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1000XM3 사용자의 WH-1000XM4 첫 주 사용기

이 글은 지금도 WH-1000XM3을 소유하고 있는 제가 WH-1000XM4를 사고 개봉하면서 트위터에 올린 감상을 정리, 정제해서 올린 것입니다. 구매했다는 글에서 했던 약속대로 여러분과 개봉후 사용감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작성했습니다.

개봉

마치 지금까지 썼던 제품을 다시 개봉하는 느낌.

개봉을 하며 느낀 느낌은, ‘아 또 소니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개봉했구나.’ 라는 생각입니다. WH-1000XM3하고 거의 변함이 없거든요. 색이라도 다른걸 해야했었나?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케이스를 보니 정말 “아, 정말 크게 변한게 없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건 그야말로 뚜껑을 열기 전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아니 솔직히 뚜껑을 열기전부터 뭔가 달랐어요. WH-1000XM2가 WH-1000XM3가 되었을 때도 그랬지만 WH-1000XM4가 되면서 미묘한 리파인이 있었기 떄문입니다.

첫번째 사진의 지퍼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퍼가 좀 더 정돈되었습니다. 그리고 지퍼 손잡이를 안으로 집어 넣을 수 있게 변경되었습니다.

뭐 이게 뭐 대단하다고 하면 할 말 전혀 없지만 그래도 이런 사소한 개선을 하는 것이 일본 기업 답구나 싶었습니다.

한번 케이스를 열어 보겠습니다.

처음이 WH-1000XM4이고 나중이 WH-1000XM3입니다. 구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사실 NFC 로고가 인쇄되어 있느냐 각인되어 있느냐입니다. 각인된 쪽이 WH-1000XM4입니다. 구성품도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거의 대동소이한 케이스입니다만 케이스에 특기할 점은 WH-1000XM3 케이스는 접혔을때 왼쪽 하우징 부분에 보호 파티션이 있었는데 WH-1000XM4 케이스에서는 사라졌습니다. 사실 이거 보호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은근히 접어서 집어넣을때 방해해서 성가셨는데 잘되었습니다.

WH-1000XM4의 에어라인 어댑터와 WH-1000XM3의 에어라인 어댑터입니다. 이걸 누군가 전기 콘센트에 꽂는 사람이 있었나 봅니다. 일본 내수용에도 경고가 추가되었거든요. 글로벌판에는 픽토그램으로 대신되었습니다.

부속품인 유선 케이블과 충전 케이블을 비교해보겠습니다. 대동소이하지만 본체 컬러에 맞춰서 유선 케이블도 약간 매트해진 것을 느끼게 됩니다. USB 케이블은 여전히 대책이 안서게 짧지만 그래도 정리하라고 고무 끈을 주는 군요.

제품을 본격적으로 살펴 보겠습니다.

이어컵과 하우징 주변부의 모습입니다. WH-1000XM4는 WH-1000XM3와 비교해서 더 매트해졌습니다. 이전 기종도 매트했지만 약간의 펄이 들어갔지만 이번 기종은 그냥 순수한 매트한 매트 블랙 피니시입니다. 소니 로고가 약간 리디파인되었고 아까도 말했지만 NFC 로고가 각인이 되었습니다. 왼쪽 이어컵 안쪽에 귀를 감지하는 착용 센서가 있습니다. 벗으면 재생이 멎고 쓰면 다시 재생되는 용도인데요 잘 작동하지만 목에 걸칠때 목둘레햄(?)이 많은 저의 경우 목살을 감지해서 작동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모델명 플레이트와 인증란의 모습입니다. 과거에 스티커로 붙이던 시리얼 번호가 각인으로 바뀌었습니다. 한번 WH-1000XM3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왼쪽이 줄곧 WH-1000XM4인데요. 첫번째 사진에서 유심히 보셔야 할 점은 이 두 헤드폰의 헤드밴드의 곡률이 좀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제 친구가 그러기를 “헤드밴드 부분의 플라스틱이 닿아서 오래착용하면 아프더라”고 했는데 그걸 의식해서 좀 더 반경을 넓게 설계한게 아닐까 합니다. 이어패드의 경우 10% 넓어졌다고 하는데 실제로 아주 약간 구멍이 넓어진 느낌이 들고 패드 재질이 재고 되었는지 사자마자 쭈글쭈글했던 WH-1000XM3과는 달리 탄력이 있어서 보기가 좋았습니다. 변함없이 착용시 느낌은 좋습니다. 마지막 세번째 사진에서 보셔야 할 점은 왼쪽의 WH-1000XM4와 달리 오른쪽의 WH-1000XM3은 약간 매트 블랙이지만 펄이 들어가 있고 약간 더 광택이 있지만 WH-1000XM4는 그렇지 않다는겁니다. 그걸 보여드리기 위한 사진이 되겠습니다.

