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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맥(iMac)과 맥북 프로(MacBook Pro)의 이미지 잔상 문제

    신형 아이맥(iMac Late 2012) 27″를 사용하고 있는데 21″ Late 2012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문제를 겪고 있다. 바로 이미지 잔상(Image persistence)현상인데, 작업을 한다거나 같은 이유로 윈도우를 띄운다거나 하는식으로 한동안 같은 화면이 표시되는 경우 화면에 그것이 사라져도 한동안 체류하게 된다. 21″일때는 거의 하루종일 켜놔도 느끼지 못한것 같은데 27″에서는 잠깐만 켜놔도 쉽게 느낄 수 있다. 흐음… 이에 대한 애플의 안내는 이러하다. (Apple 디스플레이에서 이미지 잔상 현상 방지)

    간단하게 말하면 IPS 디스플레이의 자연스러운 특징이며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용하지 않을때는 화면을 꺼지도록 절전모드를 켜거나 스크린세이버를 켜거나 화면을 움직여서 정적인 화면이 유지되는 것을 방지하고 이미 생겼을 경우에는 동적인 화면을 만들어서 없애라. 뭐 이런 얘기가 되겠다. 화면을 실제로 동영상을 돌리거나 스크린세이버를 좀 돌리면 많이 완화된다. 아니면 아예 절전 모드로 들어가거나.

    실제로 내가 21″형에서는 데모용으로 화면을 하루종일 켜놓아도 느끼지 못했는데 27″형에서는 결국 이 문제 때문에 화면이 10분 정도에 꺼지도록 하지 않으면 화면잔상 때문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음… 이거 문제군. 10분 정도에 꺼질 수준이면 대개 좀 있으면 봐줄 정도긴 하다. 문제는 켜놓고 작업할 때지… 

    뭐 문서를 읽어 보면 알겠지만 Retina MacBook Pro(레티나 맥북프로) 모델 등에도 해당된다. 뭐 일부 패널에서는 낫다고 한다만. 이거 참. 난감하군.

  • 나의 실수

    나는 2005년에서 2006년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커다란 실수를 했다. 소니가 이렇게까지 처참하게 망할 줄 몰랐다. 나는 컨텐츠와 하드웨어, 플랫폼의 컨버전스를 신봉하는 사람이었다. 플레이스테이션이란 훌륭하게 성숙한 컨텐츠와 하드웨어 플랫폼을 키워낸 경험이 있고, 컨텐츠 풀도 충분한, 전자회사가 이렇게 폭삭 주저 앉을 줄이야. 오히려 일본 내부에서는 ‘중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을 삼성에게 맡겼기에 패널 단가 하락으로 대손해를 보는 샤프 파나소닉 보다 덜 손해를 보는거다’ 할 정도로 체면이 구겨져 버렸다. 그 요인은 여러 설이 있으나 내부의 협력이 안되는 관료주의설 내부정치설 등에 지난번에 언급했듯이 소니 자체가 2012년까지 ATRAC을 포기를 못할 정도로 정신을 못차린 면도 있고…

    하여, 결과적으로 말해서 나는 삼성을 과소평가했고(물론 나는 2000년대 중반부터 주변인에게 삼성주식을 있는대로 매입하고 보유하라고 했었다, 들은 인간이 없어서 유감이다) 소니를 과대평가했다. 그걸 내 거의 치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당시에 내가 삼성을 평가 절하한 이유는 하드웨어에만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였다. 아이러니하게 재빠르고 맹렬하게 전략이 되는 하드웨어를 갈아타는 것이 삼성을 오늘날의 위치에 이르게 했으니 참 이 얼마나 짖궂은가(당시에는 액정TV를 비롯한 중대형 LCD에 조금씩 열을 올리기 시작했을 때 였을 것이다, 오늘날 액정TV는 포화시장이다).

