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소니

  • 스티브 잡스의 롤 모델, 오가 노리오에서 무슨 교훈을 얻는가?

    스티브 잡스의 강박증적인 성격의 일화는 너무나도 많이 전해져 온다. 일일히 적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최초의 맥의 환기 팬을 없애기 위해서 출시를 미뤘다던가.. 그의 미적인 감각을 만족시키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애플의 제품은 언제나 최고의 아름다움을 갖추었다.

    그는 어떤 롤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바로 오가 노리오이다. 재미있게도 오가 노리오도 소니의 결벽증적인 집착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음대 출신으로 입사하기도 전에 모리타 아키오와 이부카 마사루에게 따지고 든것은 ‘소니 레코더의 음질은 자신이 사용하기에 너무나 형편이 없다’였으며’ 입사 후에는 ‘소니 로고가 멋대가리가 없으니 바꿔야 한다’ 였다, 결국 그의 뜻대로 수차례의 수정을 거쳐 오늘날 우리가 아는 SONY 로고가 디자인 되었다. 또 한편으로 또 하나의 주장이 있었는데 그 것인 즉, ‘소니 텔레비전의 로고는 정면 중앙에 와야 한다.’  라는 사실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TV 메이커의 로고가 정면 중앙에 온다”라는 것이 그의 발상이었다고 한다. 그 외에 입사후에 소니 제품의 디자인에 막대하게 관여하게 되는데, 70~90년대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소니의 은회색의 소니의 제품 디자인과 이후의 검회색의 소니 디자인, 그리고 폰트와 버튼의 모양마저도 그의 지휘하에서 이뤄진 것이며, 농담같지만 플레이스테이션의 패드 디자인은 오가 노리오의 압력을 업은 디자인 팀의 노력없이는 아마 쿠다라기 켄의 주장대로 패미컴처럼 평평한 모양의 패드가 되었을 것이다(듀얼쇼크때문에 좀 불편하긴 했지만 최초의 듀얼 쇼크 없이는 정말 편했다).

    그는 CD의 아버지로도 알려져 있다. 컴팩트 디스크의 규격 시간을 정하는데 카라얀과 욕탕에서 대화를 하며 담소를 나누며 필립스와 씨름을 한 사람으로 유명하며, 또 MD를 만든 사람으로도 알려져 있다. 미니디스크에는 끝까지 지문을 묻히지 말아야 한다고 보호 케이스를 씌우고 ATRAC과 SCMS(Serial Copy Management System; 디지털로 녹음한 음원의 디지털 재 녹음을 방지하는 복제 방지장치)를 도입하는데 성공한 이이기도 하다. 그는 끝까지 바득바득 플레이스테이션 디스크에도 보호 케이스를 씌워야 한다고 우겼으나 위의 컨트롤러 패드에서 져주는 대신, 그리고 양산 비용도 감안해서 역시 그건 무리라고 생각했는지 이건 넘어가버리게 된다(오가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 없지만 훗날 PSP에서 실현된다).

    그는 소니의 브랜드를 매우 소중히 여겼으며 잡스 못지않게 세세한 부분까지 지X맞은 CEO였다. 이전의 모리타 아키오나 이부카 마사루가 외교가(diplomatist)와 발명가(inventor)의 재질이 있었다면 오가 노리오는 잡스와 마찬가지로 지휘자(conductor)의 자질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헬리콥터를 타고 날아가면서 추락해 죽을 뻔하면서도(이후로는 다신 타지 않았다고 한다) 현장을 지휘하는 모습을 보더라도 말이다.

    소니의 몰락을 보면서 “왜 소니가 몰락했지?”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저런 말이 많다. 뭐 시대에 뒤쳐졌네. 뭐 여러가지 이유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삼성에는 (부정적이던 긍정적이던) 추진력을 가진 리더가 있었던 반면 소니에서는 오가 같은 이가 부재로 인해 없어져 버렸고. 그 동안 추진력을 잃고 실속한 반면 삼성은 열심히 달렸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된다. 어떻게 해야 1류가 될 수 있으며, 어떻게 해서 그것을 지켜나가는지, 어떻게 하면 그것을 잃는지 알 수 있다. 회장으로 물러났던 오가 노리오가 이데이 노부유키 사장에게 1990년대 후반에 했던 일갈이 있다.

    “이봐, 나는 CD를 만들었네, 나는 MD도 만들었고, 플레이스테이션도 만들었어. 그런데 자네는 뭘 만들었나?”

    이데이는 과연 무엇을 답했을까? 안도 쿠니타케는? 하워드 스트링거는? 만약 고인이 된 오가 노리오가 역대 소니 사장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한다면 무엇을 답했을까? 지금이라도 무언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소니다운, 그러나 전혀 새로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 있을까?

