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을 주고 산 아래아 한글을 계속 써야 하나 고민하는 곰

    예전에도 적었지만, 한컴독스의 기업용 서비스를 가입해서 쓰고 있습니다. 한편, 컴퓨터의 부팅 드라이브 SSD가 사망 일보직전이었던 관계로 교체를 했습니다만, 윈도우에 아래아 한글을 설치하며 뭔가 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른 소프트웨어는 아이콘이 다 보이는데, 한글의 아이콘만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글이 깔리지 않은건 또 아닙니다. 재주껏 실행해보니 실행은 잘됩니다.

    그래서 한글과컴퓨터… 아니 한컴에 전화를 해봤더니 “혹시 한글 이외의 언어 로캐일로 윈도우를 사용하시지 않느냐”면서 “한글 로캐일이 아니면 한글의 바로가기가 보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더군요. 이게 뭔 개소리야. 싶었지만 알겠다고 하고 끊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필요로 인해서 회사용 컴퓨터들이 전부 영문 상위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거지같은 한국 Microsoft의 번역 탓이지요) 결국, 이거 때문에 OS 로캐일을 잠시 변경해야 하나 싶어지니 골이 아파오더라고요.

    결국에 어떻게 했냐고요?

    여담인데, 이 문제로 한컴에 전화한 밤, 동생도 아래아 한글로 곳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 아래아 한글 논란이 있고나서 동생을 보노라니

    얼마 전에 Threads에서 아래아 한글과 관련해서 논란이 있었나 봅니다. 저도 저 나름대로 수저를 얹어서 생각을 Threads에 적긴 했는데요. 그 이후로 동생 녀석이 오늘 늦게 귀가를 해서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회사 메신저와 네이버 웍스와 아래아 한글을 띄워 놓고 죽어라 타이핑을 하고 있었습니다.

    유심히 살펴보니, 아래아 한글로 작성된 파일을 수정하고 있었는데요. 이게 아주 죽여주는 상황이었습니다.

    1. 네이버 웍스 드라이브에서 파일을 다운로드합니다.
    2. 그리고 수정을 합니다.
    3. 편집이 끝나면 저장해서 네이버 웍스에 올립니다.
    4. 상대편에서 수정과 함께, 피드백이 옵니다.
    5. 다시 파일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6. 편집 합니다.
    7. 다시 파일을 저장해서 네이버 웍스에 올립니다.
    8. (계속 반복 중)

    이쯤 되니 기함할 수 밖에요. 드롭박스는 물론이요, Microsoft Office와 통합된 OneDrive나 SharePoint를 이용하면 데스크톱에서도 파일 하나를 열어놓고 동시에 수정이 가능합니다. 십수년 전 부터 이 분야야 말로 Google의 독무대 였습니다만, 마이크로소프트가 피를 쏟는 노력 끝에 많이 따라 잡았습니다.

    물론, 한컴의 구독형 클라우드 서비스인 한컴독스를 사용하면… 한글 2024를 통해서… 가 아니라 웹을 통해서 공동 작업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동생의 회사에서 1명당 1만원 남짓하는 라이센스 요금을 달달이 더 내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아래아 한글이 한글과 우리 말글 사정에 최적화 되어 있으며, 공공기관/공기업직원들의 마법과 같은 공문서 작업에 최적화되어 있고, 표와 조판 기능이 Microsoft Word가 비빌 데 없이 훌륭하고, 등등을 다 떠나서 21세기의 이런 기초적인 협업 기능이 부재하다는 것은 치명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변명의 여지 없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입니다.

    이런식으로 컬래버레이션과 버전 기능이 형편 없으니 ‘최종’ ‘진짜 최종’ ‘정말로 최종’ 같은 파일 이름을 쓴다는 우스개가 있지요.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여담으로 이 날, 저 역시 한컴 땜에 골 좀 썼습니다.

  • 저희 회사가 도입을 단념한 보안 솔루션은?

    이전 포스트에서 저희 회사가 사용하는 보안 솔루션이 Microsoft 기반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사실 Microsoft에 올인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막바지까지 고민을 했던 회사가 없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Bitdefender나 ESET 같은 Magic Quardrant의 ‘신흥 강자’부터 연락해서 데모를 받아봤습니다만, 마지막으로 남은 CrowdStrike사가 문제였습니다. Trial을 신청해도 응답이 없고, 몇주만에 간신히 연락이 와서는 북한이 인접한 관계로 쉽사리 Trial을 할 수 없다라는 희대의 궤변을 듣게 됩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회사의 실체를 인정할 수 있는 자료(사업자등록증이나 매출 증빙 자료 등)를 보내줬는데 거절당합니다.