    재미있게도 소니가 몰락한 컨버전스의 왕좌를 애플이 꿰차고 있는데 그 ‘소니가 못했던 일’을 아마도 스티브 잡스라는 미치광이 독재자가 일도양단으로 해치웠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참고로 그것을 보좌해서 아이튠스라는 컨텐츠 제국을 이끌은 사람이 지금 애플의 현재 온라인 서비스를 총괄하는 에디 큐(Eddy Cue)였다. 그가 앞으로 뭘할지 아주 기대가 크다). 팀 쿡 조차 ‘애플에는 사내 정치가 없다’라고 잘라 말했고 스콧 포스탈이 짤렸던 이유 중 하나가 회사에서 파워게임을 하려던 게 아녔던 것 아니었나? 라는 언급이 있다.

    소니가 이렇게 처참하게 망가지고, 소니에 대한 예측이 이렇게 처참하게 망가지고 나서, 나는 섯부른 예측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되었다. 그것이 단기적인 추측이던 장기적인 전망이던 말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어떤 기시감에서부터다. 물론 소니의 몰락의 이유가 되는 일들은 거슬러 올라가면 그 2000년대 중반 이전부터 있었고, 사유 또한 복합적인 사유에서 비롯한 것이고, 회사의 규모 또한 소니와 애플의 규모는 차이가 크지만… 왜인지 애플 또한 뛰어난 컨텐츠와 플랫폼, 스토어, 하드웨어 등의 에코시스템을 두고 있고 견실하게 유지하고 있지만 방심을 해서는 안될 것 같다라는 생각이란 생각이 들어서이다. 일일히 단기적인 변동이나 흐름에 대해서 코멘트를 하지는 않겠지만 팀 쿡을 비롯한 애플로써는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할 것이다.

  • 2등 고객

    사실 최근 애플 코리아의 노력을 보면 눈물이 날 지경이다. 공중파 뉴스나 프라임타임 드라마 전후에 애플 광고가 방송이 되는 것을 내가 처음으로 맥을 쓰던 때(2006년)에 얘기했다면 전혀 믿지 못했을 것이다. 그 때는 맥을 맥으로 못사던 때였다(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조차도).

    아이패드와 맥북 프로, 아이맥 등 맥 제품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 또한 감개무량한 노릇이다. 예전 같으면 그냥 팔거나 말거나 할텐데 마케팅에 나서는 모습은 매우 신선하게 여겨질 정도이다. 신제품에 대해 브리핑을 갖는다던지 제품의 리뷰를 위해 협조받는다던지 하는 모습은 2006년이 아니라 2011년만해도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여러모로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보기가 좋다. 저변이 넓어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니까.

    그렇지만 여전히 달갑지 않은 일이 있다. 나는 아직도 애플 제품을 구매할 때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입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구입한 제품에 불만족하거든 30일 이내에 반품 혹은 교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결국 애플이 인증했다고 하지만 서드파티이므로 애플이 애플 프리미엄 리셀러의 정책에 간섭할 방법은 없다. 아예 계산대에 애플 스토어와 규정이 다르며 불량이라고 판단되지 않는한 교환은 안된다고 써놓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 나라면 당연히 애플스토어로 유도할 수 밖에. 부디 조금 더 빠른 시일내에 애플 리테일이 들어 오는 것을 바라마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하루는 애플 코리아 근처의 애플 프리미엄 리셀러에 가서 미스터리 쇼퍼로 맥에 대해 상담 해보았다. 충분히 애플 리테일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와 같이 드는 문제는 사후 지원에 관한 것이다. 최근에 아이폰을 들고 갔을 때에 서비스가 예전에 비해서는 조금은 유연해졌다는 생각은 드는 것은 사실이다. 애플케어를 구입해서 상담원과 통화해 보면 애플 기술자들의 친절도 등이 매우 탁월하다는 점과, 역시 일본이나 미국의 Apple Retail의 서비스에 비해서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판매나 서비스나 애플이 직접하는게 아니라 서드파티가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품질 관리를 한다고는 하지만 품질의 격차와 한계가 있는 듯하다. (물론 전직 기술자에 따르면 여기에도 나름 고충이 있다는 듯 하다)

