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1주기를 기리며.

젊어서는 당대의 인구에 회자된 기인, 그러나 나중에는 후대의 역사를 바꾼 천재. 스티브 잡스를 기리며…

잡스가 서거한지 벌써 1년이다. 내가 그 기사를 처음 봤을때는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여서 비몽 사몽이라 우선 일차로 포스트를 쓰고 제대로된 부고 포스트를 썼을때는 이틀이 지난 상태였는데, 음 정말 충격이 컸었다. 많은 사람들이 충격이 컸었다. 애플은 끝이 났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결과부터 말하자, 일단 애플은 끝나지 않았다. 애플은 더욱 성장했다. CEO를 관둘때 예상과도 일치하듯이 팀 쿡은 예상 대로 잘했다. 나는 애플이 A-Team의 단합이 있다면 변함없이 잘 돌아갈 것이며 애플의 위기는 이 팀의 해산이라고 주장했다. 팀 쿡을 비롯한 애플 경영진 혹은 이사진의 생각도 어쩌면 일치했는지 모르겠다. 밥 맨스필드(Bob Mansfield) 하드웨어 총괄 부사장(Senior VP)가 관둔다고 하자, 실무는 다른 사람에게 거의 떠맡다시피 했음에도 한달에 2백만 달러를 쥐어줘가면서까지 붙들었다는 설이 있다.

많은 이들은 애플이 예전같지 않다고들 한다. 잡스가 없으니 창의성이 떨어진다. 혁신이 떨어진다. 잡스가 없으니 역시 키노트가 재미가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지도라는 최악의 실패까지 겹치면서 잡스라면 이런 ‘특유의 완벽주의’로 이런 실패작은 내놓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이 있다.

잡스는 정말 많은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말 잡스 없는 애플이 혁신을 멈추었는가? 레티나 아이패드와 맥북프로는? 듀얼코어를 사용하면서도 쿼드코어에 지지 않는 AP와 3G폰과 지지 않는 4G폰 배터리 성능을 더 얇고 가벼운 본체에 넣은 것은?

지도라는 실수에 대해서도 할말은 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4가 안테나게이트(Antennagate)를 일으켰을 당시에 안테나 문제에 대해 묻는 고객의 메일에 그렇게 잡지 말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문제가 커지자 아이폰만 그런게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고, 환불을 원하면 무조건 환불을 해주고 아니면 케이스나 범퍼를 제공하겠다고 달래기에 나섰다. 어디에서 많이 보지 않았는가? 팀쿡 또한 결국 지도에 대해서 서면 사과를 하고 결국 대체 지도를 소개하는 방법을 취했으니까. 그 스티브 잡스도 완벽하지 않다. 스티브 잡스의 실패 사례는 모바일 미(MobileMe)라던지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나 인터넷 관련해서는 아이클라우드(iCloud)가 그나마 나은 사례라고 할 정도다.

결과적으로 나는 1년전에 스티브 잡스의 최대 업적은 애플에 그의 DNA를 심은 것이라고 한 바가 있다. 아직 속단하기 어렵지만 일단은 잘 돌아가는 것 같다. 수치상으로도 말이다. 과연 애플은 영속하는 회사로써 남을 수 있을까? 한때 그가 일부를 소유했던(개인 최대주주였다) 월트 디즈니처럼, 포드처럼, 그는 지금의 애플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팀 쿡의 편지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 ‘누구도 그렇게 높은 창조성이나 기준에 부합하는 영감을 받은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에게서 비롯된 우리의 가치와 그의 정신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분명, 잡스가 없는 애플은 잡스가 있을때와 완벽히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러기에 그의 공석을 아쉬워 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커다란 영향이 없을것이라고 말로 아무리 얘기하더라도 말이다. 그의 반항아적인 정신은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키노트를 만들었다. 듀크대에서 MBA를 따고 물류를 전공하고 결혼은 커녕 연애 조차 안하는 일벌레가(물론 그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유머를 던지는-dry humor-를 간혹 던지긴 한다고 한다만) 스티브 잡스를 따라잡을 거라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트러블이지만 무대에 올라서 목소리를 높여 해명하는 잡스의 모습과 사과 편지를 올려서 정중하게 사과하는 팀의 모습은 확실히 다르다. 팀은 잡스와 다르고, 팀은 잡스가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사람은 빠르거나 늦거나, 언젠가 생명을 다하는 것이고, 그 또한 그 운명을 거스르지 못했다. 언젠가는 그의 자리를 비워주어야 할 필요는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애플의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었고, 그 또한 그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었고. 고인은 잠들었고, 애플은 비록 팀의 스타일로 차츰 변해갈지언정, 여전히 건재하다. 스티브는 자신이 떠날 날을 준비해왔다. 애플은 팀과 수많은 뜻을 같이하는 엔지니어에 의해 계속되고 있다.

올해도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역사적인 속도로 판매되었다.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며… 지금은 천편일률적으로 스티브 잡스에 대한 감정적인 추도하는, 그를 회상하는 글을 적는 것보다는 그의 의지를 받는 이들이, 그가 일군 세상을, 애플이라는 DNA를 이어받아나가고 있으며  계속 발전해 나아갈 것이라고 믿는다는. 글을 적는 것이 올바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그가 훨씬 기뻐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으며, 글을 닫는다. (사실 그런 글은 나보다 글재주가 좋은 분들이 더 많이 이미 올리셨기에 차별화 측면에서도 이게 낫겠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