    몇달 뒤에 다시 시도를 해봤지만 이번에도 불가능하다는 1점사였습니다. 심지어 홈페이지에서 카드번호 넣고 구매를 시도를 해도 니네 나라에는 팔지 않습니다 라고 해서 내가 North Korea로 입력했나 착각했을 정도였어요. 아, 그러십니까.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네요. 나중에 전화를 씹기까지한 한국 담당자 왈, EP(클라이언트 수)가 너무 적어서 어렵다고.

    뭐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마이크로소프트는 CrowdStrike 보다 더 큰 규모의 회사이며, 더 종합적인 솔루션을 더 저렴하게 제공합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유저부터 언제든 계약이 가능하고 언제든 Trial을 제공하며, 1유저당 5 EP를 추가비용 없이 보호합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씁쓸할 따름입니다.

  • 저희 회사에서 사용하는 보안 솔루션 소개

    예전에 Microsoft 365 계약을 했다고 알려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런 저런 고민이 있었습니다만, Microsoft 365 Business Premium을 계약했습니다. 이 제품은 이름 그대로 Microsoft 365, 즉, 오피스를 포함하면서도 기업보안을 위한 여러 솔루션이 올인원으로 갖춰져 있습니다.

    우선, Microsoft Defender for Business(MDB)라는 중소기업(SMB)용 Microsoft Defender for Endpoint(MDE, 구 명칭 Microsoft Defender Advanced Threat Protection)의 수정 버전이 들어갑니다. 관리 노력을 줄이기 위해서 상당 부분의 기능은 대기업용인 Microsoft 365 E5에 포함된 MDE P2의 기능을 답습하면서도 관리자가 손을 댈 수 있는 부분은 적어, 적은 부담과 간소화된 셋팅으로 거의 대기업 수준의 보안을 한번에 도입할 수 있어 매력적입니다.

    Microsoft 365 Business Premium과 그에 포함된 Microsoft Defender for Business 기능표.

    Microsoft 365 Business Premium은 위에서 보시듯, 굉장히 여러가지를 포함한 종합 번들이고, Microsoft 365 for Office 365 Plan 1라는 클라우드 저장소나 메일에 대한 보안 기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Intune(구 명칭 Microsoft Endpoint Manager)과 Entra ID(구 명칭 Azure Active Directory)를 이용해 윈도우에서 로그인 하는 것만으로 온보딩하여 관리하고, 규제하며 추가적으로 Purview 등을 이용해 데이터의 유출 방지(DLP)나 유출시에 로그가 남아 감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 Intune을 이용해 기기를 제어 할 수 있어, 허가 받지 않은 USB의 사용 등을 규제할수도 있습니다.

    Microsoft Defender for Business 기능 일부 도해.

    MDB로 다시 돌아와서, 클라우드와 시그니처의 하이브리드 NGAV(대부분의 여러분이 윈도우에서 보시는 그것)을 관리자가 중앙통제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악성코드가 파일/파일리스로 침입한 경우, 일차적으로 Microsoft Defender Antivirus가 EPP로서 동작합니다. Defender Antivirus가 제지를 성공 할 경우 경고가 나오고 관리자 화면에 분석 내용이 나오고 사건은 자동으로 종결됩니다. MDB는 자동 조사 및 수정(AIR)과 EDR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만에 하나 EPP가 제지하지 못해 암호화나 유출 등 이상동작을 일으킬 경우, 이를 재빠르게 경고하고 해당기기를 네트워크에서 격리하는 일련의 과정이 전자동으로 이뤄집니다. 클라이언트를 감시하고 있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상 위협 인텔리전스에 일치되는 행동 징후(패턴)가 감지 될 경우 이를 최대한 빠르게 격리, 복구 등을 시도해서 랜섬웨어 암호화 등 최악의 사태를 방지하고, 최악의 사태가 벌어져도 횡단적으로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어 피해가 확산되는 위기 시나리오를 막게 됩니다.