    두번째로 아이튠스의 일이다. 음악 스토어야 여러가지 정산이나 계약의 문제가 있으니 그렇다고 치자. 책의 경우에도 출판 시장이 훨씬 커다란 일본에도 못들어갔고 미국 이외에는 들어간 나라가 없으니 그렇다고 치자. 결제시에 룩셈부르크를 통해 달러로 신용카드를 통해 하는 것도 결제 관련 현행 법률 문제 때문이라고 치자 (참 많이 봐주는구나). 그런 상황이라면, 선불카드(iTunes Card)를 판매하는 것은 해야하지 않을까? 신용카드를 이용해서 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이 있거니와 해외카드를 가지지 않은 사람도 있고, 또 무엇보다도. 미성년자는 해외결제가 가능한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을리가 없다. 학생들은 거의다 안드로이드를 산다. 물론 안드로이드 기기가 저렴한 까닭도 있겠지만, 아이폰을 사더라도 유료 앱을 살 도리가 없다. 아이패드나 아이팟을 선물로 받더라도, 설령 아이폰을 받더라도 유료 앱이나 컨텐츠를 살 도리가 없다. iTunes Card가 판매되어야 한다. 학생은 나중에 이어서 그 회사 제품을 살 가능성이 높다. 반드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세번째로 출시 스케줄에 관한 건이다. 이건 식상한 얘기고 또, 뭐 이건 점점 빨라지고 있으니 그다지 할 말은 없지만 조금 더 빨라진다면 바랄 것은 없다. 맨날 ‘이렇게 열심히 사주는데. 우리나라는 어디서 들어보지도 못한, 조그마한 나라보다도 늦는구나.’ 라는 소리를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번째로 고객의 목소리를 읽는 것이다. 뭐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라던지 트위터를 하라던지까지는 바라지 않겠다.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애플 코리아의 매출은 극적으로 늘었다. 최근 애플은 아시아에 특히 중국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애플 코리아의 매출 성장에 걸맞게 애플 코리아에 대한 투자도 좀 커졌다고 들었다. 공격적인 광고 집행이나 마케팅도 그 일환이라고 보여진다. 물론 규모나 성장가능성으로 볼 때, 중국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2등 고객’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여러모로 더욱 더 열심히 해 주었으면 좋겠다.

  • 일련되는 애플에 관한 포스트를 썼는데

    일련되는 애플에 관한 포스트를 썼는데, 사실 애플이 당장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삼성이 당장 치고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뭐 여기에 대해서는 차후 어떻게 정리해서 글을 쓰겠지만 안타깝지만 (트위터로 팔로우 하신 분은 알겠지만) 몸이 연말부터 매우 안좋았고 지금 겨우 병치레에서 조금 나아진 상황인지라 체력이 간당간당하고 몇개 글을 연달아서 글을 쓰는 것은 좀 힘들다. 언젠가 쓰도록 하겠다. 양해를 바란다.

  • 아이폰 시대의 종말에 관한 포스트를 읽고.

    Planet Size Brain님의 아이폰 시대의 종말에 관한 포스트를 읽었다. 아주 흥미로운 글이었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뭔가를 써야겠다라고 생각했고 주체할 수 없는 뇌의 생각을 주체할 수 없어서 간질간질 할 수 없다가 겨우 마인드 매핑을 하고 추스리고서야 지난 포스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매우 모자란 글이긴 한데. 그 글에 대한 간단한 내 생각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어제 러프하게 메모에 적어놓았기에 이를 정리해서 올리고저 한다.

    아이폰의 절대시대, One Shoes Fit All의 시대는 끝났다. 

    우선 스마트폰 생태계에 아이폰의 긍정적인 역할을 다했다는 주장에 관하여 나 또한 어느 정도 공감을 하고 있다. 일단 본문에서 언급한 것 이외에도 기능 면에서도 아이폰이 영향을 준것으로 인해서 아이폰 만의 우월한 장점이 점점 소화, 흡수 되었다는 점에서 역시 그렇다. 무엇보다도 가장 치명적인 것은 아이폰은 1년에 한가지 모델이 나온다는 점이다. 그것은 분명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One Shoes Fit All의 시대는 끝났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었고 사용자들은 좀 더 다양한 입맛을 찾기 시작했다. 앱스토어에는 물론 그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켜주는 다양한 앱이 있고 아이폰을 꾸며주는 다양한 액세서리가 있지만 사용자들은 아예 다양한 사이즈나 폼팩터나 기능을 원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아이폰은 사용자에게 있어서 다양한 스마트폰 중 하나, 뭐 말하자면 고급스러운 스마트폰? 정도로 인식 되었다. 라는데 의미가 있다. 하여 여기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할 수 있다. 한편, 글에서 언급한 4″ 디스플레이 폼팩터로의 이행은 ‘수많은 사용자들이 원했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3.5″ 화면으로 남았다면 그것도 그 나름대로 커다란 가십거리로 남았을 것이다. 리무진이든 스트레치드 세단이든 뭐로 부르던 상관없다. 월트 모스버그는 커진 화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쥐기 편하다고 했으며, 그외에도 비롯한 많은 리뷰어와 상당수 사용자들은 커진 화면을 환영하였다. 따라서 이것에 대한 부분은 그다지 동의하기 어렵다.

