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C35

QC35와 1년 여.

그러고 보니 작년 이 맘때 정확히는 작년 10월 20일에 QC35 리뷰를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이 녀석을 작년에 ‘지름 오브 더 이어’에 올려야 하나 고민을 했었죠. 역시 이 맘때 열린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때 잠을 못자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 이 녀석이 없었다면 정말 괴로웠을겁니다.

보스 치고는 빠르게 QC35는 QC35 II라는 신기종으로 교체가 되었고, 예전과 달리 NC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영원한 2등이었던 소니가 무섭게 치고 올라온 한해였습니다. 하지만 처음 MDR-1000X를 봤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모든 측면에서 밸런스가 고르게 잡힌 녀석은 QC35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011년에 QC15를 샀을때 지면 광고에서 그랬던 것처럼 압도적인 정적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헤드폰입니다만, 금상첨화로 무선이 되었죠. 음질이 어떻고 레이턴시가 어떻고를 떠나서 평범한 사람이라면 한번 무선에 익숙해지고 나면 정말 특별한 때 의식치르듯이 특별할 때가 아니면 유선으로 들을 생각조차 들지 않게 됩니다.

키보드를 치는 데스크워크를 하신다면 하나 있으면 정말 후회하지 않으실겁니다. 음악과 나 그리고 화면에 차는 글씨만이 있을 뿐이죠. 아 통화도 깨끗하게 잘 됩니다. 허공을 보고 떠드는 기분을 즐겨보세요. QC 35 II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도 기대가 되네요. 살 수 있으려나 모르지만. 허공에 대고 명령을 하는 기분이 어떨까요(뭐 시리로 이미 체험하고 있지만요).

참고로 실버 색상을 했는데 보스 본사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실버색 액세서리는 별로 없습니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실버색 이어 쿠션도 구하기 힘듭니다. 실버 색상이 꽤 예쁩니다만 새로 다시 산다면 그냥 무난한 검정이 나을지 모르겠습니다.

아이폰 7의 이어폰 포트에 관한 에트세테라.

아이폰 7 플러스를 받았습니다. 관련해서는 별도로 포스트를 할 생각입니다만 우선 생각이 나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아이폰 7에서 가장 획기적인(?) 변화라고 한다면 역시 헤드폰 포트가 사라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신 라이트닝 포트용 어댑터와 라이트닝으로 연결하는 이어팟(EarPods)이 제공됩니다.

일단 저의 경우 QC35 블루투스 헤드폰으로 일찌감치 바꿨기 때문에 커다란 충격은 없었습니다. 박스에서 이어팟이나 어댑터를 한참 동안 꺼내지 않았습니다. 며칠전에 ER-4P를 연결하기 위해서 어댑터를 꺼내고 오늘은 이어팟을 사용해 봤습니다만.

일단 어댑터는 생각대로 바보같더군요. ㄱ자인 ER-4P 플러그를 꽂으니 모양새가 봐줄만 했습니다(쓴웃음). 이어팟의 경우에는 확실히 충전중에 쓰지 못하겠구나 생각하는 한편 그럭저럭 이건 이거대로 괜찮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이 이어폰을 뽑아다가 랩톱에 꽂아 쓸 수 없다는 것이 좀 그렇지만요.

저는 아이폰 5때 이어팟을 아직도 잘 쓰고 있고 5s,6 Plus, 6s Plus의 이어팟은 상자에서 꺼내지도 않았습니다만 아마 험하게 쓰지 않거나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대개는 제공되는 라이트닝 이어팟으로 충분하겠지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 기본 이어폰을 사용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돈을 더 주고 이어폰을 사는 쪽이 소수파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된다면 자신의 이어폰을 사용하고 싶거나 , 어댑터나 라이트닝 이어팟을 잃어버렸을 경우라고 봅니다.

일단 가격 자체가 차이가 없고 어댑터의 경우에는 만 2천원인가 하기 때문에 눈물 날 정도의 타격은 아니지만 이어팟의 경우에는 적지 않다면 적지 않은 금액인 것은 사실입니다. 단선이 되거나 잃어버리면 3.5mm 단자가 있을땐 하다못해 편의점이나 좌판, 노점에서 파는 이어폰을 꽂아 쓸 수 있었습니다만 라이트닝 전용이 되면서 어댑터를 물려서 쓰던가 ‘애플세’를 내고 라이트닝 이어폰을 사야할 것 같습니다.

물론 전례를 보자면 라이트닝 케이블이 애플 MFI 인증을 받은 케이블이 애플 제품 보다 저렴하게 판매되는 사례가 있으므로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라이트닝 이어팟보다 저렴한 서드파티 제품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이 부분에 있어서는 좀 지켜보고 싶네요.

