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시대에서 승자는 IPTV가 될 것이다

UHDTV가 시험적으로 실시된다고 하지만 적어도 훨씬 많은 가구들은 HDTV를 즐기는데 만족하고 있다. 일단 컨텐츠가 없다는게 가장 커다란 이유이기도 하다. HDTV 컨텐츠가 이제 겨우 정비되고 있다는 마당에 UHD 컨텐츠로 정비되는 것은 정말 커다란 꿈이기도 하다. 어찌됐던 불과 1~2년전에 비해서도 HD는 훨씬 완벽하게 정리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계기는 지상파 디지털 전환이다. 아, 정말 빨리빨리의 민족이라고 일본에서는 몇년에 걸친 전환기간을 두었는데 우리나라는 그냥 계도 메시지만 간간히 날리다가 하루밤에 싹둑하고 정파를 해버렸다. 화끈하다.

지난 연말 KT가 IPTV인 올레TV live(편의상 올레TV라고 칭하겠다)의 20개의 SD 채널을 일거 HD로 전환한다고 공지했다. 그러잖아도 비교적 SD에서 HD로 전환을 쉽게 하던 차였다. 아주 확 들이부어버렸다. 덕분에 올레TV 스카이라이프(편의상 스카이라이프라고 하자)에 비해 열세였던 HD 채널 수가 완전히 역전되어 버렸다.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올레TV 스카이라이프 보다 훨씬 많은 HD 채널 수를 가지고 있고 PP가 HD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HD를 제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다. HD 채널 수는 이제 압도적으로 많다.

HD 컨텐츠가 입수하기 어렵던 시절 궁여지책으로 사용하던 올레TV 스카이라이프가 대신에 컨텐츠 수급이 해결된 지금, IPTV인 올레TV에 죽순 돋아나듯이 채널이 생겨나고 있다. 기존 채널 공급자가 SD였어도 재전송 준비만 완료되면 바로 HD로 바꿀 수 있고, 새 채널 공급시 HD면 바로 HD로 전송할 수 있다. 스카이라이프라면 그럴 수가 없다. 중계기와 주파수 용량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정기 채널 개편을 겪으면서 몇개의 채널이 HD로 들어오는 대신에 몇개의 채널이 SD로 빠져버렸고, 올레TV에서는 HD로 나오는 채널이 스카이라이프에서는 SD로 나오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채널이 SD로 나오고 HD로 나올 가망성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올레TV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나는 HD 시대 그리고 그 이후에 방송의 미래는 결국 IPTV에 있다고 본다. 물론 극단적으로 미국에서 그러하듯이 케이블 커터(cable-cutter;케이블 방송을 보지 않고 VOD 등으로만 방송을 접하는 사람)가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우리나라에서는 IPTV가 케이블커터의 대안 중 하나로써 위치하는 좀 특수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VOD를 생각해보라). 그나마 그 상황에서 나는 IPTV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채널을 (사실상) 무한정 늘릴 수가 있는 매체는 IPTV 뿐이다. 특히 HD 채널을. 케이블 방송(케이블방송의 경우 일찌감치 내가 보고 싶어하는 채널들을 HD방송을 전부 방송하지 않아 포기했다)도 주파수, 위성도 주파수와 중계기에 얽매여 있지만 IPTV는 방송을 전송하는 시설만 넉넉하면 채널을 늘리는 것은 식은죽 먹기다. 위에서 말했듯이 순식간에 SD가 HD가 되고 며칠전에는 채널이 몇개씩 늘어났다. 단지 제약이 있다면 채널이 늘어남에 따라 생기는 운용 비용이 문제일 뿐이다.

다만 걱정인 것은 HD 실시간 방송이나 스트리밍을 할때 사용되는 10여 Mbps 정도의 대역폭이다. 우리나라의 인터넷은 현재 100여 Mbps에서 커다란 진보가 없이 답보상태에 있다. 서비스보다는 요금과 보조금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듯하다. 자조스럽게 ‘인터넷만 빠른 나라’라고 하는데 일본이나 미국이나 벌써 기가비트 인터넷을 조금씩 도입하고 있다. 앞으로 UHD가 일상화가 된다면 100Mbps 속도도 모자를 것이다. 가정의 인터넷 속도 향상에 다시 발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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