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간이 나면 미국과 일본의 온라인 신문을 살펴본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와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아사히신문이들은 내가 돈을 내고 보는 신문들이다(돈을 내지 않으면 조금밖에 못보거나 아예 못본다).
물론 우리나라 신문들도 살펴보는데 딱히 충성도 높게 살펴보는 언론이 있는것은 아니다. 구글 뉴스로 사이트에 접속해 살펴보거나 포털 뉴스로 훑어본다.
내가 한국 신문 웹사이트에 충성도가 낮은 이유는 편집이나 컨텐츠에 딱히 차별성도 없고 가독성을 전혀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 뉴스의 충성도와 브랜드 이미지에 대해 분석한 이 글 이 현재 내게 있어 한국 미디어의 상황을 딱 드러내 주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일단, 왜 내가 한국 신문들은 스킴하면서 이들 신문은 구독하며 살펴보는가. 뉴욕타임스나 FT, 닛케이, 아사히 등 내가 구독하는 거의 모든 언론이 자사가 보유한 기사나 컨텐츠의 하이퍼링크를 가지고 있다. 궁금한 세부 내용이 있으면 누르면 알아 볼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어떤 토픽(현안)을 클릭하면 그것에 대해 정리해 놓은 페이지와 관련 기사가 좌락 뜬다. 가령 재정 절벽(debt ceiling)문제가 한창 난리였을때 왜 재정 절벽 문제가 발생했는지 근원부터 지금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까지 차근차근 정리가 되어 있어서 뉴스를 전혀 보지 않았던 사람도 바로 그 이슈를 쫓아 갈 수가 있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는 특성상 경제용어가 다발하는데 그것에 편집자들이 링크를 걸어놓고 클릭을 하면 친절하게 조그마한 사전이 나와 해설이 되도록 되어 있다. 과거의 기사가 있으면 과거의 기사를 링크하고 외부의 출처가 있으면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가독성과 멀티미디어 컨텐츠와 특집 등 컨텐츠의 차별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광고를 싣거나 하지만 어디까지나 기사를 읽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이뤄지며, 우리나라처럼 자극적인 내용이나 색상의 광고를 찾을 수 없고 배치 또한 크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 읽기 편함이 최우선이며 글자크기를 쉽게 조절해서 읽을 수 있다. 한편으로 체재시간과 충성도를 높이는 요소로는 멀티미디어 컨텐츠와 특집기사가 있는데 보고 있는 기사에 관련된 멀티미디어 컨텐츠나 인터랙티브 미디어, 그리고 특집 기사 들을 링크해 두어 좀 더 깊게 몰입 할 수 있게 만드는 것 또한 특기할 만하다. 후쿠시마 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고때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 저널의 인터랙티브 그래픽과 갤러리는 우리나라 신문의 이미지 하나 짜리 그래픽과 사진 보다 훨씬 생동감있고 더 많은 정보량있는 컨텐츠를 제공했었다.
또한 이들 신문들은 최근 들어 블로깅과 라이브 블로깅을 저널리즘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나는 링크된 글에서 160년된 언론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젊은 언론사보다도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타깝게도 이 글을 쓴게 거의 2년 전이고 수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는데 크게 달라진게 없다. 인터넷 언론이라는 곳 조차 종이 언론이나 통신사처럼 몇 신 몇 보를 날리고 있는 형편이다. 그래야 포털에 실리니까.
포털… 나왔다. 사실 이쯤 되면 우리는 우리의 문제를 알 수 있다. 그걸 만드는 포털이 문제인 셈이다. 그리고 그 독자가 그 뒤에 있다. 죽 앉아서 보질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수익은 허약해지고 광고는 떡칠이 되고 컨텐츠는 빈약해지고 만다. 그럼 사람들은 용무만 보고 바로 떠나고 악순환의 연속이다. 공짜 뉴스는 없으니까. 사실 이것을 자초한 것은 신문사들의 공이 크다. 신문사들이 단순히 신문 기사를 옮기는것이 아니라 좀 더 품을 들여 투자를 했더라면 단기적으로는 수익이 나지 않았더라도 장기적으로 이 꼬라지가 나진 않았을 것이다. 암만 해도 적어도 종편보다는 가성비가 나았을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뉴스룸이 인터랙티브 기사와 차트를 그리고 링크를 연결할때 우리나라 신문사의 디지털 뉴스팀은 연예인의 가십기사와 애플 루머 기사를 쫓아 다니며 클릭수를 버는게 현실이다. 중앙일보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 하다보면 내가 정말 유가부수 3위의 신문 계정을 팔로우 하고 있는건가 싶고 이 나라에서 한가닥 한다는 경제지, 매일경제의 포털 제목 낚시는 장안에 유명하다. 우리나라 신문에서는 클릭을 조심해야한다. 도처에 팝업 광고가 있고 링크는 광고고 광고가 본문을 가리고 번쩍번쩍 거리는 광고가 본문 한가운데에 있고. 에효. 정말 공짜 뉴스에 미래가 없다라는 말을 2011년에도 2012년에도 또 2013년에도 할 줄은 몰랐다. 이젠 말하기도 지친다. 내년엔 또 뭘 핑계 삼아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