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가격과 수명에 대해

iOS 12 GM을 올렸습니다. 속도가 그야말로 날아다니더군요. 애플이 약속했던 공유시트 부분이나 카메라 로딩, 키보드 표시 속도는 정말 전광석화라고 부를만큼 빨라졌습니다. 

iOS 12는 아이폰5s부터 지원합니다. 무려 5년전 기종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자기네 주장으로는 iOS 12는 아이폰5s와 아이패드 에어에서도 무난하게 작동하도록 만들어졌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아이폰은 다른 스마트폰 보다 수명이 깁니다. 그나마 사후지원을 잘해주는 삼성도 두세번의 메이저 업데이트를 해주고, 1년이 지나면 보안 보수 업데이트도 격월간에서 분기마다 분기마다에서 반년마다 텀이 늘어지는걸 생각하면 하드웨어가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노인학대’를 하는 애플이 바람직할지도 모릅니다. 

이번 9월 키노트에서 애플의 환경 정책 부사장 리사 잭슨(그녀는 미국 환경보호국 국장 출신입니다)이 나와서 되도록 제조시 지구 자원에의 영향을 최대한 제로로 한다/한번 만들어진 아이폰은 오래 작동하도록 한다/사용할 수 없는 아이폰은 최대한 재활용한다. 라는 기조를 밝혔습니다. 

아이폰은 리세일 밸류가 높기로 유명합니다. 상태가 좋은 아이폰은 어지간한 타사 신제품 못지않게 판매되는 경우도 허다하죠. 사용하던 아이폰을 가족에게 물려주는 경우도 매우 흔합니다. 자신은 새 기종을 사용하더라도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폰은 여전히 신규 업데이트가 되고 쓰는데 지장이 없으니 비싼 새 아이폰을 사는 대신에 넘겨주는 것이죠. 

그런 기조에서 기존 아이폰의 성능을 향상시킨다면 아이폰의 수명은 더욱더 길어질 것입니다. (사실 운영체제의 체감 성능을 떠나서 CPU/GPU 성능들을 따지면 아이폰은 2세대 정도 전의 기종이라도 너끈할 겁니다)

호라스 데디우는 자신의 포스트에서 포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명이 길어진 스마트폰을 만들어서 이렇게 중고 사용자를 낳는 것이 납득이 안될 수 있지만 액세서리나 서비스, (워치, 에어팟 등이 포함된) ‘기타’ 부분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오래 작동하는 아이폰을 만드는 것이 애플에게도 이득이라는 얘기죠.

게다가 한번 애플 에코 시스템에 ‘갇히면’ 빠져나가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2010년 맥북 프로만 하더라도 하이 시에라를 돌려도 아이폰과 가능한 연계가 한정되어 있었습니다만 2018 맥북프로는 서로가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한 듯이 합이 맞아 돌아갑니다. 아이폰을 사용하다보면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맥을 사용하고 맥이나 아이패드를 사용하다보면 높은 확률로 다음 전화기는 아이폰을 사용할 확률이 높습니다. 

아이폰의 가격은 올라가지만 아이폰 중고 시장이 잘 형성되어 있어서 중고로 팔면 새 기종을 사는데 보탤 수 있습니다.  중고로 팔던 팔지 않고 자신이 수명이 다하거나 교체할때까지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전화기를 가지고 있는건 안심이 되는 일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호라스 데디우가 지적하듯이 이런 수렛바퀴 구조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현 시점에서는 애플밖에 없지 싶습니다.

추기: 한편 생각해봤는데 한 디바이스를 오래 사용하는 측면에서 애플의 배터리 게이트는 치명적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배터리 상황을 퍼센티지로 표시하게 된 점은 공인 서비스로도 비교적 저렴하게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람직한 방향이겠지요. 80% 밑으로 내려가면 스로틀링이 걸립니다만 일반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의 80% 밑으로 넘어가면 수명이 다 된 것으로 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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