    물론 추진력을 가지고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오가 노리오가 있는 동안의 소니는 정말 미치도록 커져버렸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다. 얼마나 창의적이냐 얼마나 세세하게 얼마나 세심하게, 진중하게, 꼼꼼하게 살피는 리더이냐. 라는 것이다. 왜 천하의 스티브 잡스가 그를 살폈는지 잘 생각해볼 대목이 아닐까?

  • 이건희 회장 복귀, 삼성의 위기는 그게 아닌데?

    과거 저는 소니에 대한 환상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도 그럴것이 과거 소니의 위세는 대단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1990년대까지의 소니는 그야말로 ‘찬란했던’ 시기였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이견은 있으리라고 보지만 소니의 태동과 급성장은 모리타 아키오와  이부카 마사루, 두 창업자의 시절에 이뤄졌다라고 판단됩니다. 천부적인 기술자며 애국자였던 그들의 리더십 하에 소니의 절반은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완숙시킨것은 그를 이어 사장이 된 오가 노리오입니다. 오가 노리오는 두 창업자가 살아 있는 동안에 그들의 직접적인 간택을 받아 경영에 참여한 케이스입니다. 그는 기술자도, 경영자도 아닌 음악가출신이었지만, 그가 훗날 이데이 전 소니 명예회장에게 “나는 컴팩트 디스크를 만들었어, 미니디스크를 만들었어, 8mm 비디오를 만들었어, 플레이스테이션을 만들었어, 자넨 도대체 뭘했나?’ 라고 호통을 칠 정도로 그는 한창때의 ‘최첨단’의 상징을 지휘하던 그야말로 소니의 첨병이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창업자가 사망하고 오가 회장이 물러나자 소니는 기울더니 이데이 회장이 내려올 무렵이 되더니 급속히 몰락해버렸습니다. 그나마 ‘소니니까’ 이정도 버티는거 아닌가 싶을정도로.

    이건희 회장(직함이 뭐든 간에; 이하통일)이 돌아왔습니다. 이 회장이 삼성을 급속히 성장시켰는지 모릅니다. 삼성은 소니의 모습을 잘 봐둘 필요가 있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이 위기인건지 헛갈리긴 하지만 설령 위기라손 치더라도 그 위기는 이건희 회장이 돌아온다 해서 극복이 될지 의문입니다. 도요타 사태를 들먹이는데 도요타 최대 위기가 창업자 손주인 도요다 회장 치하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기억합시다. 오히려 이건희 회장은 삼성이 자신없이도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전문 경영인과 전문 기술인에 의해 굴러가는 투명하고 전문적인 회사가 되도록 해야하지 않을까요?

    다 집어치우고, 온갖 부정으로 인해 기소당하고 다른 사람이라면 진즉에 형을 살아야 할 것을 경제에 대한 공로로 ‘봐줬습니다’. 좌/우/진/보에 따라 옳으니 그르니 이견은 있어도 그가 삼성의 총수였으니 봐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면 그걸로 끝났어야 마땅합니다. 은퇴도 아니고 직장인으로 따지면 징계면직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징계로 짜른 사람도 여차하면 채용하는겁니까?
     
    이 회장 복귀를 다룬 오늘 MBC 9시 뉴스 꼭지를 보니 기가 찬 분석이 있었습니다. 회장 복귀를 해서 평창 올림픽 유치에 힘이 쏟아진답니다. 어처구니가 이쯤되면 증발해버릴 지경입니다. 이 MBC가 어제 PD수첩에서는 도요타의 후진성을 깠습니다. 내가 보고 있는게 같은 회사방송이 맞는건지. 참 요지경 아닌가요?  

  • Windows 7에서 소니 IC레코더 사용하기

    SX 시리즈를 비롯한 소니 IC 레코더에는 Digital Voice Editor가 있어야 합니다. 소니에서는 Digital Voice Editor 3.3부터 Windows 7(32/64bit) 지원을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만약 업그레이드가 필요하시다면 이 링크를 통해 받으실 수 있습니다. 아마, 잘 될거라고 봅니다만, 저 같은 경우에는 한가지 문제를 겪었습니다. Digital Voice Editor 인트로 화면이 나오고 에러가 나서 종료되는 현상이었는데, 이 경우에는 Digital Voice Editor 아이콘을 오른쪽으로 선택하신 다음 등록정보에서 호환성 탭을 누르고 Windows XP(서비스팩 3)을 선택하시면 무리없이 작동할 겁니다.  