    여전히 허나 여전히 OS의 시대이며, 브랜드의 시대이다. 

    또, 마찬가지로 이어서 2번째, OS가 아닌 단말기의 시대라는 점은 공감할 수 없다. 두가지를 들 수 있는데 우선 Nokia Lumia(노키아 루미아) 920과 HTC One X의 예를 들 수 있다. 우선 노키아 루미아를 들어보자 커다란 화면과 혁신적인 PureView 흔들림 방지 카메라와 야간 촬영 성능과 LTE 접속 기능, Qi(치) 무선 충전이라는 호화로운 사양에 삼성은 둘째치고 아이폰에 필적하는 빌딩퀄리티를 가진 유니바디 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나 판매는? 여러분이 아실 것이다. 가장 커다란 이유는 아마도 윈도우 폰이라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지난 연말 노키아가 안드로이드 엔지니어를 채용한다는 사실에 매우 술렁였다. 노키아 맵을 위한 엔지니어 채용이라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한편, 조금 다른 각도의 예를 들어보자, 더 버지 등은 물론 사용자에게서 칭찬을 받은 One X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갤럭시S3는 물론 아이폰5과 같거나 더 낫다고 평가받는(720p이므로 해상도도 더 높다) 액정과 훌륭한 빌딩 퀄리티, 나쁘지 않은 카메라 등을 가지고 있다고 높게 평가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S3보다는 좋지 않았다.

    이 두 가지 예를 보면 단순히 단말기의 시대라는 것은 공감하기 어렵다. 다른 요소가 있다. 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이전 포스트에서는 삼성이 매우 잘했다라고 했는데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세그먼트나 마켓에 따라서 삼성 아니면 애플 두개 밖에 남지 않았다라고 밖에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따라서 아이폰 시대의 종말의 원인은 단말기 중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브랜드의 시대라고 봐야한다. 이제 사람들은 애플 못지않게 삼성의 루머에 귀를 쫑긋하고 있다. 삼성의 AP와 미공개 단말기의 흔적을 열심히 추적하고 있다. HTC나 그런 회사에 그런 집중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기껏해야 망해가는 RIM이 어떻게 되어가나 알아보기 위해서 관심을 받는 정도인데 글쎄다. 따라서 물론 갤럭시S 시리즈나 갤럭시 노트 시리즈, 아이폰과 같은  ‘수퍼폰의 시대’라는 것에는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지만 단순히 단말기의 스펙을 가지고 ‘단말기의 시대’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사람들이 CES에서 화웨이의 6인치 단말기를 아이패드 미니를 옆에놓고 입을 다물지 못한 것을 기억하나.

    기타. 