    보통 개인용/소규모 기업용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는 일단 ‘어떻게서든 보안 사고가 벌어지는 것을 막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만, 이러한 솔루션은 표적화, 난독화등으로 인해 ‘벌어지는 것을 완전히 막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우므로, 그 이후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봉쇄하는데 그 역할이 있습니다. 관리자는 알려진(악용된/악용되지 않은) MS/서드파티 소프트웨어 취약점에 대한 각 PC등의 대처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사전에 악용되기 쉬운 공격 측면에 대한 사전 봉쇄(공격면 감소;ASR)를 구성할 수도 있게 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대책을 통해 보안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런 기업용 보안에 있어서는 소위 신뢰 할 수 있는 구획이 있어, 요컨데 회사 내부 망을 IPS나 방화벽 등으로 둘러싸고 회사 망에 접속한 PC나 기기들을 감시, 보호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제는 회사 외부에서 원격으로 자료를 열람하거나, 회사 내부에 사용자가 반입한 BYOD가 너무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런 시대에 발맞추어 Microsoft 365 Business Premium에 포함된 모든 구조는 제로 트러스트 사상에 맞추어 설계되었습니다. 회사 자원에 접근하기 위해 회사에 로그인 할 때부터 2단계 인증을 거치게 되어 있고, 어떤 네트워크에 붙던 간에 모든 리퀘스트는 인증, 검증되게 되어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근년 빠르게 클라우드 중심 회사로 거듭나고 있어, 워크그룹/도메인 방식에서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Microsoft 365 Business Premium에 포함된 Microsoft Defender for Office 365 Plan 1 등을 보면 그것이 명징하게 드러납니다. 아까 설명드린 Purview DLP와 함께 작동하며, 바깥에서 오는 사칭 메일이나 사기 메일, 피싱 메일, 악성 코드가 포함된 메일을 걸러내고, 안쪽에서 고객 자료나 민감 자료를 발송시 규제하거나 경고를 관리자에게 보내게 되어 있습니다. 이는 Teams나 OneDrive 등 다른 Microsoft 어플리케이션에서도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회사 자료를 회사 OneDrive 외에 저장하지 못하도록 설정 할 수 있게 됩니다.

    해서, Office와 1TB OneDrive에 더해서 이러한 모든 보안 기능이 더해져서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하는 것이 최대의 강점입니다. 또, 하나의 보안 사고에 관하여 유입과정부터 해결까지의 전 과정을 하나의 솔루션으로 관리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기도 합니다.

    이 솔루션의 계약 자체는 심지어 1명부터도 가능합니다. 최대 300명의 사용자까지 수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따라오는 기능이 원체 많은지라 이를 구성하기 위해서 Intune부터 시작해서 몇개의 콘솔 웹 페이지를 열고 사용법을 익혀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아마 서드파티라면 하나의 콘솔로 될 지도 모르는 노릇이지만요.

    많은분들께서, 그리고 저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의 보안 솔루션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윈도우에서 발신, 수집되는 수많은 시그널은 업계 최다 수준이고, 그에 걸맞게 마이크로소프트의 보안 부분만 떼어도 연 매출 200억 달러 규모로 세계 최대급 보안 업체라고 합니다. 개인용/기업용 제품의 제3자 평과 기관의 평가도 준수한 편이며, Gartner/Forrester 등 업체의 평가에서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백신 조차 제공을 못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 닌텐도 스위치2를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

    닌텐도 스위치 2와 조이콘이 배경색과 함께 배치된 이미지

    지난번 글의 연장선상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문자 그대로 새로운 장난감인 새 게임 콘솔인 닌텐도 스위치2를 받았으니 가지고 놀지 않을 수가 없죠. 그러나 생각을 해보면 제일 몰입해서 즐기고 있는 게임이 스위치1의 게임인 <옥토패스 트래블러>라는 것이 좀 아이러니 하긴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닌텐도 스위치 2를 발표하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안심했던 부분 중 하나가 “Switch2 전용 소프트는 물론, Switch 소프트웨어도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Nintendo Switch 2 は専用のソフトに加えて、Nintendo Switchソフトも遊べます。)” 였으니 말이죠. 미덕이라고 생각하고요. 실제로 스위치 게임을 스위치 2에서 돌리면 RAW 처리 능력 향상으로 인해 가상화를 거치고 있음에도 거의 대부분 문제 없이(약간의 예외나 단서 조항이 있음)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어마무시하게 많은 타이틀이 지난 2017년 이래 지금까지 나왔는데 거의 대부분이 아무런 수정없이 돌아가거나 비교적 짧은 시간내의 수정으로 해결 된 것은 대단하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