  • 휴대폰의 스펙다운 – 편하게 가는 혁신 태만의 결과

    휴대폰의 스펙다운 – 갈라파고스는 만들어진다 에서 과분한 인기를 받았다. 이글은 트위터나 각종 휴대폰 관련 사이트에 입소문을 타고 전례가 없을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특히 드림위즈의 이찬진님께서 트윗을 하셔서 수많은 리트윗을 낳아, 하루동안 트위터에서 트래픽이 몰리는 일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호응에 감사를 드린다.

    오늘 이자리에서 논하고자 하는 것은 엔지니어링에 관한 것이다. 엔지니어링의 혁신에 대해서 다루는 글이 될 것이다. 엔지니어링에 있어서 혁신의 방향은 크게 두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첫번째는 점증형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말그대로 어떤 골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점증형 이노베이션의 대표적인 예를 ‘황의 법칙’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회사는 이 점증형 혁신에 있어서만큼은 우등생이라고 볼 수 있다. 9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몇메가비트의 DRAM을 만들었느냐가 뉴스가 되었고, 삼성이 일본 업체를 앞서서 세계최초로 256Mbit 512Mbit DRAM을 만들었더라 하면, Mbit와 MB도 구분 못하는 일반 대중들한테 나팔을 불어댔던 것을 잘 알것이다. 요즘은 DRAM에서 LCD 쪽으로 옮아가는 형국이다. 몇m의 글라스에서 몇 인치짜리 디스플레이가 몇개가 만들어지는지 같은. 한국업체, 특히 삼성전자는 다시 말하지만 이 분야에 있어서는 우등상을 타도 아깝지가 않다.

    그리고 한가지 다른 이노베이션의 방향이 있는데 그것은 한도형이다. 명칭 자체는 곰곰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개념을 어떻게 잘 전달하느냐를 고민하고 싶지만, 일단 개념 자체를 설명하자면 말그대로 점증형의 반대 개념이다. 예를 들어 점증형이 어떠한 목표(goal)을 향해 증가한다면, 한도형은 어떤 형태의 목표(한도)를 세우고 그것에 맞추어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다. OTP(One Time Password) 발생기를 예를 들어보자, 보통 OTP는 동글(dongle)형태인데, 이것을 휴대하려면 따로 들고 다니던가, 아니면 어떤 물건에 매달아야한다. 키체인이나 휴대폰 스트랩 홀더 같은. 그러나 기존의 보안카드는 지갑에 수납이 가능하다. 번거롭게 무언가에 매달 필요가 없다. 그래서 똑똑한 엔지니어들이 카드형태의 OTP를 만들어냈다. 카드형태의 OTP는 지갑에 기존 보안카드처럼 수납이 가능하다. 값이 두배가량 비싸지만 이 카드형 OTP는 인기가 있어서 구하기 쉽지 않다.

    이러한 것은 여러 군데에서 발견 할 수있는 형태의 것이다. 즉, 점증형이 어떤 수치의 상한을 깨기 위해서 노력한다면, 한도형 이노베이션은 어떤 형태나 수치, 즉 규모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운신의 폭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이노베이션은 한도를 인정함으로써, 발생하는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한도형 발전은 엄연히 존재하는 혁신의 한 형태이며, 이런 혁신은 주로 고도의 창의력과 엔지니어링 능력이 요구되는 형태로 주로 구미 선진국이나 일본 업체들이 이런 일에 능하다. ‘서류봉투에 넣을 수 있는 컴퓨터’란 모토로 만든 맥북 에어는 그 엉뚱함과 말도 안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세간에 두루 회자가 되었고, 청바지의 작은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MP3 플레이어를 만들겠다는 모토로 키노트에서 사람들을 경악시킨 iPod nano를 가능케 했던 것은  ‘늘 하듯이’ 대용량 플래시 메모리를 삼성에서 만들어 말도 안되는 가격에 대량 공급했기 때문이지만, 정작 그 메모리를 써서 청바지 주머니에 들어가게 MP3를 만든 애플이 세계 MP3 시장을 석권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야말로 재주는 곰이 부르고 왕서방이 돈을 쓸어담는다는 말은 이럴때 쓰는것이다. 승승장구하는 iPod nano를 보면서 당시 언론은 삼성의 메모리 사업부가 한국 MP3 플레이어 시장을 고사 시키네 마네 하면서 한동안 입방아를 찧었다. 아마 삼성의 MP3 사업부는 메모리 사업부를 보면서 이를 부드득 갈았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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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od nano가 처음 스티브 잡스의 청바지 주머니에서 나왔을때 나 혼자만 경악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 삼성은 메모리성 반도체는 일등을 하는데 비메모리 반도체는 늘 후발주자라는 말을 한다. 인텔의 예를 들어보자, 인텔은 무어의 법칙을 따르기 위해서 꾸준히 CPU의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여나가고 있다. 몇년전에 더 이상 집적도를 올리는것은 전기적인 특성이 어쩌구 저째서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그말이 돌던때 CPU 공정이 미크론 단위였는데 지금은 nm 단위로 내려가고 있다. (수치는 자세히 기억이 안난다, 컴퓨터에 담을 쌓은지 좀 되서)

