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루이 마사노리(武類雅典)씨가 일본경제신문(닛케이)에 연재하는 컬럼에서 LINE(이하 라인)의 상장에 즈음해서 기고한 글을 옮겨본다. 일본에서 보통 라인의 국적이나 한국 쪽 인물에 대해 다루는 경우(특히 그것을 편견없이 보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하 번역.
라인이 일본과 미국에 동시에 상장하여 세계 주식 시장에 데뷔를 달성했다. 15일 종가는 도쿄 시장에서 공개 가격을 32% 웃도는 4345엔. 시가총액이 9000억엔을 넘었다. 미국 페이스북 등이 군웅할거하고 있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경쟁에 뛰어드는 것이 되지만 라인은 또 하나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 기업을 모회사로 하면서도 일본에서 성장한 ‘태어나면서부터 다국적 기업’이 일본/미국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으로 탈피하는 발걸음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는 ‘라인의 아버지’
미국 뉴욕 시내의 월스트리트. 그 한 군데에 들어서 있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4일(미국시간)에 거래 개시를 알리는 종을 울린 것은 라인의 경영진이었다.
이 세레모니는 ‘오프닝 벨(Opening Bell)’이라고 불리는 뉴욕증권거래소의 명물이다. 종을 울리는 경영자와 기업이야 말로 그 날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좋지만, 단상의 중심에 서서 온 얼굴에 웃음을 띄고 있는 것은 사장인 이데자와 다케시 씨가 아니었다.
신중호 씨, 라인의 이사이며 최고 글로벌 책임자(CGO)이다. 해외 전략을 맡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약 5년전에 시작한 라인이라는 서비스에 깊게 관여하고 있으며 ‘라인의 아버지’라고도 불리우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라는 세계에서 명성 드높은 무대에서 주역을 맡은 것은 그 신중호씨였다.
신중호씨는 미국에서 ‘경제 뉴스 채널의 간판’이라고 불리우는 CNBC의 방송에 출연, 캐스터에게 질문도 유창한 영어로 능숙히 대답했다.
“(라인의 스탬프등은 지인들과의 관계를 깊게 하기 위해서)유효한 수단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스탬프를 위해서 라인 사용자들은 지갑을 열고 있다”
미국에서 커다란 붐을 일으키고 있는 닌텐도의 ‘포켓몬 GO’의 예를 들자며 라인의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인 스탬프의 가능성을 자신있게 어필해 보였다. 미국의 투자가들에게는 “신중호 씨 = LINE의 경영자”라는 이미지가 심어진 것은 아닐까?
라인은 서비스 자체는 일본에서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한국의 IT 대기업인 네이버의 자회사이다. 상장 후에도 라인의 주식의 8할은 네이버가 보유한다. 라인의 성공신화를 말할 때 네이버의 인재나 아이디어는 빼놓을 수가 없다. 그리고 지금부터의 사업 시나리오 또한 네이버의 의향이 적지 않게 반영될 것이다.
신중호씨는 네이버의 전신에 해당하는 기업에 10여년 전에 입사. 뉴욕증권거래소의 종을 울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일본 기업으로써 처음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 발을 디딘 것은 소니이다. 상장한 것은 1970년. 트랜지스터 라디오 등의 성공으로 소니의 지명도는 미국에서도 높았고 ‘일본 태생의 글로벌 기업’으로써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많은 일본 기업들이 뉴욕증권거래소의 문을 두드렸지만 라인은 그들과는 조금 다르다. 소니 등은 일본인이 창업한 기업인데 반하여 라인은 한국과 일본의 경영자와 엔지니어들에 의한 공동 작업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강점으로
일본의 IT 기업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 계속적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했지만 당초의 기대대로 성과를 이뤘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세계 최대급의 통신회사인 NTT가 그랬고, 후지쯔나 NEC 라는 두 명의 거인이 또 그랬다.
1990년대에 인터넷이 보급하면서 미국기업과의 차이는 넓어지기만 할 뿐이었다. 실리콘 밸리에서 계속 태어나는 벤처 기업들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멀찌감치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그 실리콘 밸리에서 유력 벤쳐기업이 탄생하는 에코시스템(생태계)은 다양한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서 지혜를 모아 내는 것이 전제다. 다시 말해서 다양성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이민의 나라인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는 있고, 일본에서는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운 토양이다. 하지만 모회사를 한국에 가지고 있고, 일본에서 성장한 라인은 다양성을 태어날 때부터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서비스 개시부터 5년 정도 동안에 라인은 일본 뿐 아니라 타이완, 타이, 인도네시아 등에 침투했다. 어떤 외국계 IT 기업 출신자는 “그런 기업 내력이 관련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며 기대했다.
신중호씨는 CNBC 방송에서 “(사용자는)원스톱 서비스를 바라고 있다”고 말하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나 택시 호출 같은 서비스 다각화를 진행하는 방침을 제시했다. 그 발언에서 페이스북의 채팅 어플리케이션이 강세인 미국에 억지로 파고 들거나, 텐센트의 위챗이 강세인 중국에 무리스럽게 참가하는 것은 피하려는 자세가 은연중에 보였다.
그럼에도 성장을 추구한다면 지금 이상의 글로벌 전개는 언젠가는 피할 수 없지 않겠는가? 특히 ‘포켓몬’으로 돈을 벌고 있는 닌텐도와 같은 존재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스탬프의 캐릭터 비즈니스를 좀 더 크게 육성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또, 메시징에 이은 ‘킬러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인가?
도전의 성패는 다양성이 키를 쥐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그 시장을 철저히 파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새로운 인터넷 비즈니스도 획일적인 기업 문화를 가진 조직보다 경험이나 지식이 다른 사람들의 지혜가 모였을 때 만들어지기 쉬울 것이다.
발상부터가 다양성을 가진 경영을 전제로 하는 라인. 성공 신화가 계속 된다면 실리콘 밸리 기업만이 주인공인 인터넷 세계에서 아시아 기업이 반격을 하기 위한 단서를 얻을 수 있는 하나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