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전화기를 쥐고 있자면 따분함을 주체할 수가 없다. 아이폰을 쥐어도 그렇고 갤럭시를 쥐어도 그렇고 좀처럼 흥미를 이끄는 것이 없다. 아이폰이 그러니 안드로이드를 쥐면 좀 나을까 했는데 인터페이스의 차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아이폰을 칫솔과 같은 일상품에 비유를 한 적이 있는데 그야말로 가위를 들고 허공에 대고 싹둑싹둑 거리는 느낌이다. 화면을 움직여보고 앱을 실행해봐도 트위터를 살펴보거나 페이스북을 들여다봐도, 웹브라우저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봐도 그냥 허공을 보거나 심연의 바다를 멍하니 들여다보는 것 같다. 이 현상을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싶어서 생각해보니 혁신 피로에서 따서, 스마트 피로(Smart Fatigue)라고 하기로 했다.
계속해서 락스크린을 해제하고 앱화면을 뒤지면서 이것저것 건드리면서 금방 돌아가는 현상을 보면서 한때의 용어가 생각나기도 한다. 게임 불감증이라는 말이 있는데 게임이 너무 많으니까, 게임 하나하나에 파고들지 못해서 게임의 깊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뭐 그런 얘기가 있었다. 흠. 그래서 한때는 앱이 너무 많으니, 앱 불감증이란 말을 쓰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앱 자체에 피로를 느끼고 있으니 그야 말로 피로요 허무니. 흠…
이제는 더 이상 한때는 스마트하고 참신했던 기기가 더 이상 새롭지가 않은 그런 느낌이다. 이제는 일상에 너무 녹아났기 때문인 듯하다. 정말 대단한 안경이나 시계라도 나와야 흥이 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