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코리아와 절교하던 날

사실 애플이라는 회사는 맺고 끊음이 확실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자신과 관련이 있을때는 매듭처럼 단단히 자신에게 묶여 있을 것을 요구하면서도, 관련된 무언가가 끝나면 그야말로 칼로 매듭 자르듯이 뒤끝없이 잘라버리는 회사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2012년~2014년경 쯤 애플 코리아와 연락을 하며 이런 저런 제품을 빌려서 사용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요즘 유튜브에 보면 제품을 ‘협찬’ 해주는 것도 쉽사리 봅니다만 애플은 어디까지나 ‘대여’를 해주었습니다. 대여 해줬다고 해서 이득을 취하는 것도 없고, 마케팅적으로 이건 말해라 저건 말하지 말라 같은 지시도 (저 같은 경우) 안했습니다. 그러다 저를 담당하던 직원이 퇴직하고 나서 대여 유닛을 빌릴 수 있는지 연락을 했을 때, 더 이상은 곤란하겠다고 해서 담담하게 알겠다 하고 끊었었고, 그게 애플, 애플 코리아와 매듭이 끊긴 시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만서도 언젠가부터 계속 애플 코리아 PR에서 메일로 홍보 자료를 보내더군요. 고해상도 사진이며 이것저것 포함된 프레스킷을 말이죠. 늘 맘에 들지 않는 거였지만 애플은 철두철미하게 제 메인 주소가 아닌 블로그용 서브 주소로만 연락을 해왔고 홍보자료도 그쪽으로 왔습니다.

작년에 M1 아이패드 프로 12.9″를 주문했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은 다 기억하시겠지만 M1 iPad Pro 12.9″ 모델은 코로나 팬데믹에 반도체 대란에 miniLED 수율 저조까지 합쳐서 배송이 엿가닥처럼 늘어졌었죠. 그래서 혹시나 해서 늘 메일을 보내던 애플 PR에 사정을 적어 메일을 보내봤습니다만 대답은 없었고 그 이후로 홍보 자료도 오지 않았습니다.

애플하고 사이좋게 절교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던 것 같습니다. 메일 한 통이면 됐어요. 참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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