이어컵의 콘트롤 부분입니다. 이 기기의 유일한 물리 버튼들이 되겠습니다. 한가지 특기 할 점은 폰트가 저같은 노땅 소니 팬이 알고 익숙한 그 폰트에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수십년을 봐왔지만 세월의 변화보다도 세련된 느낌을 주던 폰트라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하나 바뀐걸 느끼네요. 개인적으로 버튼 주변의 사출 자국이 사라진 것이 마음에 듭니다. 깔끔하잖아요?

머리에 쓰고 전원을 넣자.

이 제품을 처음으로 착용해보니까 헤드밴드의 곡률이 바뀌었다고 알려드렸는데 덕분에 머리가 큰 저도 밴드의 윗부분이 누르는 힘이 약해진 느낌을 받습니다. 클램핑 포스는 거의 비슷합니다. 과하지 않게 부드럽습니다. 전원끄고 뒤집어쓰기만 하면 신제품이 좀 더 패시브 소음 방지에 신경을 쓴것 같습니다. 이어컵이 개량되었다고 하는데 이래저래 개량되었나 봅니다. 자, 처음으로 전원을 넣어보죠. 우선 느끼는것이 오디오 어나운스가 굉장히 클리어하고 선명해졌다는 것입니다. 값을 생각하면 이정도 퀄리티가 나와주면 만족스럽습니다. 음질은 좋아졌지만 여전히 보즈처럼 상세한 정보를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그외에도 조작을 할때 나는 소리가 더 이상 싸구려 같은 ‘삑삑’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그외에도 조작을 할때 나는 소리가 더 이상 싸구려 같은 ‘삑삑’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첫 연결은 안드로이드 기기에 시도해 보았습니다. 이 헤드폰은 구글의 Fast Pair를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기기(굳이 최신 기종일 필요는 없습니다)를 가까이 한채로 페어링 모드로 진입하면(처음 전원 켜면 자동으로 페어링 모드) 휴대폰 화면에 아래와 같이 메시지가 나옵니다.

이걸 탭하면 아래와 같이 페어링 중이라고 나오면서 페어링이 완료됩니다.

완료가 되었다는 메시지가 나오는걸 탭하면 소니의 Headphones Connect 어플로 유도되는데(이미 소니 헤드폰을 가지고 있어서 자동으로 실행되었는데 없다면 다운로드 페이지로 유도 되지 않았을까 싶음) 실행하자 마자 본체의 업데이트를 실시하더군요. 지난번에 WH-1000XM3을 샀을 때도 이랬는데 문제는 얘가 블루투스 4.x라 상당히 업데이트 속도가 느렸다는 겁니다만 WH-1000XM4는 블루투스 5.0이라 속도도 빠르고 크게 기다리지 않고 업데이트가 되었습니다. WH-1000XM3 리뷰에서 업데이트가 너무 느리니 보즈처럼 PC로 하게 해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 정도 속도라면 참고 기다릴 만 합니다.

