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1000XM5 개봉, 그리고 사용기

저는 소니의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인 WH-1000X 시리즈를 WH-1000XM2 시절부터 구입해 오고 있습니다. 2016년에 처음 MDR-1000X로 나왔을때는 Bose QC35를 우선했습니다만, 어찌저찌 그 이후로는 보즈 쪽과 함께 소니 쪽도 같이 사오고 있는데요. WH-1000XM3과 M4에 이어서 이번에는 WH-1000XM5를 구입했기에, 개봉기와 함께 간단한 첫 인상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복습 삼아 이전 기종 포스트(개봉 전, 개봉 후)를 한번 둘러보시고 보시면 한층 이해가 쉽습니다.

언박싱

제품을 주문 한 곳이 쿠팡이었는데 놀랍게도 예의 그 비닐 포장에 완충재도 없이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포장재가 워낙 튼실해서 그런가 그 성의 없는 포장에도 불구하고 문제 없이 도착했다는게 기적이라면 기적이겠습니다. 하지만 이 포장은 WF-1000XM4에서부터 도입된 환경을 위한 포장으로 사람들 사이에서는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는 포장’, ‘달걀팩 포장’으로 유명합니다. 정말 뜯느라 괴로웠지요. 며칠 냅두다가 개봉했습니다.

WH-1000XM5 제품 박스, 정면
뒷면에서 보면 예전과는 달리 제품 특징이나 사양 등에 대한 설명도 생략된, 그야말로 필수 규제정보 등만 적힌걸 알 수 있습니다
윗면, 예년 같으면 전면에 큼지막하게 박혀 있을 하이레조 로고 등이 밀려나 있습니다. 특히, MFi나 Alexa, Google Assistant 로고는 아예 후크에 가려져 있습니다.
개봉을 하면 음각으로 1000X SERIES 라고 적혀 있습니다. 종이와 이런저런 재료로 만들어서 빈말로도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쿠팡의 그 험악한 배송을 견딜 정도로 튼튼한 재질이네요. 소니 개발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겠습니다.
이번 모델의 케이스는 많이들 ‘삼각 김밥’을 연상시킨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흔한 간단 사용 설명서도 없고 필수적인 내용(규제 정보나 필수적인 내용)만 간략하게 적혀 있는 서류들이 들어있는 종이 상자가 꼬다리에 매달려 있습니다
WH-1000XM3 부터 도입된, 소니 로고가 들어간 금색 지퍼 손잡이는 나름 품위가 있습니다
케이스는 내용물이 없을 때 눌러서 부피를 줄일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케이스를 개봉해보면 Bose Noise Cancelling Headphones 700과 비슷한 플랫 스위블 형태로 수납되어 있습니다. 가동각도가 넓어서 플랫형태로도 수납이 되고 목에 걸때도 컵이 위로 향하지는 않습니다
헤드 밴드 사이에 컴파트먼트가 있어 열립니다. 검정색 3.5mm to 3.5mm 케이블과 USB-C to A 케이블이 있습니다. 초대 MDR-1000X부터 있던 항공기 어댑터는 폐지되었습니다
평평한 곳에 꺼내 보았습니다. 이 제품은 지문이나 손자국 등이 굉장히 잘 남습니다. 그래서 종종 닦아주어야 할 떄가 있습니다. 다음 제품에서는 개량되었으면 하는 점입니다. 그 외에 가동부가 헤드밴드와 조인트 부분 뿐이라서 긴 머리카락이 걸리는 등의 트러블이 해소되었습니다
반대로 놓으면 이렇습니다.
직전 모델(WH-1000XM4)와는 달리 착용 센서가 겉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습니다만 확실히 내장되어, 기능합니다. 소니 측에 따르면 착용 센서의 성능도 향상되었다는 모양입니다
이어컵을 근접해서 찍어 보았습니다. 소니에서는 ‘소프트 핏 레자’로 부르는 재질로 미세한 돌기가 있는 재질입니다. 피지를 빨아들이는 능력이 어지간한 기름 종이 저리가라입니다. 플라스틱 부분과 함께 가끔씩 닦아주지 않으면 성이 차지 않습니다. 제품의 시리얼 번호 등은 왼쪽 이어컵 안쪽에 적혀 있습니다
헤드 밴드 역시 같은 재질입니다
컵과 밴드의 연결부입니다. 무단계로 쑥하고 잡아당기면 생각보다 부드럽게 늘어납니다. 예전과는 달리 밴드를 늘려도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소니 로고가 꽤 품위있게 인쇄되어 있습니다
3.5mm 연결부와 전원버튼, 인디케이터, NC/AMB 버튼입니다. CUSTOM 버튼이 다시 NC/AMB 버튼으로 돌아왔지만 기능 상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기본값으로 노이즈 캔슬링/주변소리 듣기 모드만 왕복하도록 변경되었습니다(‘끔’이 기본값에서는 폐지). 또한 이제는 항시 자동으로 노이즈 캔슬링 최적화를 하기 때문에 길게 버튼을 눌러 최적화 하는 기능은 사라졌습니다
충전 인디케이터와 USB-C 커넥터입니다. 충전 전용이며 USB-C PD(Power Delivery)를 지원하여 PD 지원 충전기라면 상당히 빠르게 충전됩니다

