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로 할 수 없는 것들..

나는 트위터를 정말 좋아한다. 트위터로 수십, 아니 어쩌면 수백개의 트윗을 보내고, 수십 개의 멘션을 주고 받는지 모르겠다. 그 중에는 일상의 언어일 수도 있고, 내 단상일 수도 있고, 기술적인 내용일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본 재미있는 기사의 링크인 경우도 있다. 몸이 좋아지지 않고서는 단순히 기사를 읽고 간단하게 촌평을 달아 링크를 트윗하고 이후에 생각을 다는 트윗 스타일은 내게 꽤 맞았던 것 같다. 뭐 거대한 팔로워 팬덤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나름 리트윗 되면서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트위터는(굳이 트위터에는 국한하지는 않겠다.  가령 페이스북도 그렇다) 영속성이 없다. 트위터를 마이크로 블로그라고는 하지만 내가 처음으로 남긴 트윗은 어디로 갔는지 알길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에게서 받은 트윗을 캡쳐하고 링크를 북마크 해두었기 때문에 원하면 지금이라도 열어 볼 수 있지만 링크 없이는 그 멘션은 그 어디에서도 열람할 길이 없다. 

하지만 내 블로그는 다르다 애당초 어원인 web+log 란 말 그대로 내 블로그를 천천히 살펴보면 내가 했던 관측이 들어맞는 순간과 오판의 기록이 모두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는다. 마치 책과 같다. 게다가 이 블로그는 티스토리나 싸이월드와는 달리 내가 자비로 가동되는 서버위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내가 비용을 내는 이상, 즉, 운영을 할 의지가 계속되는 이상 계속적으로 망할 일 없이 운영될 것이다. 오죽하면 내 걱정은 내가 죽었을때 운영료 지급이 끊겨서 이 기록이 유지 될 수 있을까 일 정도니 말 다했지 않는가? 

해서, 트위터로 이런저런 영감이 담긴 말을 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많은 말들이 리트윗(retweet)을 통해서 반향을 샀다. 그를 통해서 나름 자그마한 기쁨을 얻었다. 그렇지만 그 글이 남지 않는 다는 것은 솔직히 쓸쓸한 일이다. 물론 트위터를 백업하는 어플리케이션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만..

결국 본명대로 남겨야 하는 기록은 블로그에 남겨야 하는 것이고, 이것은 트위터로 할 수 없는 것이다. 몇년 전 캐논의 기가막힌 잡지 광고 카피가 생각난다. 기록은 추억을 지배한다. 나는 지금도 어릴때(그래봐야 고등학교 때지만) 사진을 보면서 그 말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리고 내 블로그의 지난 글을 보면서도 그렇게 느낀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키를 두드리고 발행 버튼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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