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는 두개인데 들을것은 많아서

오늘 오디오, 즉 귀를 차지하는 전쟁에 관해 포스팅했는데요. 뭐랄까 그러면 당장 어떻게 살고 있느냐 하면 결국 배속 재생이 되겠네요. 팟캐스트나 유튜브, 오디오북은 물론이고 심지어 넷플릭스 조차 배속조절이 가능하니까요. 물론 배속재생은 잠시 딴 생각이라도 한다면 놓치는 분량이 n배가 된다는 점과 음악 컨텐츠나 실시간 컨텐츠(클럽하우스 같은)에서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이겠죠.

에어팟 프로/에어팟 맥스 공간 음향으로 비디오를 체험하는 방법

에어팟 프로와 에어팟 맥스에는 공간 음향(Spatial Audio) 기능이 있어서 5.1ch/7.1ch 오디오가 포함된 비디오를 재생할 때, 지원하는 앱에서 재생하면 서라운드 시스템을 갖춘 환경에서 듣는 것과 같은 느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애플도 (에어팟 맥스에서)이 기능을 꽤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고 이 기능을 사용해본 일본 쪽 리뷰어들은 ‘만약 이 기능이 보편적으로 더 많은 앱에서 사용가능 하다면 그것만으로 1~2만엔의 가치는 있다’ 라고 할 정도인데 말이죠.

문제는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이 기능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없다. 라는 점입니다. 제가 여러가지 방법을 궁리해서 글을 쓰는 시점(2021년 3월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편한 방법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1. 우선 자신의 환경이 공간 음향을 지원하는지와 공간 음향이 켜져 있는지부터 확인 해주세요. 시청하려고 하는 영상이 5.1ch/7.1ch 오디오 트랙을 가지고 있는지도 확인해 주세요.
  2. 그 다음은 AirVideo HD라는 앱을 아이폰/아이패드에 설치합니다.
  3. 그리고 나서 AirVideo 홈페이지에서 AirVideo Server HD 를 컴퓨터에 설치합니다. 서버 설정을 마쳐주세요.
  4.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AirVideo HD를 실행해서 서버에 접속해 파일을 엽니다.
  5. 재생화면에서 슬라이더 아이콘을 누릅니다.
  6. 오디오 부분의 Languages에서 (5.1) 혹은 (7.1)로 끝나는 트랙을 선택하고 Enable Surround Sound를 켭니다.
  7. 즐기세요!

3.11 그 후 10년이 흘렀군요

일본, 그리고 일본인이 아니더라도 3.11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정말 많은 것을 바꾼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돌아가신 분과 유가족, 그리고 실종자와 그 가족, 부상을 입으신 분들과 그 가족에게 위로를 드립니다.

제 귀는 두 개 뿐입니다만… 늘어나는 들을거리들과 귀를 차지하는 전쟁

그야말로 오디오의 시대입니다. 2010년대 중후반은 스크린을 차지하는 전쟁이었다면 2020년대 초반은 어쩌면 두 귀를 차지하는 전쟁일지도 모릅니다. 일본의 지폐에도 오랫동안 실린적이 있는 쇼토쿠 태자는 두개의 귀를 가지고 많은 신하들이 하는 말을 동시에 알아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보통 사람이고 한번에 여러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습니다. 이게 시각적인 전쟁, 그러니까 스크린 전쟁보다 오디오 컨텐츠의 전쟁을 격렬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음악 스트리밍이나 오디오북부터 시작해서 팟캐스트, 유튜브, 명상, 수면, 그리고 최근에 들어서는 Clubhouse(클럽하우스)까지… 귀는 두개에 불과하건만 들을 수 있는, 들어야 하는 컨텐츠의 양은 수없이 늘어나고 있고 클럽하우스에 이르러서는 실시간성&휘발성이라는 특징까지 끼어들다보니 이게 아주 환장하는 것입니다, 헤드폰을 끼고 뭔가 듣고 있는데 아는 사람이 클럽하우스 방에 들어오라고 핑을 합니다. 보는 것이라면 동시에 여러개를 보는 것이 가능하지만 듣는건 어지간해서는 불가능하지요.

한편으로 ‘듣는 것’ 만큼이나 매력적인 컨텐츠는 사실 드뭅니다. 요리를 하면서, 휴식을 취하면서, 글을 쓰거나 읽으면서, 운전을 하면서, 출퇴근/등하교를 하면서, 목욕을 하면서 등등… 여하튼 뭔가를 하면서 즐길 수 있으니까요. 에어팟 시리즈, 특히 프로가 인기를 구가하는 것은 노이즈 캔슬링 덕도 있지만 자연스럽게 배경음을 들으면서 뭔가를 들을 수 있는 점도 있지 않나 생각하거든요.

