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지 법인이 보따리 상이란 소리를 듣는 이유 3

지난번에도 한국 현지 법인이 보따리상이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바가 있다. 그 얘기를 내 친구에게 해주었더니 이런 말을 했다. 솔직히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투셰’를 속으로 외쳤다.

“한국에서 팔리는 양이 적다면, 한국에서 파는 제품의 단가가 올라가는 것이 정상이 아닌가?”

맞는 말이다. 그때는 어떻게 넘어갔는지 모르지만 내가 스스로 생각을 좀 해보니까(그만큼 내가 허를 찔렸다는 얘기도 되고)… 결국은 그 문제는 달리 얘기하면, 한국에서 많이 팔리면 값이 떨어질까라는 얘기도 된다.

솔직한 말로, 제대로 된 사업체라면, 자사의 제품을 많이 팔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그 시장이 만약 정말로 공략해야할 가치가 있는 시장이라면 출혈을 불사해가면서까지도 시장에 연착륙하며 진입하기를 바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아마 한국의 현지법인들은 정말 쉽게 쉽게 장사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린것 같다.

요컨데 제품이 안팔리면 팔리게 가격을 내리거나 제품을 홍보하거나 하는것이 기본적인 상식이다. 텔레비전이나 MP3P 등을 예로 들어보자, 이미 세계적인 제품들이 소니를 비롯한 일본 제품 보다 저렴하게 나와 있고, 딱히 드러나는 차이가 없거나 있더라도 그 가격만큼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한국시장에서 장사할 의지가 있다면 한국 시장에 가격이나 사양을 맞춰야 한다. 마치 미국에서 현대차 팔리듯이 말이다. 그런데 그러려는 의지는 일절 보이지 않고, 그러다보니 팔리지 않고, 그 제 비용을 본사에서 청구하지도 않고… 마침 한국내에서 ‘수입 프리미엄’에 편승해서 값을 올려서 보전하는 아주 편리하고 악독한 상술 아닌가.

이런 수입상들에게는 대책이 없다. 몽둥이 뿐이다. 솔직히 혼좀 나봐야 한다. 한국에서는 비싸도 외제니까 팔린다 라던지… 브랜드 이미지, 일본이나 도이치 같은 국가 이미지에 편승해서 프리미엄을 너머선 ‘바가지’를 씌운다던지, 판매량을 신장해서 사업을 성장시키려는 생각 없이 안이하게 기존 고객이나 그 제품을 써야만 하는 고객에게 전가시키는 행위는 정말 근절해야만 한다.

솔직히 수입업체 욕을 많이 해왔지만 그렇지만 않은 회사도 있어서 인상적이다. 바로 한국닌텐도이다. 뭐 게임큐브 호환이니 지역코드니 해서 욕을 하긴 했어도 Wii나 DS의 가격 책정은 매우 합리적이다. 요컨데 소비세 포함 25,000엔의 위를 한국에서 229,000원에 정가에 판매한다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환율을 생각해보면 당장 계산이 틀어진다) 일단 일본 자국보다도 저렴한 가격으로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시장에 깔아서 다분히 시장을 열어서 돈을 벌겠다는 ‘개척정신’이 느껴진다. 물론 게임 비즈니스라는게 하드웨어를 밑지고 소프트웨어에서 번다지만, 한국닌텐도의 가격을 보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어느쪽으로보나 물론 ‘로컬라이제이션’ 문제는 차처하더라도(그것도 기실 기존 수입업체 입장에서 보면 비용이다) 일본에서 수입한 제품을 사는게 아니라 한국 닌텐도 제품을 사는것이 낫다. 게다가 소프트웨어를 자사 플랫폼으로 낼때 100% 한글로 퍼블리싱하도록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거품없는 가격에 한국 실정에 가장 알맞도록 맞춰진 제품을 살 수 있다…
 
한국 닌텐도는 엄청난 광고 예산을 쏟아부어서 TV등 각종 매체에 자신들의 플랫폼을 홍보해서 미디어에 노출되는 어지간한 젊은이들이라면 저게 뭐하는 것인지 확실히 알게끔 해서 소수의 게이머들의 시장에서 대중적인 시장으로 시장을 넓혔고 이익을 늘렸다.  

한국닌텐도가 이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지만 있다면 결국 소니든 어떤 회사든 한국에서 좋은 가격으로 판매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국 시장이 맛이 없으면 먹지 말라. 다만 한국 시장에서 밥을 얻어먹으려면 한국 시장의 식구로써 정정당당하게 참가해야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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