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찰이다. 긴 글은 트위터에 쓰지 않기로 했는데 트위터로 떠들어 버렸다. 트위터로 떠든 내용을 정리하고 살을 붙여 글을 만들기로 한다.
내가 대학시절 팀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다. 분배를 해서 할당을 했는데 나보다 훨씬 어린 녀석들이 했던 작업들은 도저히 눈을 뜨고 봐줄 수가 없는 수준이었다. 이래가지고는 프로젝트는 침몰하고 우리의 학점은 괴멸적인 수준으로 가라앉을 것이다. 결국 나는 그 프로젝트를 살리기 위해 밥상을 뒤엎고 내 스스로 처음부터 다시했다.
내 첫 블로그 디자인때 일이다. 친구에게 의뢰를 했는데 페이지 내비게이션 바(페이지 넘길때 번호)의 그라데이션이 맘에 들지 않아서 몇번씩 다시 부탁했다. 그레이의 그라데이션을 3% 단위 아니 5% 단위로. 그외에 폰트는 몇폰트로 위치의 픽셀은 몇 픽셀로. 그 친구는 더 이상 내 작업은 안받는다고 벼르고 있다. 나도 지금은 그냥 기성 스킨을 쓰고 있다.
잡스 사후 실수가 늘었다. 단순히 이는 제품의 실수만을 이르는 것은 아니다, 잡스도 실수는 했다. 이를테면 잡스 생전의 안테나게이트는 유명하다. 그러니 생후의 거지같은 지도도 플랫한 디자인도 속출하는 게이트들도 잡스가 살아 있었다한들 없었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애플은 잡스가 없는 사이에 많이 변했다. 그렇지만 잠깐동안 전화기를 아이팟으로 만든 전후무후한 사태인 8.0.1 업데이트는 정말 심했다. 나는 만약 잡스라면 어떻게 했을것이다란 것을 싫어한다고 얘기 했지만 만약 잡스라면 밥상을 뒤집었을지도 모른다. 과연 지금 애플에 밥상을 뒤집을 사람이 있을까? 여기서 우리는 오해해서는 안된다. 정확히 말해서 잡스라면 밥상을 뒤집을 것인가가 아니라 잡스처럼 밥상을 뒤집을 사람이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10월 5일(현지 시간)으로 잡스가 떠난지 3년이 되는데 잡스가 없는 애플을 받아 들여야 한다. 빌 게이츠가 없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받아들여야 하듯이. 스티브 발머가 내려올때 MS는 과거의 영광을 많이 퇴색하고 말았다. 빌 게이츠는 과연 MS의 전성기와 함께 일시대를 풍미한 것이다.
팀 쿡이 있고 그의 디자인 팀이 있는 애플을 신뢰하고 있다. 그러나 떠오르는 의문을 지울수 없는 것은 스티브 잡스가 그만큼 천재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안심이 되는 것은 아이폰의 화면 사이즈에 대해 솔직히 패배를 인정하고 키우기로 결정한 것이다. 아마 계속 4"로 유지했다면 타격이 컸을 것이다. 잡스가 살아 있었다면 카메라를 어떻게든 집어넣으라고 잔소리를 들었을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