처음에는 업데이트를 마치고 전원을 껐다가 보니 전원이 다시 켜지지 않아서 초조하게 하질 않나(재설정을 하면서 해소) DSEE 기능이 켜졌다가 꺼졌다가 착용센서가 먹혔다 안먹혔다 등등 사소한 말썽이 있었지만 개봉후 며칠이 지난 지금 살펴보면 커다랗게 불안한 점은 없었습니다.

사용하면서 느낀 점 — 두대 동시 접속

이 기종은 소니의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1000X 시리즈의 4세대 째 되는 제품인데요. 첫 제품이었던 MDR-1000X와 동시기에 출시된 보즈의 QuietComfort 35부터 두대가 동시에 연결이 가능했던 것에 비해 소니는 거의 강짜를 부리듯이 3세대에 걸쳐서 2대 동시 연결을 지원 안하고 버텼고 그 기능은 이제서야 들어왔습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소니가 자랑하는 LDAC 코덱을 사용할 수 없지만 그래도 사용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LDAC 대신에 사용되는 AAC 코덱도 나쁘지는 않기 때문에(무엇보다도 애플 기기 위주로 쓴다면 싫어도 AAC니까) 매우 반갑습니다. 며칠간 사용해본 감상으로는 소니가 ‘절치부심’하고 나서 2대 접속 기능을 넣었구나 싶은 것입니다. 보즈의 경우 2대 접속시에 연결 끊김 같은 이슈가 발매 초기에 계속 발생해서 홍역을 치른 것에 비해 생각보다 안정적이고 잘 작동합니다. 다만 불만인것은 보즈 제품은 헤드폰이 가능한한 마지막으로 음악을 재생(스트림)한 기기를 기억했다가 재생 버튼을 누르는 등 재생을 시도하면 그 기기로 재생을 시도하는 반면, WH-1000XM4는 일단 첫번째 블루투스 기기를 우선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방금전까지 두번째로 연결 된 기기로 음악을 듣고 멈춘 뒤에 잠시 뒤에 재생을 하면 이상하게 첫번째로 연결된 기기에서 음악이 재생이 되는 경우를 왕왕 목격했습니다. 그 외에도 특히 아이폰이 먼저 접속된 상태에서 맥북프로의 접속을 시도하면 연결이 자꾸 되었다가 끊기는 문제가 있었는데 소니에 문의를 해서 공장초기화를 해도 그때만 잠시 나아지는 걸 느낍니다. 맥북프로를 먼저 접속하고 나중에 다른 기기를 접속하면 깔끔하게 접속됩니다. 아니면 2대 접속 모드를 끄거나. 그 외에 제가 사용하는 갤럭시 노트 8에서 LDAC으로 접속할 경우 DSEE Extreme이 저절로 꺼져버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소니에 문의를 하니 자기네 기기로도 문제를 확인했다면서 개선 요청을 보내겠다고 했으니 어느 세월에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차피 대부분은 AAC로 들을 테니까요. 그리고 두 대 연결 시에 다른 기기에서는 괜찮았었는데 또냐 싶겠지만 맥북프로(2018 Mid 15”)에서 재생시에 가끔 “아니 이게 40만원 넘는 헤드폰 맞아?” 싶을 정도의 지연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페어링에도 시간이 걸리고 얘랑 상성이 되게 안좋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두대 동시 접속은 앱으로 끄고 켤 수 있고 두대 동시 접속을 켜면 앱에서 접속할 기기를 고르고 연결 해제할 수 있고 아니면 여지껏 그랬듯이 기기쪽에서 연결하고 끊을 수 있습니다.

