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을 다녀와서 맥북에어와 에어팟 프로에 대해 느낀것

저는 기본적으로 여행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집 떠나면 개 고생” “이불 밖은 위험해”를 신조로 삼고 있는, ‘집 정말 좋아’ 인간 입니다. 그런 저여도 작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첫 제사에는 참가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 제사에 다녀올때는 맥북과 아이패드, 그외 이것저것을 챙겨서 갔습니다. 그 여행에서 느낀 사실에 대해 서술하고자 합니다. 이번 여행은 KTX로 서울역으로, 서울역에서 강릉역까지, KTX-이음, 그리고 다시 돌아올 때 KTX-이음을 타고 서울역에서 무궁화호로 환승하는 여정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기차역 플랫폼에서 이동하는 모습
사진: Unsplashrawkkim

맥북 에어: 가벼워서 손해볼 것 없다

맥을 들고 여행을 떠난게 도대체 얼마만일까 생각해봤지만 거의 답이 안나올 정도입니다. 지난 번 강릉에 갔을 때는 HP Dragonfly G4를 가져갔거든요. 2kg 짜리 맥북 프로를 들고갈 용기는 도저히 나지 않았을 뿐더러, 성능면에서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M4 맥북 에어의 경우에는 그 정도로 용감함이 필요하지 않은 크기와 무게였으므로 이번에 들고 갔습니다. KTX 이음의 우등실을 탑승했습니다만, 트레이에 충분히 맞는 사이즈였습니다만, KTX 차내의 보안 Wi-Fi는 캡티브 화면에서 맥이 진행하지를 못해서 그냥 차내 충전기에 놓아둔 아이폰을 통한 테더링으로 인터넷을 사용했습니다. 여러분께서 이미 경험해보셨겠습니다만, 아이폰을 통한 테더링은 암호 입력조차 필요없이 매우 물 흐르듯 잘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의 이동 동안 맥북 에어는 그저 ‘짐’이 아니라, 언제든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도구로 존재했습니다. 가볍다는 사실은 단순히 들고 다니기 편하다는 차원을 넘어, 심리적인 부담까지 줄여 주었습니다. 꺼내 쓸까 말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무게가 아니라, 필요하면 자연스럽게 꺼내 들 수 있는 무게였고, 그 덕분에 이동 중에도 메모를 정리하고, 생각을 정돈하고, 간단한 작업을 처리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여행 내내,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동 시간 전체가 곧 ‘즉전력’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작고 가볍다는 것은 분명 손해 볼 요소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여행이라는 비일상적인 환경에서는 이 장점이 배로 체감됩니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셀룰러 모뎀이 내장되지 않았다는 점은 역시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으로 남습니다. 아이폰 테더링이 워낙 매끄럽게 동작하니 실사용에 큰 불편은 없었지만, 만약 맥북 자체로 네트워크에 바로 연결될 수 있었다면 훨씬 더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완성형 이동형 컴퓨터’에 대한 욕심은 이런 순간에 다시 고개를 듭니다.

뜻밖의 대활약 : 에어팟 프로 3세대

그 밖에 언급할 것이라면, 에어팟 프로 3세대가 예상 밖의 활약을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출발 전까지만 해도 소니의 WH-1000XM6를 주력으로 사용할 생각이었는데, 막상 열차에 오르고 나니 에어팟을 끼고 있는 시간이 훨씬 길었습니다.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 KTX 차내 소음 환경에서 WH-1000XM6와 비등비등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더 잘 억제된다고 느껴질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차륜 소음과 저주파 진동이 많은 환경에서도 귀가 편안했고, 음악이나 음성 콘텐츠에 집중하기가 쉬웠습니다.

배터리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확실히 늘어난 덕분에, 이동 시간 내내 배터리를 의식할 필요가 거의 없었습니다. 케이스를 열고 닫는 것조차 신경 쓰지 않고, 그냥 필요할 때 귀에 꽂고 빼는 정도로 충분했습니다. 장거리 이동에서는 이런 사소한 ‘신경 쓸 일의 감소’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듭니다.

결국 이번 여정은, 제가 여전히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동시에, 기술과 도구가 불편함을 얼마나 많이 덜어줄 수 있는지를 체감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집을 떠나는 순간의 부담은 여전했지만, 그 안에서 맥북 에어와 에어팟 프로는 최소한의 스트레스로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는 신조가 완전히 바뀌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다음에 다시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할 일이 생긴다면, 이번과 같은 조합을 다시 한 번 주저 없이 챙기게 될 것 같습니다.

푸른곰
푸른곰

푸른곰은 2000년 MS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Pocket PC 커뮤니티인 투포팁과 2001년 투데이스PPC의 운영진으로 출발해서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5년 이후로 푸른곰의 모노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은 주로 애플과 맥, iOS와 업계 위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기사 : 2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