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양극화 시대가 시작되는 일본

사실 일본에 살지 않는 입장에서 일본의 상황을 전달하는데는 한계가 있지요. 오류의 가능성도 있고 뉘앙스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되도록이면 여러가지 목소리와 기사를 접했지만 말이죠.

일본에서 작년 화제가 된 단어 중 하나는 염가 스마트폰/SIM일겁니다(格安スマホ/格安SIM). 우리나라 말로 딱 정확한 뉘앙스로 1:1로 매치할 수 없지만 저는 트위터에서 이 둘 중 서비스를 MVNO로 기기를 저가격 스마트폰으로 번역을 해왔습니다. 실제로 우리 개념으로 보면 둘 다 이 정도가 무난한 번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MVNO 서비스는 일본에서 2009년 쯤에 일본통신이란 곳에서 b-mobile이라는 것으로 3G MVNO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태동한걸로 압니다만 급격하게 확산을 한 것은 2014년 정도. 그리고 신문에서 格安スマホ를 적으면서 별도로 해설을 안해도 될 정도로 보급이 된 상태가 2016년 즈음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유튜브나 블로그 등을 돌아다니면서 본 사람들은 재미있어서 ‘캐리어キャリア’라고 불리우는 통신사 서비스와 아이폰이나 갤럭시, 엑스페리아 같은 최신 기종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MVNO 서비스와 MVNO 유통용 중저가격 스마트폰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사실 중저가격이 아닌 제품도 있습니다만-화웨이의 P나 메이트 시리즈 같이-아이폰이나 갤럭시가 10만엔을 넘어간 시점에서 본의 아니게 중저가가 되어버렸습니다).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이나 양판점 판매만으로 판매 랭킹 상위에 화웨이 단말이 오른 것은 여러 인구에 올랐습니다. 아직은 일본에서 MVNO는 확실히 마이너이기는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일본에서는 대리점(ショップ)에 대한 의존이 어마무시하게 큰 편입니다. 애플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폰 메이커는 자체 A/S 센터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당일 수리는 어렵고 그래서 대리점에 가져가서 대체 기기를 받으면서 수리를 맡기고 하니까요. 이상이 생겨도 대리점으로 가고 요금 변경도 대리점으로 가고, 설정 문제도 대리점을 가고 신제품이나 신상품이 나와도 대리점으로 갑니다.

그러다보니 통신사의 대리점은 도처에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 시간이 길기로 악명이 높고 젊은 사람들은 그래서 인터넷 숍에서 사는 걸 선호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어차피 SIM 받아서 꽂는 거 정도야 본인이 할 수도 있고, 초기 세팅도 마찬가지기 때문이죠.

그 연장에서 MVNO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만, 일단 숍이 원칙적으로는 거의 없고, 서포트 체제는 전화와 메일입니다. 그냥 전화기와 SIM이 덜렁 도착하고 SIM만 신청하면 SIM 카드만 덜렁 도착하는 구조입니다. 원가 절감을 위해서 기사가 전달하는 택배로 전달하는게 아니라 우편함 투함하는 우편/택배 상품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을 정도죠.

이런 MVNO에서 주로 사용되는 스마트폰들은 1만엔 이하에서 비싸봐야 6만엔 정도의 소위 ‘SIM FREE’ 단말이 많습니다(일본에서는 원칙적으로 아직도 캐리어락이 걸려 나오고 나중에 요청을 해야 해제를 해줍니다) 그 이유는 일본에서는 단말기를 통신사가 사들여서 자사 제품製品 형태로 팔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MVNO용으로 따로 내놓는 귀중한 경우가 아니면 일단 일본 회사 제품은 보기 힘들고 외산이 주가 됩니다. 아수스 화웨이 ZTE 등등이 있고 특히 아수스하고 화웨이는 코스트 퍼포먼스가 높아서 MVNO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습니다.

나중에 자세히 얘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이폰도 애플에서 심 프리 단말을 판매는 하지만 그 가격이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 기준으로도 흉악스럽기 때문에 통신사의 보조금을 받지 않고 사면 무진장 비싸고, 그 돈 다주고 MVNO를 써봐야 그닥 차액이 크지 않으므로 차라리 통신사를 쓰는게 통신품질도 좋고 무제한 통화까지 쓸 수 있는 웃기지 않은 상황인지라 말이죠.

아이폰의 상황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고가 단말기는 MVNO 사용자들에게는 인기가 없습니다. 의무 사용기간이 없거나 길어야 1년이다보니 할부를 2년 하는 사용자가 많지 않고 그러다보니 일시불로 단말기를 사서 쓰는 경우가 많고 그러기 부담없는 1~3만엔 정도 하는 단말기가 압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본의 MVNO 가격을 보면 대충 3GB 정도에 1천엔 중반 정도. 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통화 기능 포함의 경우) 대다수 캐리어 사용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5GB 요금제가 대략 7천엔 정도니까 상당히 저렴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MVNO로는 2천엔 초반이면 됩니다).

이야, 싸네. 이러면 다 MVNO로 가는거 아녜요? 싶지만 제 신조가 비싼게 비싼데는 납득가는 이유가 없을 수 있지만 싼게 싼데는 반드시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입니다. MVNO 업자들은 1) MNO(캐리어)의 회선의 용량을 운용이 어렵지 않을 만큼만 빌린다 2) MNO는 통신망만 빌려주지 인터넷 인프라는 MVNO가 준비해야 합니다. 3) 대개는 영세하기 때문에 인터넷 인프라에 돈을 투자 많이 못합니다. 이것들이 합쳐져서 MVNO의 속도라는게 캐리어에 비할 수가 없을 정도로 느립니다.