스피크 투 챗 (Speak to Chat)

이 헤드폰은 소니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터치패널에 손을 대서 외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퀵 어텐션 모드가 있습니다. WH-1000XM3 때도 말씀 드렸지만 이전 기종은 결코 ‘퀵’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래그가 있었지만 WH-1000XM4는 래그가 거의 없어서 누르면 거의 즉시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기능은 직관적이고 (최소한 처음 봤던 2016년에는) 쿨해보였지만 2020년에는 WH-1000XM3 리뷰떄도 적었지만 솔직히 귀찮고 번거로운데요. 소니에서도 그걸 알았는지 이번에는 손을 대지 않고도 외부 소리를 듣고 대화를 하는 기능을 넣었습니다. 이른바 스피크 투 챗(Speak to Chat) 기능입니다.

홍보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기능을 켜고(앱에서 켜거나 헤드폰 우측 이어컵 터치패드에 손가락 두개를 몇초간 올려 놓습니다) 나서 대충 2음절 정도의 말을 하면 바로 음악이 일시 정지되고 주위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일단 30초간 지속되는데 말을 계속하면 그 시간이 계속 연장됩니다. 본인이 말을 멈추고 나서 30초 뒤에 다시 음악과 노캔이 복귀됩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실수로라도 2음절 이상의 말을 꺼내면 바로 음악이 멈추기 때문에 많은 초기 리뷰어들이 신기해하다가도 결국은 ‘기믹’이라며 기능 자체를 비활성화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저도 이 기능을 기믹이라고 보지만 그래도 나름 좋게 평가 하고 있습니다. 보즈에서 대화 모드가 있었고 그걸 편리하게 썼기 때문이지요. 물론 켜놓은 상황에서 2음절 이상 말하면 끄는게 성가시지만(말 하는걸 잊었는데 스피크 투 챗 작동 중에 손가락으로 패널을 두번 두드리면 됩니다)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상황에만 선택적으로 켜두면 매우 유용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소니가 이걸 손가락 두개로 켜고 끄게 만든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쓰고 집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식구로 부터 “저 웬수같은 헤드폰 좀 벗어” 라고 소리를 들어본적이 있을 정도로 반 귀머거리 상태가 되는데 이런 대화기능이 있으니 상대의 불만이 꽤 경감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대화모드가 추가된 것은 매우 반갑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보즈처럼 버튼 눌러서 켜고 끄는게 더 심플하고 낫다고 생각하지만요.

실제로 이 기능은 내가 말을 걸 때는 편리하지만 남이 하는 말을 듣고 싶을때는 불편합니다. 따라서 반드시 퀵 어텐션 모드와 병용이 필요하고 그러고 나면 오작동 많은 스피크 투 챗 대신에 퀵어텐션 모드 쓰면 되지 않아?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 스피크 투 챗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사실 남들이 말하는 것처럼 헤드폰을 끼고 나서 중얼 거릴 수 없다가 절대로 아닙니다. 바로 이겁니다. 소니의 공식 문서를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배터리 작동 시간이 30% 줄어들어버립니다. WH-1000XM3 때도 그랬고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최대 30시간’ 배터리도 과장광고 아냐 싶은 것인데 여기서 이 기능을 켜는 것 만으로 30%를 손해보고 시작하는겁니다. 30시간 최대로 잡아도 9시간을 앉아서 손해 보고 시작하는 것이죠(그리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최대 30시간’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문제는 제가 이 제품의 사전 언론 리뷰나 인플루언서 리뷰를 꽤 많이 봤는데도 불구하고 이걸 언급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불리한 점은 감추는게 인지상정이라지만 어떻게 단 한 한사람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있지요? 놀라울 따름입니다.

노이즈 캔슬링은 얼마나 나아졌나?

