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코리아(+기타)가 보따리상 소리를 듣는 이유 2

아는 사람은 아는 얘기지만 텔레비전을 구매하기 위해서 몇달전부터 잠항중에 있었다. 일단 후보에 올려놓을 수 있는 제품은 현재로써는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으로 국한이 되고, 사실상 삼성과 LG, 그리고 소니 정도가 대안이 되는데… 일단 삼성과 LG, 그리고 소니의 제품의 대략적인 파악은 끝난 상태이다… 근데 다만 내가 구입한 텔레비전이 워낙 학을 띄게 불편한 설계가 되어 있는 까닭에 OSD나 메뉴, 리모컨의 모양새와 쓰임새 따위를 알아두고 싶었으나… 이걸 실기로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일단 가게에서 그렇게 하라고 내버려두지도 않을 뿐더러 한다 할지라도 상당한 양해가 필요하다. 그리고 가게에서 볼수도 없고, 또 점원이 얘기하지 못하는 함정같은게 존재하기 마련이다. 가령, 내가 가진 TV는 HDTV면서 720P를 인식하지 못하는 희안한 기종인데 어떤 점원도 이걸 얘기해주지 않아서 난처한적이 있다.?아무튼 여러가지 이유로 난 전자제품이나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제품을 구입할 때 카다로그만큼이나 매뉴얼을 잘 살펴보는 편이다. 자동차의 매뉴얼도 여러권 읽어보았다.?


그런데 유감스러운것은 소니 코리아를 비롯한 많은 보따리상 같은 현지 법인들은 한글 매뉴얼을 제공하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다. 내가 소니 코리아에 브라비아를 사려고 하는데 46X3000 모델의 매뉴얼을 좀 봤으면 좋겠다고 하니까, 그건 정품을 사서 등록을 한 사람에게만 제공이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답장을 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다른 물건, 요컨데 캠코더나 카메라, 워크맨 같은 것이라면 병행 수입 제품을 사서, 한글 매뉴얼을 써볼까? 하는 심산일 수 있겠지만, 텔레비전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서만 팔리는 한국 전용 사양으로, 어디에서도 정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매뉴얼을 구한다고 했더니 대답이 가관이다.?

설명서는 제품 가격에 포함된단다… 미쳐서… 그래 기가 차서 대답은 안했다만 여기서 지껄이면, 잘도 지껄인다, 그래서 소니 본사나 다른 전세계 소니 현지법인들은 흙파먹고 살아서 공짜로 설명서를 공개하는 줄아니? 실제로 보면 내가 산 보이스레코더도 핸디캠도 전부 다 일본에선 아무런 조건없이(심지어는 로그인 없이) 매뉴얼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그런데 한국에선 회원가입하고, 제품 시리얼 넘버를 등록해야 한단다…?

비단 소니 코리아에 한하는 문제는 아니지만 하는 얘긴데, 제품 설명서를 만들고 판매하는 비용은 물론, 제품 원가에 들어가기는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제품 판매 가격에 포함하라는 것은 아니다. 이상한 얘기로 들릴진 모르겠지만, 모든 제품 소유자(owner)는 소유자이기 이전에 다시 말해서, 구매자(buyer)였기 때문에 모든 소유자에게 설명서 비용을 떠넘기면서 모든 구매자에게 설명서를 제공하는 것은 정당하다. 아울러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업자는 그 제품의 설명서를 번역하는 비용을 제품 비용에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랬다고, 한국에서 팔고 싶으면 한국식에 맞추는 것은 당연하다. 소니를 예를 들면, 소니 제품 역시 자국과 미국에서 판매가격이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미국이 저렴한 경우를 간혹 볼 수 있는데, 한국식으로 계산하자면, 일본어 메뉴를 영어로 번역하고, 영어 설명서를 준비하고 미국 현지 서비스 센터를 준비하기 위해서 비용이 더 들어야 한다.?

아무튼 소니 제품이 한국에서 싼것도 아니고… 결국은 그 제품을 살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그렇게 박하게 구는걸 보니… 알만하다 싶었다. 뭐, 앞서 말했다시피 보이스레코더도 소니 코리아 제품인데, 매뉴얼이 흘린 커피에 젖어서 보기 흉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1만7천엔 정도에 파는걸 거의 2만 5~6천엔 상당의 금액을 주고 샀는데, 매뉴얼 한부 못구할까 싶어서 물어보니깐 다운받아 보란다…. 돌아버리겠다. 이십칠만원짜리 팔면서 거의 10만원 가까이 남겨쳐먹으면서도 설명서 하나 여분을 못주는데 사백만원 짜리 텔레비전에서 수입사 마진이 150만원이 넘는데 매뉴얼 한부도 더 못줄정도로 개같은 서비스를 보여주면 어쩌나 싶어서 걱정이 앞섰다.?

참고로 비단 소니코리아 뿐 아니라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이나 니콘코리아 같은 회사도 비슷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친구가 한국에서 산 내 EOS-20D를 빌려 일본에 갔다가 서비스가 필요해서 일본 도쿄 신주쿠 QR 센터에 가져가니 얼마나 친절하게 서비스해주는지 모르겠단다… 니네가 물건 떼다 파는 보따리상이 아니라 정말 본사의 출자 현지 법인이라면 그런식으로 장난하는거 아니다….?

오늘 공정위에서 병행 수입을 장려하겠다고 했는데… 한번 잘들 해보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