    휴대폰 이야기를 하는데 혁신의 두가지 유형을 구분하여 굳이 이야기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업체가 휴대폰을 스펙다운 하는 이유로써 드는 단골 핑계를 공격하기 위해서다. 스펙다운을 하는 가장 흔한 핑계는 한국 시장에 맞는 기능, 요컨데 DMB나 고해상도 액정 같은 기능을 넣기 위해서 해외 모델에 있는 어떤 특정한 기능을 구현할 여지(공간)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 업체는 예의 점증형 혁신 모델에는  우수생이지만, 한도형 혁신에는 열등생인 셈이다. iPod nano의 예는 이를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다. 내가 마지막으로 쓰던 CDP의 예를 들어보자, D-NE20이라는 형태의 CDP이다.사용자 삽입 이미지이 CDP의 경우 제조 당시 세계 최소/최박/최경량이라는 세가지 혁신을 낳은 기종이다. 케이스와 픽업, 배터리를 넣을 공간을 제외하면 하나의 군더더기가 없는 모델이다. 당시까지 CDP는 보통 배터리 지속시간의 이유로 두개의 납작한 Ni-MH 배터리를 픽업하단에 있는 컴파트먼트에 삽입하도록 만들어 졌는데,  이 기종은 두께와 크기를 줄이기 위해서 하나만을 사용하도록 만들어졌다. 어떻게 하면 CD가 들어가는 크기를 유지하면서 작고 가볍게 만들 것인가 하는 고심이 엿보이는 디자인이었다. 사진에는 이 CDP의 앞면이  나와있는데 이 제품의 뒷면은 그림과 같이 픽업 구동부가 있는 경첩부와 아랫측에 배터리실을 넣을 구석외에는 없다. 그야말로 CD가 들어가는 ‘한계’가 있는 이상, 가장 극단을 달린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지금이야 종이 호랑이라는 소니지만, 이런 집요함과 무서움이 있는, 이런 곳에 장기가 있는 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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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9mm라는 두께의 신제품 바이오 X 시리즈, 97년 소니가 보랏빛 바이오 X505 시리즈 랩톱을 내놨을때 경악했던 기억의 기시감을 낳는다.
     이쯤 되면 내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지도 모르겠다. 첨단 기술은 단순히 점증시킨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iPod nano의 예에서도 보듯이 한계를 인정하고 그 한계안에서 극복을 하면서도 발전이 이뤄지는 것임을 말하고 싶다. 어떤 한계를 들어 거기서 포기하는 것은 엔지니어의 태만이요, 수치이며, 자격 미달이다. 삼성을 비롯한 우리 업계는 1류를 표방하지만 단순히 점증형 혁신의 우등생이라고 해서 1류가 될 수는 없다. 소니가 한계형 혁신의 우등생이지만 종이호랑이가 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1류가 되려면 두가지 혁신을  다 아우르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드에 넣을 구석이 없으니까 포기하다보면, 점점 뒤쳐질 수밖에 없다. DMB를 넣으면서 기능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원칩화를 시키든 복층화를 시키든 해서 꾸겨 넣을 방안을 궁리해야한다. Wi-Fi 같은 ‘만만한’ 것을 뺐기에 망정이지 예를 들어서 모뎀칩같이 빼도박도 못할 것이 부피가 늘어난다거나 아니면 해외에서 어떤 신기술이 생겨서 무언가 지금보다 더 꾸겨넣어야 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오, 쏘리 크기가 한정되어서 못집어넣었어요.’ 할것인가? 말도 안되는 변명이 될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그런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는 회사와 엔지니어가 우리나라 초일류 기업이며, 그 기업에서 최고 대우를 받는 엔지니어라는 것이다. 나는 솔직히 이점이 깝깝하다.   

  • 한국 현지 법인이 보따리 상이란 소리를 듣는 이유 3

    지난번에도 한국 현지 법인이 보따리상이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바가 있다. 그 얘기를 내 친구에게 해주었더니 이런 말을 했다. 솔직히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투셰’를 속으로 외쳤다.

