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상식이 지는 듯할 때가 있다. 오늘 뉴스에서 보면 법원은 엠넷이 자동 결제 음악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의 명시적인 동의 없이 통보만 하고 금액을 인상한 것이 위법이라고 판시했다. 나는 시간이 나면 지나간 시사 프로그램을 돌려 보고 하는데 지난해 PD수첩에서 ’불경기보다 갑이 무서워’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ㄱ모 스크린 골프 업체가 신형 출시를 목전에 두고도 구형을 아무런 고지도 없이 팔아치웠다는 얘기가 나온다. 덕분에 신형 스크린 골프 기기를 도입한 가게에게 밀려 폐업하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새 기계를 빚져가면서도 사는 사례가 나온다.
나는 호기심이 많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이런저런 서비스나 어플리케이션은 쓰고 어지간하면 결제하는 편이다. ’써서 응원하자’는게 내 생각이다. 맘에 들어서 쓴다면, 돈을 내서 수익을 나게 해줘야 스타트업은 라운딩을 받을 수 있고 라운딩이 성공해도 장기적으로 살아 남을 수 있다. 물론 내가 유료 결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을 닫은 회사도 적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의외로 요금 인상이나 신 버전 공개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그러면 그들이 취하는 조치는 간단하다. 기존 고객에게는 신 요금이나 정책에서 대개 제외한다. 나는 이런저런 문제로 사진 같은 파일을 소량 전송해야하는 경우 Droplr를 이용하는데, 이 녀석이 22불을 매년 결제하고 썼는데, 갑자기 99불로 인상했다. 물론 나는 계속 22불을 내고 있다. Infinit라는 파일 전송 앱은 회사 초기부터 사용했다고 월 10불짜리 서비스를 영구적으로 사용료를 받지 않겠다고 메일을 보냈다. 앱의 경우에는 출시 일정 기간 전에 구입하면 그냥 신버전을 업그레이드 해준다. 물론 이전 부터 지원해준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차원도 있겠지만 그래야 만에 하나 구매를 망설이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으니까. 흔히들 구매 결정은 순간에 승부라고들 한다. 망설임을 없애는 것은 매출에 직결 되므로 서로에게 이득이다. 서비스 가격이 인상 된 경우, 유료 결제를 끊으면 더 이상 같은 조건으로 가입할 수 없기 때문에 끊을때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유료 지출을 정리할때도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빠지게 된다. 보기에 따라서는 업체에게 유리하다고 조차 생각이 될 정도다. 이런 경우는 이외에도 수도 없다.
상도의라는 것이 있다. 고객을 돈을 받을 ’봉’이 아니라, 이전부터 자신들을 키워준 ’서포터’로써 생각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