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변함없이 푹푹 찌는 더운 날씨입니다. 에어컨은 건조한 찬 바람을 내뱉는 가운데, 장마가 중후반을 향해 지나가고 있고, 더운 날씨에 냉방이 돌아가는 방에 틀어박혀 저는 여느 해와 다를 것 없는 7월의 어느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5년 전 그날도 변함없이 더웠고, 방안에 틀어박혀 에어컨 바람 밑에 있었습니다. 졸린 눈을 비비며 타임라인을 보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음을 깨닿기 까지 그다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2024년 오늘 날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매일 같이 늘어가는 강력 범죄에 묻지마 범죄, 납득하기 어려운 부조리한 각종 사건사고 소식을 접하는 것이 그다지 놀랍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건 사고를 보노라면, 아무런 탈 없이 하루를 맞이하고,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평온하게 들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전 지구를 집어 삼킨 코로나 19 판데믹이 맹위를 부려, 우리의 일상이 모두 어그러졌을때 “어쩌면 (피의자) 아오바 신지가 불을 당긴 순간 모든 세계가 일그러진 것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교토애니메이션 방화 살인 사건 4주기를 앞두고 적은 글의 일부입니다. 이렇게 기승을 부리던 코로나 19 판데믹도 끝났고, 지난 달 말일로 “울려라, 유포니엄 3”의 방영도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기술적으로나 엔터테인먼트적으로나 흠잡을 데가 없는 훌륭한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운데 벌써 사건은 5주기를 눈앞에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오바 신지 피고인에게 작년 연말, 사형판결이 언도되었습니다. 이는 비록 불완전하더라도 정의에 입각한 당연하고 타당한 판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물론 안그랬다면 그의 변호인의 직무유기겠지만) 그가 항소한 것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지루하게 긴 항소절차를 통해 우리가 얻을 것이 대관절 무엇이겠습니까?
한편, 사건 현장은 맹지가 되었고 위령비 ‘뜻을 잇는 비’는 전혀 관계 없는 곳에 설치되게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삼풍백화점 위령비와 비슷한 형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과 시민들이 이번 위령비 제막을 통해 사건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5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는 매년 써온 추도문을 쓰는 것을 올해로 일단락 하고 싶습니다. 현재를 영위하는 쿄애니의 부활을 보면서 이제 더 이상 과거의 기억을 질질 끄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교토애니메이션이 혁신적이고 참신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기업으로써, 교토에서 세계로 발신하는 존재로써 오랫동안 남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Pray for Kyo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