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배터리 내장형인 넥서스 5를 쓰다보면 배터리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배터리 인디케이터를 상단에 띄워놓는데 실시간으로 떨어지는 퍼센티지는 무서울 정도다. 동영상을 보거나, 스트리밍 동영상을 볼때마다 몇 분 전에 AC 전원에서 뽑았는데 95%를 향하고 조금 더 쓰다보면 금새 80% 후반 대를 향하고 있다. 스펙을 보면 알겠지만 넥서스 5의 배터리(2300mAh)는 결코 작은 수준은 아니다.
iOS에서 버전업이 되고 그때마다 기능이 추가되고 그럴때마다 배터리가 빨리 소모된다고 아우성이 일어나고 ‘이걸 끄면 덜 빨리 달아, 저걸 끄면 덜 더 오래가’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안드로이드에서 하는 수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며 그 수고 끝에 얻는 덧없는 결과에 비하면 정말 웃음이 날 정도다. 동기화를 끄고 디스플레이를 어둡게 하고 무선을 끄고 오만가지 방법을 다 써봐도 결국 배터리가 소모되는 속도는 정말 빠르고 기기가 사용중일때는 광속이다. 거의 두 배의 배터리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넥서스5는 아이폰5s의 배터리를 도저히 따라 잡지를 못한다.
그저 배터리를 좀 더 오래 쓰고 싶은데. 하나 만으로도 복잡함이 필요하다. 안드로이드는 복잡하다. 사진을 좀 더 잘 찍어보고 싶은데. 하나만으로 복잡함이 필요하다. 그것이 철학의 차이다. 나는 안드로이드 전화기로 맘에드는 사진을 찍어본적이 거의 없다. 뭔가 설정을 만져야 하거나 뭔가 잡다한 것들이 많다. 의도야 좋은 의도겠지만, 난 메뉴들과 기능들의 나열이 아니라 단지 단순히 좋은 사진 한 장을 원할 뿐이다. 물론 안드로이드 제품이 사진들을 못찍는다고 하진 않겠다. 다만 어려울 뿐이다.
안드로이드 기기들이 전부 배터리가 오래가지 않는건 아니라고 하겠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설정을 만져야 하고 사용을 크게 희생해야 한다면(예를 들어 하루 일과를 소화하기 위해 배터리 팩을 들고 다닌다거나) 그건 뭔가 전후가 많이 뒤바뀐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