 시리 환경에서 Fantastical은 캘린더 입력이 안되고 Angstrom 은 단위를 알아 먹지 못하며 번역앱은 한국어에서 외국어로 번역만 된다. 언어 선택이 자유로우면 좋을텐데. 아 그리고 시리의 인식 성능은 메시지를 부담없이 구술해 보낼 정도지만 수정하려면 통째로 다시 써야한다.

    스마트워치에서 바라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고, 할 수 있는 것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원하는 정보를 순식간에 보고 순식간에 대처한다. 그게 하다못해 지금 바깥의 날씨든 이런저런 일로 연락하는 해외 회사의 근무시간이든. 메일이든, 좋아하는 사진을 올리는 인스타그램의 새로운 사진이든(그리고 제일 먼저 하트를 박자!), 중요한 트윗이나 멘션, DM이든, 중요한 뉴스 속보라든가, 주문한 상품의 배달 상황이라든가. 즉시 원하는 것을 확인하는것 그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아까 시계에 걸맞는 앱에 대한 궁리가 다 끝나지 않았다고 했는데  잘 만들어진 앱은 이점이 빠르고 편하다. 그리고 틀림없이 그 앱은 많이 쓴다.

    가죽 벨트로 시작했다고 하지만, 금속 벨트나 러버 밴드를 추가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평소에는 참 편안한데(손에 땀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운동을 할때거나 손을 씻을때는 쥐약이거든. 시계는 생활 방수인데 밴드가… 여담으로 애플워치의 잔소리 대로 움직였더니 3일만에 500g의 체중이 줄어서 놀랐다.  의외로 이거 중요한 기능일지도.

    이 시계에 여기에 최소 40에서 80여만원 이상을 들일 생각이 있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고 강제할 수도 없는 문제이긴 하다. 다시 말하지만, 아예 안 써볼 수는 있어도 쓰게 되면 계속 쓰게 된다. 그게 딜레마다. 필요성을 인식 시켜야 한다.

    그래서 어떻냐고? 애플의 새로운 주요 카테고리를 차지할 만한 가치가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처음 만졌을때 만큼이나 새로운 경험이었다.

    애플이 언젠가 새 워치를 내놓을 거고(심지어 그게 다음 달이 될지도 모르고) 그렇지만 지금 애플워치는 단순히 ‘시계’로써 참 맘에 든다. 늘 정확하게 맞는 시계와 기분이나 필요에 따라 커스터마이즈해서 필요한 시각과 정보를 보여주는 시계 화면은 이제 더 이상 그것만으로도 카시오 시계로 돌아가기 힘들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떠난 해외 여행때는 전파로 시각을 맞추는 카시오 시계를 썼지만 이번엔 충전기를 들고 가더라도 애플 워치를 쓰겠지. 애플 워치가 명품 시계를 포함한 모든 시계를 대체할 거라고는 당장 얘기할 수 없지만 수많은 일반 손목 시계는 ‘손목 시계가 점점 필요 없어지는 지금’에 나타난 새로운 경쟁자에  머리가 복잡할지 모르겠다. 물론 이 녀석을 G-SHOCK 마냥 여기저기 부딛히는걸 두려움 없이 쓰긴 어려울 것 같지만.

    아까 잠시 언급했는데 환불할 각오로 샀지만 좀 더 지켜 보아야겠다만 아직은 환불할 생각이 없다.

  • 애플이 조용하게 그러나 엄청나게 많은 것이 바뀐 아침

    현지 시각으로 9월 9일 아침은 애플이 꽤나 많은 것이 변한 날이 될 것이다. 이번 애플 키노트는 나름 재미있게 봤다. 맥주 한잔 걸치면서 불꽃놀이 구경하듯 견물하니 두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여러사람들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프로의 사양을, 그리고 애플TV나 애플 펜슬 같은 얘기를 하는 모양이다. 실시간 검색어나 트위터 트렌드를 점령하는게 재미있다. 읽지는 않았지만.

    정말 많은 것이 하루사이에 바뀌었다. ’취미’라던 텔레비전은 어엿한 메뉴로 승격했고(이와타 사토루씨가 돌아가신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아이폰이 그렇듯 한때는 완벽하다고 불리우던 아이패드의 크기가 커졌으며, (와콤이 눈에 빔을 켜고 노려봤을) 필압감지 스타일러스도 생겼다(그걸 보자, 역사적인 아이폰 첫 발표때 “누가 스타일러스 같은걸 원하나요?”라던 잡스의 말이 떠올랐다, “우리에겐 가장 우수한 스타일러스를 10개나 가지고 있는데”)카메라는 2011년 ‘스티브의 유작’ 아이폰4S이래로 무려 4년만에 800만 화소에서 올라갔다. 사실, 겉보기에 아이폰6와 비슷해 보이는 것이지만 우리가 늘 사용하는 전화기에서 가장 많이 소통하는 곳, 화면에서 이뤄지는 터치 제스처를 한바탕 갈아엎었다. 그 장면에서 우리는 몇년간 탭하고 넘기고 밀고 꼬집거나 벌려 사용하던 스마트폰의 사용 개념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했다. 멀티터치를 소개하며 “우리가 특허냈어요!”라고 천진난만하게 웃다가 말년에 안드로이드(와 삼성)를 회사의 금고의 1페니까지 털어서 핵열폭격을 하자던 스티브가 생각난다. 이번엔 특허 등록 잘해뒀길 바란다.

