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로 휴대폰을 케이스 없이 사용합니다. 갤럭시 S26 울트라도 그렇고, 아이폰 17 프로 맥스도 그렇고, 이전에 사용했던 아이폰 14 프로 맥스나 갤럭시 Z 폴드4도 케이스 없이 사용했습니다.
사실 저 자신이 휴대폰을 잘 떨어뜨리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스 없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케이스를 사용하시는 이유도 잘 알고 있습니다. 중고가를 보존한다든지, 미관을 해치고 싶지 않다든지 하는 이유들이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요컨대 휴대폰에 흠집이나 상처가 나지 않게 하려고 케이스를 씌운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케이스를 씌우면 당장 흠집은 안 날 수 있고 떨어뜨렸을 때 찌그러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휴대폰 본래의 재질이나 광택, 감촉 같은 것을 희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무언가 주객이 전도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고 가격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도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휴대폰을 사서 쓰면서 그 제품의 온전한 질감, 무게, 디자인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그저 깨끗하게 감싸서 쓰다가 팔아치운다면 과연 그것이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행동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제가 사용하는 휴대폰들이 주로 1년 단위로 갱신되는 제품이라 1년밖에 케이스를 원활하게 구할 수 없어서 케이스를 여러 개 구하기는 하지만, 저 자신은 케이스를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요컨대 이런 것이죠: 쿠퍼티노의 최고 산업 디자이너들이 세심하게 고른 재질과 디자인한 모양, 그리고 질감을 싸구려 중국산 케이스로 덮어서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면 뭔가 어불성설적인 행위 아닌가라는 것이죠.
물론 이해가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케이스 자체가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일 수도 있고, 휴대폰을 언제 어디나 들고 다니는 만큼 휴대폰을 보호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는 그렇지 않아서 휴대폰을 케이스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무조건 케이스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 길거나 거친 여행이 될 것 같다 싶으면 휴대폰에 케이스를 씌우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선택과 절제의 묘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