어찌됐든 저는 무선 헤드폰에 매우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어댑터든 라이트닝 이어팟이든 그렇게 많이 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선에서 벗어나는 것은 생각보다 좋습니다.

QC35와 정신 없이 돌아다닌 며칠간

QC35를 사고서 첫번째 리뷰를 쓰면서도 만족스러웠지만 ‘아, 이거 잘 샀다’ 싶은 일이 요 며칠간 주욱 있었습니다. 보스(보즈)의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가장 좋아하시는 분들은 주로 비행기 여행을 많이 하시는 분들입니다만, 요번에 전철과 차량(버스,승용차) 이동을 며칠간 꽤 많이 했습니다. 비행기와 배 빼고는 다 했어요.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차안에서 노이즈 캔슬링을 켜고 있다보면 ‘뭐야, 소음이 완전히 들리지 않는건 아니네’ 싶지만 헤드폰을 벗으면 ‘콰아앙’하는 풍절음과 디젤엔진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립니다. 마지막 이동은 시외 버스로 했는데 헤드폰의 전원을 켜고만 있거나 음악을 틀면서 앉아 있는 동안 순식간에 30킬로미터 정도 거리를 고속도로와 국도를 달려서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차량이나 철도 이동을 자주 하시는 분이라면 정말 값어치를 한다고 여기시게 될 겁니다.

선을 자르는 용기에 대한 생각

애플이 아이폰 7을 발표하면서 헤드폰 잭을 없애면서 아주 오래된, 플러그를 꽂았다 뽑는 여성의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만큼 오래된 기술에 속박되고 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었겠지요. 그러면서 이것에서 탈피하려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걸 들은 모두가 그 ‘용기’에 대해서 비아냥댔고, 같이 발표된 에어팟(AirPod)과 아이폰 7의 구성품인 라이트닝 커넥터에 대해서 조소가 이어졌습니다.

AirPod

AirPod – Apple 제공

사실 여기에 대해서 저는 간단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을 버릴 시기가 왔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ER-4를 포함해서, 슈어 제품이나 바워스 앤드 윌킨스 제품도 있고 이젠 사실상 철폐된 브랜드인 로지텍 UE 제품도 여러개 됩니다. 합치면 기백만원은 가볍게 넘길겁니다. 하지만 아이폰 7이 이어폰 잭을 없앤다는 루머가 거의 확실해지자 마자 마자 저는 무선 헤드폰을 고민했고, 결국 오늘 Bose QuietComfort 35(QC 35)를 주문했습니다. 아마 내일 모레 즈음 도착할 것 같습니다. 사실 무선, 특히 블루투스로 가는 것에는 여러가지 리스크가 있습니다. 일단 음질입니다. 소니가 소위 말하는 ‘고해상도 오디오’를 지원하는 블루투스 헤드폰을 만들었지만 소니 전용 기술이라고 봐도 무방하며, 애플은 애시당초 ‘고해상도 오디오’ 자체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에어팟도 결국 애플 제품에 최적화된 블루투스 헤드폰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그뿐일거라고 봅니다. 유선 이어폰/헤드폰을 연결해서 듣듯이 ‘고해상도 오디오’ 파일을 재생해서 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인가는 솔직히 의문이 듭니다.

Bose Quiet Comfort 35

Bose Quiet Comfort 35, 무선 헤드셋이라면 작업하는데 좀 더 자유로울 것 같다 – Bose 제공.

며칠전에 2008년인가 2009년에 산 블루투스 헤드셋을 꺼내서 페어링해서 써봤습니다. 작동 잘하고 의외로 들어줄 만하더군요. 배터리가 좀 짧긴 하지만 말입니다, 정말 편했습니다. 1.5m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은 정말 커다란 차이입니다. 가령 음악을 들으면서 드립커피를 만든다고 생각해보지요. 싱크대에서 드리퍼와 서버를 씻고 원두와 저울을 꺼내서 무게를 잰뒤 도로 집어 넣고 뒷편에 있는 정수기에서 계량컵에 물을 담은 뒤, 필요 이상으로 받은 물은 다시 싱크대에 버립니다. 그리고 전기포트에 물을 넣고 끓인뒤에 추출을 합니다. 이 간단한 작업을 하는데도 유선 헤드폰으로는 전화기를 들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해야합니다. 오늘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다가 택배가 와서 전화기를 들고 현관으로 달려가다가 헤드폰 선이 방 문고리에 걸려서 코드가 뽑힌 것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어딘가 전화기를 올려놓으며 음악을 들으며 작업을 하거나 주머니에 있던 전화기가 코드에 끌려서 떨어질 뻔한 경험도 여러차례 했습니다. 애플은 전원을 MagSafe로 만들었는데 노트북이면 모를까 휴대폰 정도라면 이어폰으로도 충분히 끌려서 떨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믿으셔도 좋습니다, 실제 경험입니다. 택시를 타고 병원을 가거나 할때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 물론 전화기가 주머니에 있으니 놓고 내릴 염려가 없다는 안심감은 들지만 선은 솔직히 움직임이 제한 된 차안에서는 방해물입니다.