    “한국에서 팔리는 양이 적다면, 한국에서 파는 제품의 단가가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 아닌가?”

    맞는 말이다. 그때는 어떻게 넘어갔는지 모르지만 내가 스스로 생각을 좀 해보니까(그만큼 내가 허를 찔렸다는 얘기도 되고)… 결국은 그 문제는 달리 얘기하면, 한국에서 많이 팔리면 값이 떨어질까라는 얘기도 된다.

    솔직한 말로, 제대로 된 사업체라면, 자사의 제품을 많이 팔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그 시장이 만약 정말로 공략해야할 가치가 있는 시장이라면 출혈을 불사해가면서까지도 시장에 연착륙하며 진입하기를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아마 한국의 현지법인들은 정말 쉽게 쉽게 장사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린것 같다.

    요컨데 제품이 안팔리면 팔리게 가격을 내리거나 제품을 홍보하거나 하는것이 기본적인 상식이다. 텔레비전이나 MP3P 등을 예로 들어보자, 이미 세계적인 제품들이 소니를 비롯한 일본 제품 보다 저렴하게 나와 있고, 딱히 드러나는 차이가 없거나 있더라도 그 가격만큼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한국시장에서 장사할 의지가 있다면 한국 시장에 가격이나 사양을 맞춰야 한다. 마치 미국에서 현대차 팔리듯이 말이다. 그런데 그러려는 의지는 일절 보이지 않고, 그러다보니 팔리지 않고, 그 제 비용을 본사에서 청구하지도 않고… 마침 한국내에서 ‘수입 프리미엄’에 편승해서 값을 올려서 보전하는 아주 편리하고 악독한 상술 아닌가.

    이런 수입상들에게는 대책이 없다. 몽둥이 뿐이다. 솔직히 혼좀 나봐야 한다. 한국에서는 비싸도 외제니까 팔린다 라던지… 브랜드 이미지, 일본이나 도이치 같은 국가 이미지에 편승해서 프리미엄을 너머선 ‘바가지’를 씌운다던지, 판매량을 신장해서 사업을 성장시키려는 생각 없이 안이하게 기존 고객이나 그 제품을 써야만 하는 고객에게 전가시키는 행위는 정말 근절해야만 한다.

    솔직히 수입업체 욕을 많이 해왔지만 그렇지만 않은 회사도 있어서 인상적이다. 바로 한국닌텐도이다. 뭐 게임큐브 호환이니 지역코드니 해서 욕을 하긴 했어도 Wii나 DS의 가격 책정은 매우 합리적이다. 요컨데 소비세 포함 25,000엔의 위를 한국에서 229,000원에 정가에 판매한다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환율을 생각해보면 당장 계산이 틀어진다) 일단 일본 자국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시장에 깔아서 다분히 시장을 열어서 돈을 벌겠다는 ‘개척정신’이 느껴진다. 물론 게임 비즈니스라는게 하드웨어를 밑지고 소프트웨어에서 번다지만, 한국닌텐도의 가격을 보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어느쪽으로보나 물론 ‘로컬라이제이션’ 문제는 차처하더라도(그것도 기실 기존 수입업체 입장에서 보면 비용이다) 일본에서 수입한 제품을 사는게 아니라 한국 닌텐도 제품을 사는것이 낫다. 게다가 소프트웨어를 자사 플랫폼으로 낼때 100% 한글로 퍼블리싱하도록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거품없는 가격에 한국 실정에 가장 알맞도록 맞춰진 제품을 살 수 있다…
     
    한국 닌텐도는 엄청난 광고 예산을 쏟아부어서 TV등 각종 매체에 자신들의 플랫폼을 홍보해서 미디어에 노출되는 어지간한 젊은이들이라면 저게 뭐하는 것인지 확실히 알게끔 해서 소수의 게이머들의 시장에서 대중적인 시장으로 시장을 넓혔고 이익을 늘렸다.  

    한국닌텐도가 이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지만 있다면 결국 소니든 어떤 회사든 한국에서 좋은 가격으로 판매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국 시장이 맛이 없으면 먹지 말라. 다만 한국 시장에서 밥을 얻어먹으려면 한국 시장의 식구로써 정정당당하게 참가해야되지 않겠는가?

