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로써 몇년을 하며 소회를 적으면

사실상 학생으로 생활이 끝났다. 요양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직업을 블로거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블로그를 오래하다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생각을 담는 그릇이요. 자기를 대변하는 그릇이기도 하다. 또 방문자의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그것은 매우 가감이 없어서 얼마전에 인디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들었다는 글을 썼을 때, 다운로드로 했을때 음악가의 수입이 적다면 그럼 스트리밍으로 할때는 어떨까라는 반성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 2006년에 썼던 음악에 관한 글에서 현재의 Spotify나 Pandora같은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가 세를 넓힐 것에 대해 살짝 이야기 했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물론 그 당시에 구체적으로 이런 형태를 예측하는건 불가능하다) 블로그는 내게 성찰과 사고의 기회를 주는것은 틀림이 없다. 사고의 캐치볼과 같다. 나는 이렇게 글을 쓰고 이전 글의 백링크를 통해 사고를 연장하고 반성하고 보축한다. 훌륭한 사고유희이다. 물론 개중에는 몇가지 민망한 이른바 흑역사란 것도 있다. 삼성에 좀 편견을 가진 적도 있다(그건 옴니아와 햅틱, 그리고 이건희 회장에 대한 반감 등 외적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 소니에 관한것도 그러한데, 집안의 정확히 말하면 외조모의 영향을 받은것을 부정하지 못하겠다. 아무튼 그 영향이 블로그에 그대로 나타나있다. 애플은 뭐 할말이 없고. 아무튼 논리적인 문장이 모여 포스트가 되고 하나 둘 쌓이고 시간이 흘러 블로그가 된다. 그리고 그게 성격이 되고 성향이 되더라. 그게 퍽 오래 흘렀다. 그러고 보니 참 긴 여정이다. 나도 모르게. 나는 그냥 글을 썼을 뿐인데. 어느덧 그렇게 되어 있었다. 애플에서 메일을 받고 트위터의 리스트에 오르고 구글 리더에 등록된걸 확인하고야 알았다. 뭐가 어찌됐던 스스로 답을 묻고 스스로 글을 쓰는 여정이다. 그 와중에 포기한 글도 여럿되지만 뭐 어떠하랴. 아무튼 즐거우면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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