사실 노이즈 캔슬링은 WH-1000XM3에 비해 크게 개선을 기대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똑같은 QN1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다고 개발자가 당당하게 말하고 있고 굳이 말하자면 블루투스 DSP 쪽과 연계를 파인 튜닝 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두 제품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은 비슷해보입니다. 두개를 동시에 켜놓고 비교라도 해보지 않으면 미세한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에어컨 소리나 ‘오래된 냉장고 테스트’에서 블라인드 테스트가 아니라 장담은 못하지만 ‘미묘하게 WH-1000XM4가 더 조용한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그 차이는 미미합니다. 소니 측에서는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 취약한 중고역대의 노캔을 좀 더 개선했다고 했는데 그건 잘 못느끼겠습니다. 장기 사용에 들어가서 장기간 비교를 해봐야 하겠습니다. 특히 요즘은 코로나 시국이라 대중교통 이동도 여의치 않기 때문에 말이죠. 다만 이건 말할 수 있는데 ‘쉬이-‘하는 소리나 노이즈 캔슬링으로 인한 귀에 오는 압력은 좀 낮아진 느낌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자동차 이동이나 생활하면서 나오는 각종 소음들 하에서 ‘귀마개’가 아니라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으로써 정말 원치 않는 잡음은 배제하고 음악에 빠져 들수 있는 훌륭한 제품이라는 사실입니다. 수면 부족인 상태에서 자동차 조수석에 앉아서 음악을 켜고 있노라면 자동차의 주행 소음(노면음, 풍절음 등)은 사라지고 잠이 스르르 오는게 이래서 노캔을 쓰는거 아닐까 합니다.

음질은 개선되었는가?

사실 WH-1000XM3 자체가 음질이 나쁘지 않았기 떄문에 개발자들도 음질로 WH-1000XM3과 WH-1000XM4를 차별화 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 고육책으로 업스케일링 음장인 DSEE HX의 인공지능 AI 탑재 버전을 DSEE Extreme이라는 이름으로 개칭해서 리브랜딩 했을 정도니까요. DSEE 음장을 눈을 뜨고 켜면 ‘좋은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듭니다. 솔직히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맞출 자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기능 엄청나게 홍보하는 기능임에도 사자마자는 기본적으로 끔 상태입니다. 왜 그럴까, 싶었는데 알고 보니까 아래 표를 보시죠.

DSEE Extreme을 쓰면 배터리가 스펙시트상 8~16시간 사용시간이 줄어듭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Speak to Chat을 쓰면 30%가 줄어드는걸 감안하면 최대 30시간이라는 배터리 시간 마케팅은 참 뻔뻔한 셈입니다. 예를 들어 LDAC으로 DSEE Extreme을 켜면 16시간인데 여기에 스피크 투 챗으로 30%을 빼면 11시간 좀 넘는것입니다.

여하튼 다시 음질로 돌아와서 HRA(하이레조) 음원에 대한 테스트도 WH-1000XM3 때와 마찬가지고요. 유선으로도 무선으로도 시험해봤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무선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이 전부 그렇듯이 ’40만원을 유선 헤드폰에 투자하면 더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 이라는 것만 말해둡니다. 즉, 충분히 좋은 소리를 내주지만 음질이 최우선이라면 유선으로 된 일반 헤드폰을 사는게 정답입니다. 하지만 충분히 펀칭이 있는 저음과 듣기 즐거운 고음을 내주기 떄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족할것이라고 봅니다.

이 기종은 aptX/aptX HD가 삭제되었는데요. 제 생각은 AAC로도 충분히 좋은 음질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고 LDAC도 삼성 폰에 기본 탑재되고 있으니 큰 지장은 없으리라는게 제 생각입니다(사과 농원 주인 입장에서 어차피 있으나 마나하기도 하거니와). 다만 걸리는건 윈도우10가 aptX와 SBC만 지원하고 있기 떄문에 맥이 주력이 아니신 분이라면 좀 피곤하실 수 있겠지만 제 생각은 어느쪽이 우선이냐 하면 헤드폰의 음질 등의 능력이 지원 코덱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떄문에 SBC라 하더라도 크게 문제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가령 aptX 지원하는 싸구려 헤드폰 보다 당연히 SBC로 연결한 WH-1000XM4가 더 음질이 낫습니다. 요는 이건 큰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지원 했으면 물론 좋았겠지만요.