  • Sony IC 레코더 – ICD-SX88

    메모를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요컨데 매일 적는 메모는 나의 블로깅의 원천이고, 나의 비망록이며, 나의 생각의 발자취이다.
    나는 메모로 읽은 책(만화책을 포함하여)과 영화와 감상을 적고, 떠오른 생각과 체중과 몸무게 그리고 혈압 등의 건강 정보를
    적어둔다. 이렇게 되면 굳이 시간을 내서 내 생각을 일기라는 형태로 정리해서 적을 필요가 없다. 여하튼 메모는 중요하다. 이젠
    강박에 가까워서 메모를 해두어야 안심이 된다. 대신 안심은 절대적이다. 꼼꼼히 메모해 두면 나는 안심하고 잊을 수 있다.
    이쯤되면 기억하기 위해서 메모하는 것이 아니라, 잊기 위해서 메모하는 것이라는 ‘메모의 기술’의 저자의 말에 더이상 동감할 수가
    없다. 나는 처음에는 일일 수첩의 메모란에 적었다가, 보존성과 휴대성 때문에 이런 저런 메모 장소를 찾다가 결정된 나의 검은색
    몰스킨 노트는 꾸준히 적는 나의 메모 겸 일기로 차고 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다. 아무리 휴대가 쉽고
    간편한 포켓 사이즈의 노트라 할지라도 펼쳐야 되고, 또 사용이 간편한 굵은 촉의 노크식 볼펜이라 할지라도 노크를 눌러서 펜심을
    꺼내야 노트가 된다. 펼쳐서 책갈피를 한 장소를 펼쳐 빈 장소에 노트를 적을 때 즈음이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물론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 다시 떠오를 때가 많다.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은 경우, 특히 그 아이디어가 내 생각에 꽤 괜찮아
    보였다면. 그 아쉬움은 마치 다낚은 고기를 놓치거나, 모처럼 베스트 샷이 찍혔는데 사진이 흔들려버린 것 같은 커다란 아쉬움을
    준다.

    나는 특이한 버릇이 있다. 홀연히 말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상대가 있던 혹은 없던 간에 나는 말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어릴때부터 생활기록부를 뒤져보면 나는 항상 말을 조리 있게 잘한다는 소릴 들었다. 나는 말을 조리있게 하기 위해서 생각을 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생각한다. 글을 쓰는것과 기본적으로는 같지만 글은 문법이나 어법에 맞추어 써야 하고 일정한 수준의
    논리 정연함을 갖추어야 하며, 또 글을 잘 쓰는것과, 말을 잘하는 것은 100% 같은 것은 아니다. 물론 글은 손으로 쓰는것이고
    말은 입으로 하는데, 말이 나오는 입의 속도는 글을 쓰는 손의 속도를 압도하고, 또 말로는 굳이 단어나 표현을 엄선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이렇게 누군가를 위해 설명하거나 설득하면서 얻는다. 마치 친구를 가르쳐 주면서 공부가 되는
    것처럼, 어떤 개념을 이미 알고 있다거나 하더라도 그것을 입을 통해서 해설함으로써 훨씬 더 정확하게 정립되고, 내가 모르는
    부분까지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보이스 레코더(혹은 IC 레코더)를 구하게 되었다. 주머니나 손에 휴대하다가 필요할 때 녹음 버튼을 누른뒤에 떠오른
    생각이나 본 정보를 녹음 해둔다. 그런 뒤에 나중에 시간이 나면 천천히 메시지를 들어보면서 글이나 메모로 적어 두는 것이다.
    이어폰을 꽂아 들으면서 타이프를 하거나 노트에 옮겨 적는 것이다. 원본 내용은 파일에 남아 있으므로, 제목을 붙여두었다가
    언제든지 다시 들어 활용할 수도 있고 다른 이에게 전달 하는 것도 간단하다.

    요컨데 제3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도 매우 편리하다. 전달하고자 하는 말을 녹음 해두었다가 전달 해줄 사람 앞에서 재생해
    주거나, 혹은 전송해주는 것이다. 문자로 해봐야 자필인 경우, 그 사람의 필적만을 전해줄 수 있고, 프린트하거나 휴대폰 혹은
    이메일의 경우에는 그저 문자 량에 상당하는 내용 이상은 전달 할 수 없다. 전언인 경우에는 길이도 문제가 되지만 그 정확성
    조차도 차이가 나며, 보존성은 제로다. 하지만 음성을 통한 전달은 정확성에서 추종이 불가능하며, 표정이나 음성의 톤과 억양 등을
    통해서 훨씬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그 보존성 또한 뛰어나며 그 정보의 왜곡 또한 억제되어있다. 나는 전화 음성을
    녹음할 수 있는 조그마한 골전도 마이크를 같이 하나 구입했는데 이를 이용하면 깨끗하게 전화 상대방의 메시지를 녹음해서 제3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물론 기록용으로도 일품이다)

    음성을 그대로 기록함으로써 생기는 활용처는 사실 무궁무진하다, 그중에서 내가 사용하는 것을 소개 해주자면, 강의 녹음이다.
    수업시 발표자의 뉘앙스와 표현을 그대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복습효과가 높다. 노트 테이킹을 시도해보기는 하지만, 일단 나는
    메모나 하이라이트를 치는 정도는 할 수 있지만, 두시간 수업의 자료를 빠짐없이 세심히 노트하거나 아니면 요점만 추려 노트하는
    것은 자신이 없다.  하지만 결국 변함 없는건 발표자가 강의한 정보가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발표한 정보를 다시
    그대로 들을 수 있다는건 경쟁력이 된다.