    그래서 현 시점에서 닌텐도 스위치 2 게임이 아직은 많지 않은 상태에서 <마리오카트 월드>와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 거의 1선에서 탱킹을 하고 있고, 그 외에 스위치에서 리밋 걸린걸 해소하는 업데이트가 이뤄진 몇몇 퍼스트 게임들이 2선에서, 그리고 스위치 1 게임들이 후위를 맡고 있는데요. 아마 닌텐도의 <동키콩 바난자> 발매나 <별의 커비 디스커버리>의 스위치2용 확장팩 발매 전까지는 별 차이가 없을 것이고, 솔직히 말하면, 새 게임들이 나와도 여전히 스위치 게임들이 여전히 많이 플레이 되겠죠.

    제가 지난번 글을 쓰면서 스스로 면도날 상술에 코가 꿰였다고 했습니다만, 솔직히 이건 해도 너무하다 싶은 것도 있습니다. 요컨데 주변기기 가격은 큰맘먹고 필요한 것 1개씩 갖추어도 몇십만원입니다. 프로 컨트롤러2를 비롯해 조이콘2 한 세트 가격이 10만원이 넘는다니요. 제가 처음으로 구입했던 닌텐도 브랜드 게임기인 게임보이 포켓이 당시 15만원 안했습니다.

    닌텐도 스위치 2 프로 컨트롤러의 포장 이미지로, 가격과 제품 설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Joy-Con 2 게임 컨트롤러의 패키지 이미지, 디자인은 블루와 레드 색상, 가격은 109,800원.

    뭐 비단 컨트롤러 가격 올려서 재미 보는 회사가 닌텐도 만은 아니긴 합니다. SIE도 SCE 시절에 비하면 눈 튀어나오게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도 ‘하드웨어의 명가’ 아니랄까봐 지지 않습니다. 뭐 이렇게 한번 사두면 사실상 망가지거나 게임기가 은퇴할때까지 쓰긴 하지만요. 솔직히 ‘작작 좀 쳐올려, 개새끼들아”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럴 일 없겠죠. 일본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프로콘 2는 품귀 상태랍니다. 마이 닌텐도 스토어에서도 얼마전까지 품절이었구요.

    소프트웨어를 보면 또 어떠한고 하니. 스위치 시리즈는 휴대용 기기와 거치용 기기의 하이브리드입니다만, ‘정가’ 내지는 ‘풀 프라이스’가 휴대용이 아니라 거치용 기기에 맞춰져 있어서 게임 몇 개 집어 들면 지갑이 텅텅 비는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나마 닌텐도 스위치는 성능 문제가 있어서 다른 콘솔용 게임이나 Steam 용에 비해서는 조금 저렴한 가격 설정이 되어 있던 차에 그래픽 사양이 올랐답시고 스위치 2 타이틀에 있어서는 PS4/PS5나 Xbox, Steam과 거의 동등한 가격 설정이 되서 뒷목잡게 하고 있습니다.

    랑데부와 허니문 기간이 끝나고, 사람들의 냉정한 평가가 올라오는 가운데, 제가 드는 생각은… 벌써부터 이식 시 성능 문제가 거론되는데 스위치처럼 라이프 사이클 후반에 들면 봐줄만 하겠구나. 라는 생각입니다. 특히 스위치 2는 닌텐도 하드 치고 드물게 이전 세대와 다른 컨셉으로 완전히 새롭게 설계된 기기가 아니라, 성능 향상에 중점을 둔 기기니까요.

    물론 저는 스위치 시리즈를 매우 좋아합니다. TV나 게이밍 모니터에 거치해 놓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필요에 따라 휴대모드로 즐기는 개념이 변함없이 마음에 듭니다. 성능 향상에 중점을 두었다고는 하지만, 스위치 2 자체가 스위치에서 부족한 점을 상당부분 브러시업 했다는 점도 중요하고 말이죠.