지금까지 직장과 근무 형태에서는 대면근무가 필수적이었고 면 대 면 대화가 필수였기 때문에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보는 인상이 좋지 않았습니다만 코로나 19 국면인 지금은 비대면 원격 근무가 권장되고 있고 집중을 올리기 위한 도구로써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나 이어폰이 인기입니다. 아마 더욱 더 많은 오디오 컨텐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자, 오늘은 무엇을 들어볼까요. (참고로 이 글은 Spotify에서 Superfly 노래를 들으면서 완성했습니다)

스포티파이(Spotify) 한국 런칭, 아직은 찻잔 속의 태풍. 그러나 심각하게 느껴야 하는 것

소문난 잔칫집의 런칭은 찻잔속 태풍

스포티파이(Spotify)가 한국에 드디어 런칭했습니다. 하지만 반응이 영 뜨듯미지근합니다. 일단 가격이 소위 말하는 ‘헬적화’ 되어 버렸고, 그렇다고 해서 라이브러리가 경쟁 국내 서비스에 비해 나은 점이 있느냐 하면 일단 국내 아티스트 상당수의 권리를 쥐고 있는 카카오의 음원을 서비스 못하고 있는 애플·구글과 다를 바가 없는 상황이지요. 다시 가격으로 돌아와서 국내 업체는 둘째치고 같은 외국계인 애플·구글의 가격에 비해서도 비싼 구조이지요. 뭘 믿고? 이렇게 강한 설정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스포티파이는 iOS 앱스토어에서는 무료 1위를 했지만 플레이 스토어에서는 100위 안에 들지도 못했습니다.

실제 스포티파이를 써보면 앱 자체가 쓰기 편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그래도 한국어 로컬라이징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결제도, 19금 음원에 대한 인증 절차도 다 잘 갖춰졌습니다. 후자의 경우 애플이 도입하는데 시일이 깨나 걸렸는데 스포티파이는 Day 1부터 완벽하게 구현했더군요.

데자부

한편으로 느낀것은 데자부 입니다. 왜냐고요? 스포티파이는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음악 서비스 중 하나이고 전세계의 음악 서비스라는 음악서비스가 스포티파이를 베끼려고 혈안이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 서비스라고 다를것 없습니다. 상당수의 서비스가 스포티파이의 인터페이스를 표면적으로 열화 카피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게 스포티파이가 우여곡절 끝에 런칭을 준비하는 동안 우리나라 서비스 들은 시간을 벌었습니다.

음악 서비스를 하는 회사와 권리를 보유한 회사가 같은 상황에서, 공평하고 공정한 공급이라는게 가능할까 싶은 것입니다. 일찍이 IT 업계에서는 표준에 사용되는 특허기술을 가진 사람에게 대해 FRAND(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조항을 설정해서 이러한 사태를 막았지만 음악 업계에서는 이런 것이 없습니다.

데자부 Part 2

모든 것이 스포티파이에 불리해 보이는(특히 몇몇 문제는 스포티파이 자신이 자초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저는 과연 마냥 국내 업체들이 안태할지 궁금합니다. 사실 여러가지 장벽이 있었기에 아이폰이 경착륙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지만, 단통법 도입과 엘지 등 국내 업체들의 실책으로 인해 애플은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리고 멀리 가지 않겠습니다. 넷플릭스. 처음에는 볼것 없다고 불평이 자자 했습니다.

넷플릭스의 최대 경쟁력은 콘텐츠라고 들었지만 콘텐츠 부분에서 오히려 실망감이 컸다. 물론 마르코폴로나 하우스오브카드 등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드라마는 볼만했다. 하지만 수준 높은 국내 시청자들이 일부 콘텐츠만을 보기 위해 돈을 지급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미 하우스오브카드는 올레TV에서 무료로 방송하기도 했다.

한국 영화 및 TV프로그램 카테고리에서 최신작 영화와 드라마는 2014년 개봉한 역린과 지난해 11월 방영된 2부작 드라마였다. 메뉴 첫 화면에 추천 동영상으로 등장하는 콘텐츠들은 오랜된 콘텐츠인 꽃보다남자, 아테나 전쟁의여신, 아이리스 등이었다. 2013년 방영된 드라마가 추천드라마에 있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1시간 동안 넷플릭스를 써보면서 다양한 디바이스로 쉽게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점은 좋았다. 하지만 한국 시청자에게 맞는 킬러 콘텐츠는 아직 없었다. TV에서 방영되고 몇 시간이면 주문형비디오(VOD)가 등장하는 게 한국의 인터넷TV(IPTV), 케이블TV다. 더구나 최근에는 휴대폰과 IPTV 결합상품을 선택하면 한달에 5000원이면 IPTV를 볼 수 있다. 넷플릭스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예상보다 별볼일 없는 콘텐츠에 컴퓨터 전원을 껐다.

韓 서비스 시작한 ‘한달 공짜’ 넷플릭스 써보니…”아직은 볼게 없다” (조선비즈, 2016. 1. 7.)

넷플릭스에 대한 평가는 여러분이 직접 내리시기 바라겠습니다(판단이 안서신다고요? ). 앞으로 스포티파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 문제이지만 일단 서비스가 시작된 이상 한국외 시장에서는 자사 서비스에 올라타서 꿀을 빨면서 정작 한국내 시장에서 무기화하는 것이 오래 갈것인가 생각해봅니다. 애플은 실패했지만 시장 영향력으로 볼 때 전세계적으로 애플이 커피면 스포티파이는 TOP니까요.

규제와 제도를 무기화 하는 업계에 — 맞설거면 당당하게 맞서라

마지막으로 규제와 제도 기타 등등 한국 만의 상황을 이용해서 해외 서비스를 ‘튕겨내려고’ 하는 우리나라 업체들에게는 꼼수 쓰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맞서라고 하고 싶습니다. 중국 같은 갈라파고스가 멀리 있는게 아닙니다. 중국에서 해외 서비스를 베껴서 만든 서비스로 꿀을 빨면서 해외 서비스는 막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사실 우리나라도 겉으로는 오픈되어 있어 보이지만 도처에 가시가 도사리고 있는 울타리 친 정원이니까요. 그걸로 손해를 보는건 결국 소비자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