    사실 뭐 이런저런 생각이 안드는건 아니다, 가령 압력을 감지하는 터치패널이면 손을 다루는게 불편하거나(아니면 극단적으로, 지체에 장애가 있다거나) 시력에 불편함이 있다면 뭔가 그를 배려한 설정이 필요하겠구나. 라고 느꼈다.

    아이패드가 커지고 강력해지고 디지타이저가 붙고 키보드가 따라오는 것을 보며 약간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클래식’인 아이패드 에어가 업데이트 되지 않은것도. 실제로 전번 제품을 사용하시는 분들 중에서 프로세싱 능력이 크게 모자랐다고 느끼시는 분은 크게 없는듯 했다. 그래설까… 오리지날 아이패드 무게와 거의 비슷한, 약13인치에 달하는 액정을 넣은 ’판때기’를 드는 느낌은 어떨까…

    그리고 애플이 그야말로 밤중에 홍두께처럼 건드린 와콤과 닌텐도를 생각도 해봤다. 뭐 이런건 아무래도 좋다. 정말 중요한건 2011년 팀쿡이 정식 CEO가 된 이후로 사실상 애플의 모든것이 오늘을 기해 거진 다 뒤집어졌다라는걸 생각해보자. 한 손으로 조작해야 한다는 아이폰은 이제 옛날의 일이고 아이패드도 이제는 세가지 사이즈며, 맥 라인업은 온전히 그때 모습을 갖춘 녀석이 없다. 아이팟은 죽었고. 텔레비전과 음악에 뛰어 들었고 시계란 녀석을 팔기 시작했다.

    이번 제품들이 과연 얼마나 큰 상업적인 성과를 거둘지 예상할 수 없으므로 말을 않겠지만, 팀쿡이 조금씩 조금씩 자기의 행보를 걸어나가면서 나름 자신의 애플에 대한 비전을 관철해왔고 (목하 정체중인 아이패드를 제외하면) 그럭저럭 준수한 반응을 얻었다. 그 결과가 오늘의 애플일것이다.

    이날 아침, 많은 기능과 특징이 새롭게 변했다. 하지만 가장 많이 변한것은 다른것도 아닌 애플이다. 그 앞길에 무엇이 있을까? 전방주시, 그리고 그저 기다려볼 뿐이다. 스티브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까? 라고 기대하는 것 만큼이나 팀 쿡이 어떻게 나올까? 기다리는것도 슬슬 무리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그게 애플이니까. 예전엔 안그랬나? 나이 탓인가?

  • Perfect Size

    슬슬 아이폰(iPhone)에 관한 루머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커질 것이다 라는 얘기가 나온다. 혹자는 말한다. 지금보다 커졌으면 좋겠다. 그 이유를 들어보자면, 지금 크기가 딱 좋다. 휴대하기가 좋다, 한손으로 사용하기 좋다 같은 것이다. 음, 일리가 있다. 한편으로는 좀 더 커졌으면 좋겠다는 말도 있다. 화면이 작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만해도 같이 사용하는 넥서스 5와 놓고 보다보면 동영상이나 풀 페이지 웹사이트나 문서를 볼때 조금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아이폰 5가 나왔을 때도 많은 사람들은 몇몇은 좀 당황했다. ‘3.5"(3:2) 화면이 가장 최적의 화면’이라고 주장하던 사람들 말이다. 주로 열렬한 애플 매니아들이다. 애플이 갑자기 툭 4" 16:9 화면을 들고 나오면서 ‘휴대성과 사용성을 절충한 최적의 화면’이라고 주장하니 그저 벙찔 수 밖에. 나도 2006년부터 애플 얘기를 한 블로거다만 3.5"가 최적이라고 했던가? 그런 기억은 없다. 역시 4"가 최적의 크기라고 주장한 적도 없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마 4" 화면에 관한 내 첫 감상은 아이폰5에 관한 감상에 관한 포스트를 읽어보는게 좋을 듯하다. 물론 그런적은 있다. 블로그와 트위터로 처음으로 넥서스S(처음으로 만진 4" 기기)인가 갤럭시 S2/S3를 쓰면서 화면이 크다! 라는 감상을. 그건 솔직한 감상으로 어찌하리오. 만약 루머대로 아이폰이 4.6"인가? 그즘이 되서 쥐기 힘들게 된다면 공평하게 예전보다 불편해졌다고 할 것이다. 애플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뭔가 편리한 궁리라도 짜내지 않는다면 말이다(있을까?).