간단한 감상

몇 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저음 하면 보즈’ 라는 인상이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그것도 완전히 옛말이 되어서, 소니 쪽의 저음이 더 깊이나 펀치가 있다는 느낌입니다. 모니터링 제품을 듣다가 1000X 시리즈를 들어보면 확실히 음악 감상에 특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최근의 대중 음악, 특히 EDM의 경우 특징이 확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적으로 사용되는(그리고 이전 모델들이 채용했던) 40mm 구경 드라이버가 30mm로 줄어들었습니다만, 드라이버 구경 축소로 인해 체감할 만한 불만은 없었습니다.

특히 이전 모델에서 부족함이 지적되었던 외부 소리 듣기, 통화 품질 등의 면에서 이전 WH-1000XM4에 비해 한결 더 브러시업 되고 개선한 모델로써(그러나 여전히 애플 제품에 비해서 특히 외부 소리 듣기 기능이 낫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두차례에 걸쳐 WH-1000XM4 모델을 소개하면서(개봉 전, 개봉 후) 디자인의 진부함을 거듭거듭 지적했는데, 이번에야말로 신선한 디자인으로 나왔습니다.

이전에 나온 모든 1000X 시리즈 헤드폰/이어폰은 전원이 켜질 때를 비롯해서 버튼을 누를 때마다 육성 아나운스가 나왔습니다만, 이제는 그냥 ‘디링’ ‘디리링’ 하는 톤만 들립니다. 다만 전원 끌때 나오는 톤이 너무 작아서 벗은채로 전원을 끄면 ‘전원이 제대로 꺼졌나?’ 확인을 해야 했습니다.

착용감도 좋아지고 통기성도 개선되어서 헤드폰치고는 이례적으로 여름에 나왔습니다만 기존 기종보다 쾌적성이 향상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피부가 지성이신 분은 기름종이를 방불케 할 정도로 도처에 자국이 남아서 닦아줘야 합니다. 먼지도 정말 잘끼고요. 다음 기종 개발때는 이 기름종이 재질은 재검토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디자인을 제외한 기능적 측면에서는 솔직히 말해서 WH-1000XM4를 좀 더 다듬은 정도로 눈에 띄는 신기능은 Google Fast Pair와 Microsoft Swift Pair를 지원하는 정도려나요. 덕분에 안드로이드나 윈도우 기기를 켜놓고 근처에서 페어링 버튼을 켜기만 하면 아무런 추가 조작 없이 페어링이 가능합니다. 이 기능이 실장되어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는지 NFC 태그가 폐지되었습니다. 말씀드린대로 페어링이 편해졌고, 소스 기기에서 접속 버튼만 누르면 접속 기기가 변경되기 때문에 굳이 NFC 태그를 접촉해 페어링할 필요도 없거니와, 태그를 접촉해서 기기의 연결 또는 해제를 할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WH-1000XM4 당시에 LDAC을 지원하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DSEE Extreme과 LDAC의 병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었는데요, 발매 초기에 소니 일본 본사에 문의했을 당시에는 답변에도 시간이 걸릴 정도였습니다만 나중에는 LDAC 접속시에는 기기 사양에 따라 DSEE Extreme을 사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의 표기가 제품 광고나 정보 페이지에 추가되었고, 이번 제품 또한 마찬가지 사양입니다. 통화나 외부 소리 듣기는 쉽게 개선되었음을 알 수 있는 반면, 노이즈 캔슬링이나 음질면에서는 조금 더 시간을 들여서 지긋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기회가 되면 보유하고 있는 이전 모델이나 애플이나 보즈 등 경쟁사 제품과도 비교를 해보고서 향후 추가로 포스트를 하도록 하고 일단 첫 인상에 관한 글은 이 정도로 마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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