    이 글에서는 기타적으로 유니바디와 애플의 선호도에 관해서 말하고 있다. 일단, 애플에 대한 십대 선호도 조사(‘쿨 함을 잃었다’)는 나도 실시간으로 접한 사실인데 여기에 관해서는 위에 말한 내용으로 갈음하면 되지 않을까? 삼성이 잘했다. ‘애플이 늙었다’라는 것은 아직까지는 확대 해석의 여지가 있다. 서피스 태블릿은 아직 판매량이 기어다니고 있으며 블랙베리는 잠수 중이다. 객관적인 수치로 봐서 차라리 차라리 ‘삼성의 파이가 커졌다’라고 보는게 열 배는 설득력이 있다. 이건 애플 매니아인 나로써도 회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두 번째로 유니바디 공정에 대한 기술은, 맥북은 많은 사용자가 그냥 사용한다. 맥북의 유니바디는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서 채택한 것이 틀림없다. 솔직히 내 맥북은 어쩌다 좀 긁힌 구석을 빼면 3년 가까이 썼지만 괜찮은 편이다. 헌데 아이폰은 어떤가? 1년 안에 마멸을 느낄 수 있다. 아이폰4 시리즈도 참 잘 만들어진 녀석이지만 그 녀석이 긁히고 패여서 몇 번을 유상으로 교체했고, 아이폰 5을 처음 보고 이거 참 정교하게 잘만들어졌다 하면서도 이곳저곳 긁힌것을 보고는 속이 상해서는 아이폰 5를 2주일인가 쓰고 그냥 체념하면서 한 말이 있다. “휴대폰은 휴대하는 물건이지, 휴대하다보면 긁히고 까지는거 어쩔 수 없는거 아냐?” 그 까닭에 많은 사용자들은 케이스를 끼워서 보호를 하지만 말이다(덕분에 다양한 케이스 업체들이 성황이다). 애플은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이고 있고 새로운 API를 신버전에 적용하면서 구 기종에 대한 OS 지원을 중단하면서 신 OS로 업그레이드를 유도하고 있고 그러면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점점 점진적으로 새로운 기종으로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결코 평생 쓰는 ‘스위스 시계’는 아니다. 사람들은 주기가 되면 새 스마트폰을 산다. 여담인데, 아이폰 5 리뷰에서도 언급했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아이폰 4를 처음 봤을때 참 대단하다 했지만 아이폰 5를 보고 나서 아이폰 4 시리즈를 디자인 면에서나 빌딩퀄리티 면에서 한 세대 지나간 녀석으로 보기 시작했다. 오죽하면 생산초기의 어마어마한 품질관리의 차질과 그로 인한 파업, 거기에 더해 폭스콘 회장은 지금까지 만든 제품 중에서 가장 어렵다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푸념을 했겠는가? 그게 애플의 능력(competence)이다. 뭐 그 능력이 앞으로 어떻게 될런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아이맥을 보면 최소한 당분간은 건재할 것으로 보인다. 존 아이브를 믿는 수 밖에 없겠다.

    애플은 ‘망해가는’ 샤프에 3억달러를 투자했다. 그 결과 아이패드에는 IGZO가 들어갔고 아이폰에는 인셀 디스플레이가 들어갔다. 일본에 올해 새롭게 출시된 샤프의 IGZO 액정 탑재 안드로이드 단말기는 한번 충전에 2일 사용이 가능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휘어지는 AMOLED도 인상적이지만 왜인지 IGZO 액정에 좀 더 탐이 난다면 나는 혁신적이기 보다는 보수적인 것일까?

    글 자체는 매우 좋은 글이었으며, 좋은 자극제가 되었다. 덕분에 글을 두 개나 썼고 전례없이 본의 아니게 결과적으로 삼성에 대한 칭찬을 두 번이나 썼다. 아이폰에 자체에 대한 생각은 전의 포스트로 갈음하고자 한다. 음. 깔끔하게 정리 됐다.

  • 쿼 바디스? 아이폰

    감기로 밤잠을 설치던 새벽이었다. 닛케이를 읽고 있었는데, 애플이 자국 내 액정 제조사에 금 분기 아이폰용 액정 발주량을 1/2로 줄였다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그 기사가 뜨고 나서 몇 시간 후 전 세계는 아니나 다를까 뒤집어졌다.