    다음 기종이 비슷한 크기가 될지 큰 크기가 될지 잘 모르겠다. 사실 넥서스5를 들고 다니면서 느낀건데 좀 커져도 나쁘진 않겠다고 생각했다. 뭐 그대로도 나쁘진 않지만(좀 작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완벽한 크기는 얼마일까? 다음 아이폰을 기대해본다. 아, 애플을 즐기는 도락은 이렇게 부풀어 오른다.

  • Why a Mac? (2014)

    왜 맥을 삽니까? 라는 질문을 나는 2006년에도 했고, 2010년에도 했다. 그 대답은 지극히 맥 찬양론자적인 답변이었다. 물론 어느 정도 합리성이 있는 답변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 와서는 약간 오글오글 거리긴 해도. 뭐 옛날 일기장을 뒤져보면 누구나 느끼는 그 정도의 감상 정도로 나는 치부하고 있다. 예전에 맥이 보안에 안전성을―PC의 악성코드에 대비하여 안전하다고 한 데이빗 포그의 컬럼을 옮긴적이 있는데. 재미있는 사실이다. 이후 맥과 보안에 관해서 언급한 포스트가 하나 있었는데 오히려 맥의 보안에 대해서 일반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글이 있다. 생각해보면. “문 단속 잘해” “패치 잘해”같은 일반적인 주의 였던 것 같다. 뭐 모든 시스템에는 결함이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용자가 빨리 인스톨하느냐와 얼마나 올바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데 말인데 말이다. 아무튼 그 이외를 제외하면 지금도 모든 글은 유효한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맥이 PC에서 유행하는 PC 실행 악성코드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바나, 플래시 등을 이용한 취약점이 있을 수도 있고 OS X 자체나 그 어플리케이션 에도 취약점이 있을 수도 있다. 보안적으로 완전 무결한 시스템은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일반적인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패치나 업데이트를 잘 받아야 하고 수상한 사이트는 들어가지 말아야 하고, 정품을 사용하고 다운로드를 받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 맥(Mac)의 보안과 일반 상식

    우선 앱의 경우에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10.7부터 들어온 Mac App Store에서 이제는 운영체제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그냥 운영체제의 업그레이드가 앱의 개념처럼 바뀌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재부팅도 필요없게 되었다. 게다가 운영체제 특성상 작업을 굳이 저장하고 닫지 않아도 설치가 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는 것은 더욱 더 좋은 일이 아닌가.

    뭐 어찌됐던 Windows PC를 노리는 여러 악성코드에 노출되는 빈도는 훨씬 줄어드는건 사실이고 (좋은건가 허허).

    어찌됐던 보안에 있어서 맥이 완벽합니다라는 신화는 깨졌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을 지킨다면, 어디까지나 이것도 컴퓨터라는 사실을 명심한다면 뭐 큰 문제 없을 것이다.

    불과 며칠전에 터진 SSL 에러를 보면서 음, 역시 뭐 어쩔 수 없는 사람의 기계구나 라고 느꼈다.

    애플은 말한다. 멋진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다고 잘 만들어진 OS를 가지고 있다고. 하드웨어를 만든 회사가 소프트웨어를 만든 회사의 이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처음에는 윈도우에서 할 수 없는 것이 있다거나 어떻게 해야하는건가? 알아보아야 하는 것이 있겠지만 천천히 잘 살펴보면 의외로 편리한 앱들이 많아서 ‘아, 이거 왜 모르고 지냈을까?’ 싶은 것들이 많이 있어서 삶의 도구로써 삼고 싶은 녀석들이 많다. 그 것들에 하나 둘씩 익숙해지면서, 맥이 담긴 용기인 맥―맥북 에어든 프로 시리즈던 데스크톱―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 익숙해짐으로써 일상으로 사용하는 ’맥’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닐까? 내가 맥에 익숙해지고 즐겁게 된 계기는 iMovie로 가족 영화를 만들고 iPhoto로 가족과 친구들의 사진을 관리하고 수정하며 놀던 것이었다(애석하게도 나는 음악쪽에 조예가 없어 Garageband는 방치상태였다) ― 그리고 그것은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더 많은일을 할 수록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커뮤니티를 찾아보거나 블로그를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추천: Back To the Mac Blog)

    텔레비전을 사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같은 화면 크기라 할지라도 말이다. 가격을 우선시해서 값을 쫘락 오름차순하는 방법이 있고 화질과 화질 조절 관련기능을 우선하는 방식이 있다. 아니면 스마트TV를 사는 경우도 있고 그냥 간단히 생각할 필요 없이 돈을 많이 내는 것도 하나의 방식일 수도 있다. 당신에게 있어서 맥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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