통화는 아직 보즈에 많이 밀린다

요즘 리모트 워크다, 원격 수업이다 해서 헤드셋을 찾는 수요가 많이 있고 바깥에서 전화 통화를 할 때 블루투스를 찾는 분들의 수요는 언제나 어느정도 있습니다. 다만 이 제품으로 통화할때 특히 시끄러운 바깥에서 통화 상대방에게서 목소리가 작다거나 잡음이 심하다거나 하는 컴플레인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전화기를 꺼내서 통화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요즘은 마스크를 하다보니 더 심한데요. 보즈의 Noise Cancelling Headphones 700은 바람이 부는 차로에서도 문제없이 통화를 했을 정도인지라 통화가 중요하다면 아직 이 제품은 갈길이 좀 멀어보입니다.

당연히 되어야 할 것이 되는 기종

멀티포인트도 그렇지만 이 기종은 당연히 되어야 하는 것이 드디어 되는 기종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안내음성이 곡(오디오)를 완전히 셧아웃하지 않고 곡과 믹싱되서 들립니다. 예를 들어 보죠. 노이즈 캔슬링 모드를 주변음 듣기 모드(앰비언트 사운드 모드)로 돌린다고 할때 예전에는 곡이 아예 안들리고 안내멘트가 들렸지만 이제는 곡이 조용히 들리는 가운데 안내멘트가 들립니다. 게다가, 노이즈 캔슬링 옵티마이저는 작동시에 곡을 일단 멈추고 동작합니다. 그리고 아까 외관 설명할때 언급한 착용센서도 기쁜 기능 중 하나겠지요. 블루투스 5.0이 되었고 클래스1이 되어서 전송 거리도 늘어났습니다.

이 기종은 당연히 되어야 했던 것이 이제서야 되는 기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2018년 WH-1000XM3은 멀티포인트를 지원하지 않았던것일까. 좋은 이퀄라이저를 달아놨으면서 최고의 음질 모드에서는 이퀄라이저를 쓸 수 없었을까. 좋은 음장을 달았으면서도 역시 왜 최고의 음질 모드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일까? 같은 말도 안되는 제약을 거의 해소했다고 봅니다.

과연 그러면 이 헤드폰을 추천하느냐? 네, 추천합니다. 대개의 분들에게 특별히 걸리는 구석 없이 추천할 수 있습니다. 일본 회사 제품 아니랄까봐 무난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그럼 WH-1000XM3 사용자는 어떨까요? 이 경우에는 케바케입니다. 만약 소지하신 블루투스 기기가 여러개라면 강화된 멀티 페어링 하나 만으로도 가치를 느낄지 모릅니다. 정말 얼마나 편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외의 경우에는 선전문구에 넘어가지 마시고 좀 생각해보시고 사시는게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WH-1000XM2 등 이전 모델 소유자시라고요? 잘됐네요 지금이 업그레이드 하실 시점입니다. MDR-1000X나 WH-1000XM2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보즈 QuietComfort 35 사용자는 어떨까요? 보즈에는 Noise Cancelling Headphone 700이라는 좋은 대안이 있지만 이 제품을 사용해 보시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한편으로 Noise Cancelling Headphone 700 사용자의 경우도 소리의 방향성이 다르기 떄문에 여유가 된다면 사용해 보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겁니다.

이 제품을 비롯해서 소니의 노이즈 캔슬링 제품군에는 애증이 있습니다. 보즈 팬으로서 말이죠. 하지만 확실히 좋은 제품인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앞서 올린 배터리 시간처럼 지나치게 좋은 면만을 강조하려는 마케팅이 좀 걸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점만 빼면 4세대에 걸쳐서 충실히 진화해왔고 이제야 마음놓고 메인 헤드폰으로 써도 좋겠다 싶은 그런 헤드폰이 완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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