사실 이어폰 선이 없어지는 것은 제가 이더넷 선을 끊고 많은 기기를 와이파이로 옮긴 2001년(경)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 당시에는 802.11b 밖에 없어 더럽게 느렸고(다행히 그때는 초고속 인터넷 자체도 느렸습니다), 2000년대 중반이 되면서 11g로 업그레이드 했지만 여전히 확실히 이더넷이 유리했고 무선랜으로 완전히 전환하는것은 어리석게 보였을 겁니다.  11n이 되면서야 굳이 대용량이나 적은 핑 딜레이가 필요할 때를 제외하면 무선으로 항상 작업하는게 이상하지 않게 됐고, 올해 11ac로 올린 다음에는 대용량이 필요할때도 랜 케이블이 크게 아쉬울게 없게 됐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애플이 이어폰 구멍을 없애는 ‘용기’를 냈습니다만 몇 년이 지나면 무선랜과 같이 될지 모릅니다. 사실 제가 처음 학교에서 네트워크(LAN)에 연결된 컴퓨터를 썼을때는(90년대 중반) TCP/IP도 아니고 NetWare에 토큰링이라고 T자로 된 어댑터를 달고 모든 컴퓨터를 줄줄이 연결하던 시절이었지만(허브나 스위치, 라우터가 없었습니다) 90년대 후반이 되면서 사실상 이더넷으로 완전히 정리됐죠. 20여년 됐네요. 이더넷이 무선랜 때문에 완전히 없어지진 않듯이 헤드폰도 그럴겁니다.

고백하건데 지금 이 시점에서 무선 블루투스 헤드폰을 지르는 것이야 말로 용기가 필요합니다. 3.5mm 플러그와는 달리 무선 전송 기술은 소니가 ‘고해상도 오디오’를 지원하면서 독자적인 코덱을 내놓았듯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 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비록 QC 35가 자체적으로 8대의 장치를 기억하고 2대를 동시에 연결하며 스마트폰 앱으로 쉽게 전환이 가능하다고 합니다만 그냥 선을 뽑아서 듣고 싶은 기기에 꽂는 것만큼 단순할리는 없습니다. 배터리도 생각해야 하는데 사실 QC 35는 무선으로 20시간을 들을 수 있는 스펙입니다만 QC 15는 35시간을 쓸 수 있는데 어찌됐든 짧습니다(사실 여기엔 재미있는 함정이 있는데,  QC35에는 유선 3.5mm 케이블이 따라오고 유선으로 들으면 배터리 시간이 40시간으로 두배로 늘어납니다. 그리고 QC15와는 달리 배터리가 다 되어도 노이스 캔슬링 없이라면 유선으로 기기에서 공급되는 전원을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어쨌든 충전이 필요합니다. 두시간여를 충전해야하기 때문에 장기 여행에서는 모바일 배터리로 충전해야하는 기기가 하나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큽니다.

하지만 앞서도 말씀 드렸듯이 08년인가에 구입한 블루투스 헤드셋도 어찌저찌 잘 작동하는걸 보니 일단 몇년은 잘 작동하겠지 싶습니다. 실제 속도를 수백Mbps 낼 수 있는 무선랜 라우터도 여전히 11Mbps의 802.11b를 지원하고 있고, 정말 막장인 경우 유선 커넥터도 있습니다. 반 백만원짜리 헤드폰이 과연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이제는 ‘용기’를 낼 시간입니다. 덕분에 저는 전화기를 들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주방일을 보지 않아도 되고 어딘가 케이블이 걸릴 걱정을 안해도 되겠지요. 고정전화(집전화)가 휴대폰이 됐고, 유선 랜이 무선 랜이 됐습니다. 제가 처음 무선랜 장비를 살때는 모든 것이 기본적으로 6자리 단위였지만 이제는 클라이언트라면 무선랜이 기본적으로 내장 안된 휴대용 컴퓨터나 디바이스가 드물고, 공유기도 사양에 까다롭게 굴지 않는다면 10만원대 이하로도 충분히 살 수 있습니다.

어찌됐든 이 긴글이 주장하고 싶은 사실, 그것은  ‘용기’가 최종적으로 향할 곳은 자유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몇년이 지나면 우리는 이 자유를 당연하게 여길지 모릅니다.

 

%d bloggers lik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