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맥스에 관해서 드는 생각

저는 에어팟 맥스를 한국에 출시하자마자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받은 물건에 흠집이 나있지 않나, 업데이트한 펌웨어 3C16 이후로 그 악명 높은 케이스에 넣어도 배터리가 줄줄 새서 자고 일어나보니 1%밖에 남지 않았다던지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만…(일단 이 문제는 며칠전 배포된 3C39 펌웨어로 해결 된 것 같아보입니다) 일단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으로써 그럭저럭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에 대해서 여러가지 비평/비난/불평/불만 있는 줄 압니다만 의외로 실제로 써본 분들의 평가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뭐 ‘X을 찍어 먹어봐야 X인지 아냐?’ 라는 당연한 생각도 듭니다만 ‘장님 코끼리 만지기’ 같은 써보지도 않고 내질러보자 하는 식으로 하는 얘기가 은근히 많더군요.

저는 소니의 1000X 시리즈는 오리지널 1000X를 빼고 2세대부터 4세대까지, 보즈는 QC15/35/35 ii, NC700을 가지고 있고 애용해왔습니다.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랑 받는 기종들이 NC700이나 1000XM4다보니 가장 많이 비교되는 것도 알겠습니다만 사실 이 3기종은 모두가 매우 다릅니다.

아직 에어팟 맥스에 대해 리뷰를 할 생각은 아닙니다만(어느정도 갈음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만), 경험상 이어폰이나 헤드폰이나 일정 금액선의 역치를 넘어서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과 음질의 향상이 매치되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요컨데 말하자면 5만원에서 30만원짜리 이어폰으로 업그레이드 할 때 느끼는 음질향상의 폭보다 30만원짜리 이어폰을 50만원짜리 이어폰으로 업그레이드할때 느끼는 향상 폭이 훨씬 적습니다. 20만원만큼의 음질 향상을 직접적으로 느끼기 쉽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에어팟 맥스 역시 그러한 감이 어느 정도 있고 소니나 보즈의 40만원대 중후반 가격에 비해 비싼 가격 1원 1전 빈틈없이 돈값을 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소니나 보즈보다 못하거나 이들을 앞서지 못하는가 하면 제 개인적인 평가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지 문제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싸다 라는 점이겠죠.

사실 한국에서 에어팟 프로와 신제품인 에어팟 맥스의 기능 중 ‘공간 음향(spatial audio)’을 체험할 수 없는 점도 많은 분들이 이 제품만의 가치를 도출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몇번 영화를 보면서 체험해봤습니다만 대단하더군요. 혹시 두 제품을 가지고 계시다면 여러분도 한번 해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법은 어제 올렸습니다)

전원이 제대로 꺼지지 않아서 고생하면서도 만족스럽게 썼습니다. 생전 전원 스위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던 잡스의 생각에 따라 아이팟에는 홀드 스위치는 있었지만 전원이 없었고, 아이폰에도 “잠자기/깨우기” 버튼은 있었지만 전원은 없었습니다.

잡스는 이렇게 주장했다. 전원 스위치는 전혀 필요가 없는 장치다. 그것은 미학적으로나 신학적으로나 조화롭지 못하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자동으로 ‘동면’ 상태로 들어갔다가 사용자가 아무 버튼이나 누르면 다시 깨어나도록 만들면 된다. 굳이 기계를 꺼내고 버튼을 눌러서 ‘작별을 고하게’ 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그래서 그냥 걸어두거나 케이스에 넣어두었다가 쓰기만 하면 사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의 편의성은 발군이고, 이것 역시 에어팟 맥스의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뭐래든 제가 좋으면 좋은거니까요. 일단 이쯤 하고 정식 리뷰는 좀 더 생각해보고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