    그렇지만 노트도 그렇고 메모도 그렇고 영상수단도 그렇고, 역시 오디오도 그렇고, 모든 기록 수단이 그렇지만 그것을
    리뷰(review)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메모는 쓱 읽을 수 있지만 오디오는 시간이 걸린다. 아무리
    확실하게 오디오로 강의나 생각을 녹음해두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다시 듣거나, 들은 뒤에 문서화 해두지 않으면 안된다. 그점은
    확실히 단점이다.

    그런면에 있어서 소니의 IC 레코더 ICD-SX88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전원버튼이 따로 없이 그냥 레코드 버튼을 누르면 바로
    녹음이 될 뿐 아니라 녹음만을 위해서 특화되어 있다. 녹음의 질은 마이크에도 크게 좌우되는데 감도가 좋은 세개의 마이크가
    달려있어, 두개는 평상시 스테레오 녹음에 사용되고, 하나는 지향성 마이크로서 사용이 되어 향하고 있는 방향의 소리를 중심적으로
    채록한다. 시끄러운 장소에서 도움이 많이 된다. 감도가 좋아서 굳이 켜지 않아도 10m 정도 거리라면 굳이 크게 말하지 않아도
    분명하게 알아 들을 수가 있고, 교수들이 수업할때 처럼 크게 말하는 경우에는 꽤 큰 강의실에서도 문제가 전혀 없다. 스테레오
    모드로 녹음하면 마이크의 위치를 중심으로 좌우로 움직이는 것과 거리감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다.

    크게 도움이 되는 기능은 앞서서 설명한 지향성 마이크 기능이고 그 다음으로 유용한 기능은 DPC(Digital Pitch
    Control)와 Digital Voice Up 기능이다. 전자는 내가 음성으로 기록을 남길 때 고민했던 문제였던 시간 문제를
    해결해 준다. 재생을 느리게도 해주고 빠르게도 해주는 기능인데 디지털 기술로 재생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함으로써 생기는
    음의 높낮이의 변화를 완화 해준다. 따라서 거의 내추럴한 피치로 속도만 느리게 해서 받아적을때 타이프 속도에 맞출수도 있고,
    혹은 속도를 1.5배에서 2배 정도로 빠르게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 동안 복습을 할 수 있다. 한번 들은 수업이므로 속도가 좀
    빨라져도 이해하는데 커다란 지장이 없다. 후자는 전반적으로 음성을 키워주지만 큰 음성은 약간만, 작은 음성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증폭 시켜주어 멀리 있거나 작은 소리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십수m 떨어진 곳에서 화이트보드에 마커펜이 닿는
    소리도 녹음이 될 정도로 섬세한 마이크를 가지고 있지만, 언제나 필요할 경우가 있을 것이다. 소니 IC 레코더 홈페이지를 가보면
    예를 잘들었는데, 요컨데 질문자 가까이에 마이크를 두고 녹음을 하는데 저 멀리 청중이 질문을 하는 경우, 녹음을 해도 잘
    안들리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 이 기능을 사용하면 작게 녹음 된 소리도 잘 들린다(물론 상대적으로 잡음도 늘어나지만).

    컴퓨터에 연결해 USB로 충전하는 니켈 수소 배터리는 십수시간을 녹음할 용량이고, 긴급시에는 AAA 배터리 두개를 넣으면 작동가능하다. 메모리는 최고음질로도 수십시간 녹음할 수 있다. 만약 스테레오를 포기하거나 음성이나 강의 회의 등 음질이 조금 희생되어도 괜찮다면 시간을 더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컴퓨터로 전송해서 보관할 수 있으므로 괜찮다. 전용 코덱을 사용하는 탓에 윈도우 컴퓨터에서 전용 소프트웨어 Digital Voice Editor 3 을 이용하여야만 하지만 MP3나 다른 코덱으로 변환은 빠르고 쉽다. 윈도우와 DVE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레코더 내의 소리를 전송할 수 없다는 문제를 제외하면 괜찮다. 소프트웨어는 기능이 괜찮은 편이고, 플레이 기능 등은 편리하다. 꽂으면 파일을 저절로 복사해주는 기능도 괜찮고, 보이스 레코더에서 사용가능한 앞서 언급한 DPC나 Digital Voice Up 모두 소프트웨어에서도 구현되어 있어 굳이 본체에 옮기지 않고도 효과를 사용할 수 있다.

