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의 텀블러 인수 그리고 우리식의 창조경제에 관하여

야후가 텀블러를 인수했다. 대략 1조 2천억원이란다. 인스터페이퍼(Instapaper) 사용료로 3달에 3달러씩 내고 있는 마르코 아먼트(Marco Arment)는 졸지에 적거나 많거나 드디어 돈을 만지게 되게 되었다(마르코 아먼트는 텀블러의 초기 기술 개발 책임자로 텀블러의 초기를 책임지던 사람이었다 현재도 주주 중 한 명이다). 사실 텀블러의 창업자인 데이빗 카프(David Karp)도 사실 자신이 CTO로 일하던 벤처가 씨넷(CNET)에 팔리면서 그 분배된 돈을 종잣돈 삼아서 텀블러를 만들었으니 마르코 아먼트도 이 기회에 뭔가 시작할런지 모르겠다. (텀블러는 뉴욕에 있지만) 실리콘 밸리의 삶의 순환인건가. (굳이 따지고 보면 마르코 아먼트도 뉴욕에 살지는 않는다)

창조 경제다 말이 많은데… IHT 조간을 읽는데(IHT는 뉴욕타임즈 국제판이다), 데이빗 카프가 고교를 중퇴하면서 텀블러를 만들기까지, 그리고 그의 개괄적인 성격이 대략적으로 소개 되어 있길래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 위에 CNET 얘기도 이 기사에서 발견한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실 불가능한 일이 많다. 정규 교육과정을 중퇴하는 것이며, 뜬금없이 도쿄로 날아가서 일한다거나 그러다가 뜬금없이 귀국한 고교 중퇴인사람에게 CTO를 맡긴다거나 뭐 그런 자잘한 것(?)도 그렇거니와, 회사의 M&A도 드물고, M&A가 되었다고 해도 그 결실을 나누어 준다거나 그런 것 또한 매우 드문일이다. 애시당초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라던가, 기타 직원들, 구글의 기타 직원들, 뭐 그리고 이번의 텀블러의 마르코 아먼트가 조금이나마 결실을 얻을 수 있었던건 스타트업이었던 자신의 회사에서 M&A나 주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 뭐 그런거 있던가, 우리나라에… 이런 제도가?

뭐라고 해야하나, 이렇게 해서 벼락부자가 되면 물론, 그걸로 펑펑 하면서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걸로 시드머니를 해서 펀드를 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은것도 사실이다. 데이비드 카프가 그렇듯이, 설령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잘되서 구글이나 페이스북, 그것도 임원 정도로 대박이 터질바가 아닌 이상 평생 까먹기는 글렀고, 결국 다시 무언가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뭐 설령 어떻게 잘 되는 경우가 생겨서 돈이 만에 하나 생겼다 하더라도 데이빗 카프처럼 젊은 나이에 돈이 생긴다 할지라도 회사를 차릴 여력이 되지도 않고, 위험부담도 너무 크다. 몇 천만원, 좋다, 몇 억 아니 그래 인심 쓰자, 몇 십억을 받았다 치자. 그거 가지고 기업起業 한다치자, 그걸 텀블러나 인스타그램, 트위터처럼 뒷받침해줄 회사도 없고… 망하면 그냥 끝이다. 그러니 그냥 집이나 사거나 아니면 대출금이나 갚는다. 창조경제? 소가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