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저는 맥을 좋아하고 애플을 좋아하고 맥을 사용하고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입니다만, 한편으로 윈도우를 좋아하고 윈도우를 사용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한 노트북 브랜드가 ThinkPad이고 이번에 맥북 프로 2018을 새로 사면서야 애플이 타이를 이루었다는 점이 이를 잘 나타내지 싶습니다.
맥을 사요? 윈도우를 사요? 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맥이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맥도 윈도우도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맥이 할 수 없는 혹은 잘 하지 못하는 일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맥을 사야 한다면 여러분이 맥이 할 수 있는 일과 맥도 윈도우도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경우라고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제가 맥을 구입한 이유는 맥에 있는 애플리케이션 때문입니다. 지금 글을 쓰는 글쓰기 애플리케이션은 Ulysses라는 것입니다만 맥을 잠시 사용하지 못하고 ThinkPad를 구입한 2016년 이래로 이에 걸맞는 텍스트 에디터를 찾았지만 현재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 말고도 몇가지 어플리케이션을 매일 사용하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100% 대체할 만한 좋은 게 없습니다. 이게 좋은 예일 것입니다.
좀 더 보편적인 예를 들어본다면, 애플의 파이널 컷 프로이나 로직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맥을 사용해야 할겁니다. 이런 프로 앱이 아니더라도 제가 2006년부터 맥을 사용하면서 처음 사용했던 이른바 ‘킬러 앱’은 iMovie였습니다. 지금도 그렇고 아주 쉽게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었거든요. 당시에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iOS를 사용한다면 맥 사용하는 걸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또 한편으로 여러분이 만약 휴대폰이나 태블릿으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가지고 계시다면 맥을 사용하시면 해외의 전문가들이 잘 꾸며진 정원이라고 부를 정도로 탄탄한 연계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아이폰에서 전화가 오면 맥으로 받을 수 있고, 아이폰으로 문자가 오면 맥으로 확인하고 보낼 수 있습니다. 아이폰에서 보던 웹페이지를 맥에서 마저 볼 수 있고, 맥에서 쓰던 메일을 아이폰에서 마저 쓸 수 있습니다. 심지어 맥과 아이폰 아이패드의 클립보드 마저 공유가 되죠. 아이폰에서 사진을 찍으면 맥의 컴퓨터에 바로 나타나고 맥에서 보정을 하고나면 폰에 반영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건 아주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알면 알 수록 많은 기능이 있습니다. 저도 다 알고 활용을 못할 정도니까요.
자신이 하는 일이 맥이 잘 할 수 있는 일인가 판단 할 수 있는 대략적인 척도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사용하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iOS를 사용한다면 여러분이 사용하는 앱을 잘 살펴보세요. 그 앱이나 서비스들이 맥 버전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요? 만약 그렇다면 맥이 여러분에게 잘 맞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앱에서 사용하던 자료가 바로 컴퓨터와 연계가 되면 아주 편리하지 않겠습니까? 요즈음의 기기와 앱은 동기화 없이 존재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앱 자체나 서비스의 클라우드 말고도 애플 자체의 클라우드(iCloud)를 통해 여러분이 가지고 계신 휴대폰과 맥과 연계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윈도우 컴퓨터와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겠지만 아이폰 앱이라면 맥과 연계가 더 확실하고 깊게 이뤄집니다.
그 다음은 맥이 할 수 없는 일을 생각해 봅시다
이런식으로 맥이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시고 나서 맥도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간편결제나 플러그인식 모듈 덕택에 맥에서 쇼핑이나 인터넷 뱅킹이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맥을 쓰던 시절처럼 맥이라고 해서 인터넷 페이지가 깨지거나 제대로 표시 안되는 경우도 깨끗하게 사라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오피스 365를 구독하면 윈도우 뿐 아니라 맥용 오피스도 쓸 수 있습니다(예전하고 비할 바는 아니지만 아직은 미묘한 호환성 문제가 있습니다). 메일을 보내고 리포트나 문서를 작성하고 웹페이지를 살펴보고 카카오톡이나 라인, 왓츠앱을 하고 그런 것들은 맥으로도 아무런 문제 없이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맥으로 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일까요.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게임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같은 가격의 윈도우 노트북에 비해 맥은 그래픽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받습니다. 그걸 차치하더라도 상당수 게임은 윈도우에서만 나오기 때문에 게임을 염두에 두신다면 어지간하면 윈도우 컴퓨터를 사시는게 나을 겁니다. 윈도우 전용의 프로그램도 아직은 꽤 됩니다. 그리고 정부 관련한 일은 아직도 윈도우가 기본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 소송을 해야 했는데 Internet Explorer 11 전용이었습니다. 윈도우에서 Chrome 조차도 쓸 수가 없었죠. 맥은 논외일겁니다.
스스로 사용해야할 이유를 찾지 못하면 가성비가 나쁜 컴퓨터
컴퓨터는 비싸고, 맥은 더 비쌉니다. 솔직히 스펙만 보고 보면 가성비 별로 좋지 않습니다. 물론 스펙으로 나타나지 않는 부분이 큰게 맥의 미덕이지만요. 비싼 투자를 하시는 것이니 여러분이 잘 생각해보시고 구매를 결정해야 할것 같습니다. 없으면 그립고, 사용하면 편한 녀석을 선택하셔야 할 겁니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맥에서 할 일을 찾지 못하신다면 맥을 사용하실 이유가 없고 맥을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맥을 팔고 다른 컴퓨터를 사거나 아니면 윈도우를 깔고 애플 로고 달린 컴퓨터 껍데기만 쓰시게 되겠죠. 요즈음에는 맥 못지 않게 디자인이 좋고 스펙도 뛰어나고 훨씬 얇고 가벼운 녀석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게다가 대개는 값도 저렴하고) 커다란 손해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다른 언어를 배우거나 다른 나라에 이사하는 기분으로 배울 각오로
애플의 컴퓨터는 스토어에서 만져보고 살 수도 있고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사면 14일간 써보고 만족하지 못하면 반품도 가능하지만 솔직히 맥이 여러분에게 맞는지 알아보기에는 14일도 짧은게 사실입니다. 저는 맥을 쓰다가 윈도우를 쓰는 것을 오른쪽 핸들이 있는 나라에서 운전하는 기분이라고 비유합니다. 다시 말해서 윈도우를 쓰다가 맥을 쓰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살며 다른 나라 말을 하면서 사는 것과 같은 것이죠. 적응을 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고 시간도 필요하고 그걸 감수할 각오도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구글과 애플 홈페이지, 관련 커뮤니티와 블로그를 끊임없이 돌아다녀야 할지 모릅니다. 그 끝에 여러분이 여러분만의 맥의 장점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때는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한 명의 맥 사용자로써 개인적으로 여러분이 그럴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