    아, 아까 북마크 기능과 분할 기능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강의의 토픽이나 주제가 바뀌는 부분에서 분할을 누르면 녹음중에 파일이 변경되어 편리하다. 그리고 또 강의 같이 긴 내용을 듣다보면 한꺼번에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중요한 부분도 있는데 한군데 뿐이지만 북마크를 할 수 있어서 마크 해둔 부분으로 빠르게 이동해서 계속 들을 수 있어 편리하다.

    소니의 테이프 레코더 중에서 카세트 테이프를 사용하는 제품은 찍찍이라는 별명으로 어학기로 사용되었는데 나도 많이 애용했다. 테이프를 속도를 달리해서 들을 수가 있어서 였고 플레이 버튼이 눌린 상태로 뒤로 돌아가 재생할 수 있어 반복에 편리하기 때문이었다. 근데 요즘 보면 많은 어학교재가 테이프 보단 MP3를 제공하는 편이다. 학생도 선호하는 편인데, 이 제품은 어학기기로도 매우 훌륭하다. 찍찍이를 쓰듯이 리뷰 버튼을 누르면 앞으로 가고 포워드 버튼을 누르면 뒤로 간다. Easy Search 모드를 켜두면, 우선 지정해둔 시간 만큼 버튼 한번만 누르면 되돌아간다. 버튼 한번만 누르면 된다. 반복해서 듣기 편리하다. 또 A-B 리피트 버튼이 따로 있어서 반복해서 듣고 싶으면 시작부분에서 버튼을 누르고 끝부분에서 다시한번 누르면 몇번이고 반복된다. 디지털이므로 되감기도 필요 없고 소리도 안들려서 매우 쾌적하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피치가 올라가거나 내려가지 않아서 찍찍이 보다 훨씬 좋다. 찍찍이로 150%를 하거나 50% 재생을 하면 틀림없이 형편없이 피치가 올라가거나 내려갈 것이다. 이 녀석으로는 세배속으로 해도 문제 없다(3배속으로해서 알아 들을 수 있을때 얘기지만).

    VOR 기능은 소니 녹음기에 많이 있어 왔으니 놀랄것이 없고, 방이 조용하면 괜찮은 편이다. 다만 멈추는데 무음 상태가 3초간 필요하고, 녹음이 약 한두박자 미묘하게 늦게 시작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앞에 한두음절이 잘리는 경우가 있다. 로컷 필터는 프로젝터, 풍절음, 에어컨 소리 등을 잘라주지만 저음도 상대적으로 희생이 된다. 그외에 중요한 기능은 마이크의 감도인데 기본은 High인데 조용한 방에선 Low로 하면 감도가 낮아지는 대신에 잡음은 적게 들리고 시끄러운 곳에서도 주변음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고 녹음이 된다. 구술 녹음이나 좁은 방에서 이야기 할때 쓰면 좋을 것 같고, High로 맞추면 반대가 된다. 감도는 높아져서 조용한 곳이나 넓은 곳에서 사용할 때 좋다. 잡음도 상대적으로 올라가지만 멀리에 있는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까 말한 지향성 마이크를 켜고 대충 향하면 모노로 녹음되지만 상대적으로 좁은 범위의 소리만 녹음이 된다. 뭐 전용 지향성 마이크는 아니라 건마이크 처럼 효율이 좋진 않다. 그냥 주위가 시끄러울 경우 가리키는 방향의 소리 근처 바깥은 약간 작게 들린다 정도…. 기대는 많이 했지만, 실망도 많이 됐던 기능으로 DPC와 디지털 볼륨업이 만족시켜준 반면 이건 좀 실망시켜준 기능. 하지만 의외로 마이크 성능이 멀리서 녹음해도 괜찮아서 무리는 없다.

    음악은 녹음해보지 않았으니 평가하긴 어렵지만 주파수대역이 80-20,000Hz라(뭐 동급 기종 중에서는 크게 나쁘진 않지만, 저음이 살짝모자르다)  스펙상으로는 조금 고려가 필요하다.

    여하튼 몇일간 수업을 듣고 여러 메모를 하고 블로그에 쓸 글감 몇개를 이 기계로 건졌으니 매우 만족한다. 27만원 가까운 값이라, 값비싼 장난감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