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AI에 대한 생각

Galaxy AI 출시 안내 문구

갤럭시 AI는 결국 유료화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갤럭시 S26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한바탕 소동이 있었습니다. 통화 스크리닝, 24MP 촬영 모드, ‘나우 넛지’ 같은 신규 AI 기능들이 S26 전용으로 묶여 있고, 한 세대 전인 S25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알려진 겁니다. 삼성 멤버스 담당자는 “S26 모델부터 지원이 가능하다”고 답변했습니다. S24부터 7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보장하겠다고 내세웠던 회사가 1년 만에 플래그십 사용자를 패싱한 셈입니다.

여론이 나빠지자 삼성은 4월 초 입장을 바꿔 “S25 시리즈에도 통화 스크리닝을 포함한 AI 기능을 순차 적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모든 기능을 다 풀어주는 건 아니고, 24MP 촬영 같은 일부는 여전히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지금이 S26 판매 독점 기간이라 서버 플래그를 비활성으로 묶어둔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한 발짝 물러섰지만, 본질은 달라진 게 없다는 얘기입니다.

저는 여기서 단순한 “삼성의 야박함”보다 더 구조적인 문제가 보입니다. AI 운영비 문제입니다.

AI는 공짜가 아니다

LLM이든 음성 인식이든, AI를 서버형이나 클라우드형으로 굴리려면 돈이 듭니다. 그렇다고 모든 처리를 온디바이스로 돌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통화 스크리닝, 실시간 번역, 글쓰기 어시스트 같은 기능은 어느 정도 서버 인프라가 받쳐주지 않으면 품질이 안 나옵니다. 그러면 그 비용을 누가 어떻게 댈 것이냐 하는 문제가 남습니다. 여기서 삼성과 애플의 체력 차이가 드러납니다.

삼성은 실탄이 부족하고, 애플은 여유가 있다

삼성의 AI 운영비 재원은 사실상 하나뿐입니다. 디바이스를 팔아서 거기서 염출하는 것. MX 사업부의 매출은 거의 100%가 하드웨어이고, 별도의 의미 있는 서비스/구독 부문이 없습니다. 갤럭시 스토어가 있긴 하지만 구글 플레이에 밀려서 매출 기여도가 미미합니다. 결국 신형 폰을 한 대라도 더 팔아야 AI 운영비가 나오는 구조입니다.

애플은 다릅니다. 2025 회계연도 기준 애플의 서비스 매출은 약 1,091억 달러로, 총 매출 4,162억 달러의 26%가량을 차지합니다. 전년 대비 13.5% 성장했고요. 앱스토어 수수료, 애플 페이, iCloud, 애플 뮤직, 광고 같은 것들이 합쳐져서 분기마다 270억~300억 달러씩 들어옵니다. 23억 대가 넘는 활성 기기와 10억 개 이상의 유료 구독이 깔려 있다는 건, 신형 폰이 좀 덜 팔려도 매달 일정한 현금 흐름이 들어온다는 뜻입니다.

이 차이가 AI 운영 전략의 차이로 직결됩니다. 애플은 Apple Intelligence를 일정 기간 무료로 풀어두고 락인을 강화한 다음, 천천히 유료화 옵션을 얹어나갈 여유가 있습니다. 이미 ChatGPT 연동 같은 외부 모델을 끼워넣고 있는데, 향후 프리미엄 티어로 분리하기도 어렵지 않을 겁니다. 반면 삼성은 그런 완충 장치가 없습니다. 갤럭시 AI를 지원하는 구형 기기가 늘어날수록 운영비 부담만 커지고, 회수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될까

이번 S25 패싱 사건은 그 부담을 신형 기기 가격에 얹는 첫 번째 시도로 읽힙니다. “이 기능을 쓰려면 새 폰을 사라”는 신호인 셈이죠. 기존 사용자한테는 비용을 받아낼 수 없으니 기능을 막아버리는 것이고, 신형 사용자한테는 폰값에 AI 비용을 미리 녹여두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방식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매년 폰을 팔아서 AI 운영비를 충당하는 모델은 사용자의 폰 교체 주기가 길어질수록 무너집니다. 그리고 요즘 교체 주기는 분명히 길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삼성이 갈 수 있는 길은 갤럭시 AI를 명시적으로 유료화하는 것뿐입니다. “갤럭시 AI 프리미엄” 같은 월 구독이 나오는 건 시간문제라고 봅니다.

애플이 이 문제를 더 우아하게 풀 수 있는 건 마케팅이 좋아서가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 사정이 다를 뿐입니다.

푸른곰
푸른곰

푸른곰은 2000년 MS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Pocket PC 커뮤니티인 투포팁과 2001년 투데이스PPC의 운영진으로 출발해서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5년 이후로 푸른곰의 모노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은 주로 애플과 맥, iOS와 업계 위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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