특히 점심시간에 쉬는 시간이나 출퇴근 피크 시간이 되면 ‘고속 요금제’에 들었는데 속도가 1Mbps 까지 떨어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오죽하면 00년대 우리나라가 초고속 인터넷에서 그랬던 것처럼 어떤 MVNO가 저렴할까, 어떤 MVNO가 빠를까 정리하는 사이트가 있을 정도입니다.

캐리어에서 얻을 수 있는 서포트의 부재와 이런 통신 서비스의 차이에 더해서 MVNO가 가까운 양판점이나 도심의 안테나샵에서 접할 수 있게 된 상황이 겹쳐져서 가입자 비율이 이동통신 가입자의 10%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 와중입니다만…. 덕분에 불만이 치솟고 있죠. 소비자 민원이 폭증하고 있죠.

일본의 MVNO는 ‘2년 속박2年縛り’라고 할 정도로 악명 높은 통신사식의 계약은 거의 없습니다. 데이터만 사용한다면 이번달 계약해서 다음달 끊어도 되고, 가입비도 경쟁이 너무 심해서 몇천원 안쪽으로 해결 볼 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통신 품질이 들쑥날쑥하니 메뚜기처럼 푱푱 튀어 다니는 케이스가 늘었습니다. 휴대폰 업계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인 이시카와 츠츠무(石川温)는 MVNO의 갯수가 600개가 넘는다 라고 말합니다. 통신사의 부업부터 쇼핑몰, 인터넷 기업 케이블 방송사 등등. 벼라별 기업들이 다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업계 상위에 들어가는 프리텔이라는 MVNO가 업계 1위인 라쿠텐에 MVNO 사업을 매각했습니다. 많이들 충격으로 받아들였는데 정말 MVNO의 현재가 지속성이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을 모두에게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통신사들은 이런 MVNO의 공세에 저가 요금제를 내고 고가 요금제의 용량을 늘려서 헤비유저를 잡는 등의 정책으로 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일련의 소동들을 물건너서 보면서 통신의 양극화 상태를 보고 있습니다. 돈에 곤란함이 없는 사람이라면 10만엔짜리 아이폰/갤럭시/엑스페리아 최신 기종을 2년 계약으로 사서 5기가든 그 이상이든 데이터 요금을 결제하고 무제한 통화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1~2만엔짜리 단말기를 일시불로 사서 1기가에서 3기가 짜리 요금제를 쓰고 1분에 우리돈으로 400원이 넘는 통화료를 내고 쓰는거죠. (최근 MVNO에서도 무제한 통화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지만 스카이프 등과 같이 별도 앱으로 전화를 해야 합니다)

뭐 우리나라에서도 그렇지만 일본에서도 그렇듯이 통신사는 폭리를 취하는 이미지이고 MVNO는 그 폭리를 잠재워 주는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전화료가 종량제라 비싼건 라인 음성 통화로 떼우고 통신사 메일을 쓸 수 없는 것도 라인과 Gmail로 떼울 수 있다고들 생각합니다. 다들. (그래서 라인이 직접 MVNO를 한다고 했을때 올게 왔다고들 생각했었죠)

주저리 주저리 썼습니다만 일본에서는 통신 서비스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참고로 정부에서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그 뭐지…. 일부 서비스에 대한 데이터 사용량을 무료로 하는 정책을 제시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망중립성으로 금기시 되어 있는 이 정책이 일본에서는 대놓고 벌어집니다. 가령 아까 얘기한 라인모바일은 라인 뿐 아니라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의 데이터를 까지 않고 있고요, 앱스토어를 안까는 회사도 있고, 유튜브를 안 까는 회사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게 통신료 인하에 큰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요번에 라쿠텐에서 슈퍼 호다이 라는 요금제를 내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통화 정액제와 고속 데이터가 패키지로 된 요금제인데 패키지는 어찌됐던 내 알바 아니고 너 알바도 아니고 다들 신경을 쓴건 데이터 제공량 다쓰고 나서도 1Mbps를 제공해주는 것이었습니다(우리나라에서도 저렴한 통신사 요금제의 속도 제한을 완화 하는게 요금 인하에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유튜브 정도는 적당히 볼 수 있게 해주겠다 이거죠.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얘기해 두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통신사의 경우 기본 제공된 데이터를 다쓰면 거의 GB당 1000엔을 내거나 안그러면 128kbps로 짤없이 떨어져버립니다. 아마 다들 환장할 속도일겁니다. 일본쪽 MVNO 파는 동호인에게 우리나라 통신사가 얼마를 내면 기본 몇GB에 다 쓰면 하루에 2~3GB 고속통신이 되고, 그걸 넘어도 3~5Mbps 속도가 제공됩니다. 실질적인 무제한입니다 하니 어이 없어 하더군요. 왜냐면 일본에서는 하루에 추가로 더 주는게 아니라 3일동안 1GB를 쓰면 속도를 128kbps로 줄여버리는 통신사도 있거든요 -_-;

여담으로 실질 128~256kbps 나오는 ‘무제한’ 요금제도 제공되는 회사가 있고 사용자가 있습니다. 슬럼가 주민을 보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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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핑백: MVNO에 대항하는 일본 MNO의 자세? – 일본의 통신 양극화 2 - Purengom's Monologue | 푸른곰의 모노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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