    갑자기 나온 쇼킹한 수치에 대해서 사람들은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하나같이 애플의 시대가 끝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입모아 말하기 시작했다. 퍼즐맞추기와 실꿰기가 시작됐다. 이제까지 하나하나 부서져서 흩어져 있었던 파편들이 드디어 하나의 상을 이루는 듯 하다. “애플 시대의 황혼”

    나는 재 작년 부터 삼성의 플래그십 안드로이드 전화기를 같이 구매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첫 인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가령 사진을 삭제하는 방법은 아직도 헛갈릴 정도였으며, 자이로센서를 이용한 모션 줌과 페이지 전환은 거의 쓸모가 없어서 전화기를 바꿀 때까지 꺼놓고 썼다. 왜 만들었나? 라고 혹평을 했을 정도였다. 헌데 갤럭시 S3에서는 상당히 정리가 되어서 종류도 늘어서 쓸만한 종류도 늘었고 선택적으로 기능을 고를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모션 줌이나 페이지 전환도 인식 정확도가 꽤 높아졌다. 놀랄 정도였다. 그 뿐 아니다. 전화기를 보고 있을 동안 화면이 꺼지지 않는 기능이나 중간에 추가된 기능인 전화기를 보는 동안에는 화면이 자동으로 로테이트 락이 걸리는(가령 화면을 주시한 채로 누우면 화면이 자이로센서가 록이 걸려서 가로로 돌아가지 않는다) 스마트 로테이트 기능 등은 감탄하게 되었다. 또한 동영상 목록에서 섬네일이 움직이면서 내용을 미리 볼 수 있는 기능이 추가 되었다던가, 일련의 기능의 혁신의 지속을 느끼고 있다.

    안쪽의 내용 뿐 아니라 보다 알기 쉬운 내용이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폼 팩터의 변화이다. 사이즈가 점점 커지고 있다. 패블릿(phablet)이라고 불리우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유명하다. 갤럭시 시리즈로 촉발된 이른바 디스플레이의 ‘사이즈 인플레’는 호불호는 있으나 참신한 시도라고 할 만 하다. 그 과정에서 나온 갤럭시 노트 같은 결과로 ‘혁신’을 낳기도 했다.

    한편으로 아이폰의 경우에는 어떤가, 아이폰이 2007년이 나온지 올해로 6년이 된다. 아이폰은 변함이 없고 여전히 융통성이 없다. 그런 까닭에 (여전히) 쉽고 단순해서 배우기도 쉽다. 가령 아까전에 무언가를 삭제할 때 헤맸다고 했는데 iOS에서는 그럴 일이 없다. 직관적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일용품처럼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름길도 없고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와이파이를 한번 켜고 끄거나 웹브라우저 캐시를 삭제하거나 … 애플은 이러한 iOS를 조금씩 수선해서(알림 센터라던가 작업 바라던가, 폴더라던가) 사용해 왔지만, 이제는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폼팩터는 거의 불변했고 이제 딱 한번 변했을 뿐인데, 그러한 까닭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변화하는 삼성이나 여타 회사에 비해 단조롭고, 폼팩터의 변화 시도가 정체에 따른 상대적인 혁신 정체감이 느껴진다. 그게 그거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덕분에 악세사리업은 매우 흥하지만)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로 인해 개발하기 용이하고 그로 인해 앱의 질이 높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사실이다.

    아이폰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무엇을 유지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쉬운 UI와 앱의 질, 개발 편의성은 유지해 나가야 한다. 그럼 어떤 점을 개선해 나가야 하는가? OS 자체의 재검토를 해야할 것이다. UI의 수선이 우선이다. 동적인 아이콘이라던지, 알림센터를 수선해서 위젯기능을 일부 흡수하는 것을 검토해볼 수 있겠다. 또 단조로운 디자인의 변화를 주기 위해서 루머대로 컬러나 디자인의 바리에이션을 주는 것을 검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애플은 적극적으로 부인했지만 아이패드 미니와 마찬가지로 ‘3.5″ 아이폰 미니’와 같이 염가판 아이폰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라고 나는 생각해 본다. 개도국을 비롯한 스마트폰 인구 확대를 생각해 보면 그러한 아이디어 자체는 결코 나쁜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컵에 물이 반만 남았다. 물이 반 밖에 없네, 라고 할 수도 있네, 라고 할 수도 있고 물이 반 씩이나 있네라고 할 수 있다라고 할 수도 있다. 지금 현재 상황은 다시 말해서 애플이 잘못했네, 라고 라고 볼 수 있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삼성(또는 그를 포함한 안드로이드 진영)이 매우 잘했다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나타나는 삼성에 대한 수치를 보면 알 수 있다. 결국 뭐가 어찌됐던 애플의 실적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좀 더 힘을 내야 할 것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