    마, 두서없이 떠들었습니다만 결국엔 (특히 닌텐도가) 스위치 2에서 보여줄 소프트웨어의 질적 개선과 더불어, 개선된 하드웨어를 유용하여 얼마나 알찬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할 것인가. 일단 그걸 기대해 보고 싶습니다. 그때까지는 100개 가까이 사뒀던 스위치 게임을 더 음미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 스위치 2가 왔습니다. 이런저런 생각

    스위치2가 왔습니다. 오기는 출시일 당일에 왔으니 도대체 며칠이나 뒷북이냐 싶지만요. 궁극의 한정 상술이라고 할지요. 지인께서 “운이나 시험할 겸 응모해 보시라” 하셔서 응모했다가 마리오 카트 포함 패키지가 철커덕 붙어서, 재무장관님께 “이거 옆 나라에서는 200만명이 응모해서 다 못사는 물건이다”라고 설명해서 어렵사리 예산을 탔고 출시일 당일날 언제 오나 언제 오나 하며 받았습니다.

    사실 게임이라는 물건은 스마트폰으로도 할 수 있고, 게이밍 PC도 있기 때문에 게임 콘솔에 70만원이라는 돈을 녹이는 것은 언뜻 합리성이 결여되어 보일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콘솔이 전자 업계에서도 프린터와 더불어서 대표적인 면도날 상술을 추구하는 제품이라는 점 역시 그렇습니다. 쉽게 말해서 코가 꿰이는거죠. 그래서 떠돌이님의 글을 보고서는 뜨끔 했습니다. 스스로 코를 꿰찼으니 말이죠.

    제가 저 스스로를 정의하기를 MS로 출발해서 애플을 거쳐온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iOS/iPadOS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지만 macOS 환경에서 게임은 예나 지금이나 척박하고, 그렇게 대접이 좋지 않다고 늘 생각을 합니다. 제가 한창 애플 커뮤니티에서 활동할때도 게임은 보통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를 가지고 놀던 분위기였으니까요. 그래서 왠지 컴퓨터 보다는 게임은 전용 단말로 해야하는것처럼 여겨집니다.

    문제는 제가 게임에 대해 가장 열정을 보이는 분야가 게임 그 자체라기 보다는 게임 타이틀을 수집하는 것 아닌가 란 생각이 들때가 있어섭니다. DS때도 그렇고, Wii 때도 그랬고… 그래서 심지어 Wii 타이틀 중에서는 밀봉을 뜯지도 못한 타이틀도 있습니다. (뭐 콘솔이 원상태로 온존되어 하자면 못할건 없지만)

    스위치 2를 사고 저에게 스위치 2 예약 응모를 권하신 분과 스위치 2의 세일즈 포인트인 게임챗을 시험삼아 하면서 같이 플레이를 해보면서 “저보다 못하는 분은 드물게 본다”라는 단평이 오갈 정도로 저는 게임 실력도 형편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스위치 2는 거의 대부분의 측면에서 스위치의 순 진화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만듬새도 훨씬 좋아졌고, 쥐고 누르거나 조작하기 훨씬 편해졌죠. 성능이 올라가 화면의 크기와 해상도가 올라간건 말할 나위도 없고요. 다만 배터리 시간은 앞으로 공정 개선을 하던가 해서 향상의 여지가 있고 기대를 하고 싶습니다. 아, 맞다. 물리는 방향 틀리면 잘 빠지지도 않아서 사람 여럿 애 먹인 레일식 조이콘 탈착기구가 자석식이 되서 광고의 징글처럼 경쾌하게 탁! 탁! 붙는 것도 좋고, 게임챗 역시 마리오파티 같은 게임 하면서 하면 재미있겠다 싶었습니다.

    RTX30 시리즈 끝자락에 게이밍 PC를 사서 RTX40 시리즈때 땅을 치고, RTX50 시리즈 나오고는 파워부터 CPU, 보드까지 갈아야 한다는 점에 좌절한 접니다만(그렇다고 고부하 게임을 많이 하지도 않는 주제에), 일단 신제품 콘솔을 사면 몇년은 하드웨어 걱정은 안해도 되는게 사람들이 알면서도 면도날 상술에 꿰이는 이유겠지요. 아무튼 몇년간 또 잘 플레이 하지도 못하는 게임을 이리저리 만져볼 생각에 기대는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