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 September 2012

  • Etymotic Research hf3

    에티모틱 리서치(Etymotic Research)의 ER-4를 소개했다. 내가 소개하는 hf3는 ER-4 시리즈의 바로 아랫급의, 그러나 성능은 거의 호각의 제품이다(Etymotic Research사 자체 스코어링으로 따지면 ER-4P와 거의 동등한 점수이다 실제로 내가 메일로 문의해 본 결과 매우 민감한 사용자인 경우에나  구분할 수 있을것이라는 대답을 받았다). (실제로 ER-4보다 이 녀석을 먼저 사용했다, 리뷰 순서로 따진다면 이것이 먼저 올라와야 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ER-4 시리즈가 순수한 음악 감상을 위해 만들어졌다면, hf3는 아이폰/아이팟/아이패드를 위해서 리모트 컨트롤과 마이크가 갖춰진 제품이라는 것이다. 에티모틱 리서치의 음악 성능과 리모트 컨트롤 + 거기에 마이크를 갖춘 그야말로 뛰어난 제품이다.

    이 제품을 사용한지도 벌써 수개월이 지났지만, 이 제품만큼 명료한 해상력을 가진 제품을 사용해본적이 없다(물론 ER-4를 제외하고). 심지어는 해상도에 관해서는 트리플 파이나 SE530도 지고 넘어간다. 명료한 해상력은 단번에 음악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 피로하지 않은 고음역과 단단한 보컬을 지지하는 중역과 과다하지 않은 저역. 한마디로 플랫한, 레퍼런스 사운드가 이 이어폰의 특징이다. 라이브 녹음을 듣다보면 가만히 눈을 감고 스테이지에 빠져드는 것을 느끼게된다. 게다가 이 이어폰은 업계 최고수준 (35-42dB)의 소음 감쇄를 제공하기 때문에 정말로 음악에 몰두할 수 있다. 어쩌면 이렇게 작은 녀석에서 이런 파워풀 한 소리가 날 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내가 어째서 이런 회사의 제품을 몰랐지? 역시 이름의 선입견을 버려야돼!’ 라고 당신은 생각할 것이다.

    다만, 한가지.. 이 녀석은 기본이 트리플 플렌지 팁인데, 무척 깊게 삽입해야 제대로 착용이 된다(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을수도 있다). 특성상 귀에 밀착이 되어야 제대로 감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불편하고 처음에는 공포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다. In-ear형 이어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특히 그럴 것이며 쓰던 사람도 조금 놀랄지 모르겠다. 참고로 나는 이것을 쓰다가 이어폰만 빠지고 팁만 귀에 끼어서 핀셋으로 뽑는 일도 있었다 ㅎ;; 그러므로 팁을 교체할 때에는 반드시 홈 끝까지 잘 끼웠는지 확인해야한다(설명서에도 기재되어 있다).

    아무튼 집어넣으면 유닛자체도 워낙 작아서 귀에 아주 작게만 보여서 바깥에서는 끼었는지 잘 보이지 않을지도 모를지도 모른다.

    마이크의 성능도 준수한 편이고(입 근처에 있다) 케이블의 경우, 이걸 참 언급 안할 수 없는데 겉을 케블라로 감쌌다. 잘 꼬이지 않고 내구성도 뛰어나다. 플러그는 구부러진 ㄱ자 케이블로 매우 견고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어지간해서는(=부러뜨리지 않는한) 고장날 염려는 없을 듯하다. 그 외에 케이블 분기나 이어폰쪽도 나름 튼튼해보인다. 역시 이어폰을 오래 만들어 온 회사 답게 신경을 쓰고 있다.

    이 녀석의 경우 제조사에서 적극적으로 커스텀 핏 업그레이드(=귓본을 떠서 자신의 귀에 맞춘 이어팁을 만드는 것, 음질과 차음성, 착용성이 좋아진다고 제조사가 말한다)를 권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트로 이전에 소개 한적이 있으니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란다.

  • Etymotic Research(에티모틱 리서치) ER-4P/ER-4PT

    일반인에게 Etymotic Research(에티모틱 리서치)라는 회사는 매우 생소한 회사이다. 보통 이어폰이라고 하면 아무거나 찾아서 듣고, 소니 정도가 떠오르고, 조금 관심이 있어도 얼티밋 이어스(Ultimate Ears) 정도나 슈어(Shure)가 떠오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Etymotic Research는 귓 속에 넣는 이어폰(In-ear;canal)의 효시가 되는 회사라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회사이다. 1991년 이 회사가 처음으로 만든 ER-4가 처음으로 시장에 선보인 커널형 이어폰이다. 특히 이 회사의 첫 제품이자 대표작이라고 불리우는 ER-4 시리즈는 1991년 출시이래 20년이 넘도록 여전히 생산되며 레퍼런스 급의 사운드를 자랑한다. 회사 이름인 Etymotic은 그리스어로 True to ear라는 뜻이라고 한다.

    나는 이 제품을 언젠가 언젠가 하면서 차일피일 미뤄오다가 드디어 손에 들이게 되었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처음 커널로 입문하면서 편견이 있었다. “드라이버(트랜스듀서)의 갯수=음질의 좋음”으로 생각한 나머지 나는 듀얼 드라이버 이상을 요구해서 점원에게 듀얼 듀서 이상을 요구했고 자연스럽게 싱글 드라이버의 ER-4 시리즈는 배제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이후에도 청음을 할때 투박한 디자인의 이 녀석은 배제가 되었다. 귀 깊숙히 삽입하는데다 값이 만만찮은 것도 한몫했다. 본제로 돌아가서, 우선 Etymotic Research, 즉, 에티모틱 리서치의 우선적인 가치는 청각에 대한 연구에 있다. 보청기에 사용되던 기술과 음향기술을 합쳐서 연구를 거듭해서 1984년부터 연구를 진행해서 ER-1부터 연구를 계속했다. 그 결과, 어떻게 하면 ‘귀에 원음에 가까운 소리가 들릴 것인가?’라는 이해한 것에 그 본질이 있다는 것이다. 헤드폰의 경우 시그널 그래프가 플랫한 것을 최고로 친다. 원음에 가까운 것이다. 에티모틱에서는 연구를 거듭한 결과, 귀의 구조상 공진 효과가 발생해서 귓안에서 소리를 재생할 경우에는 귀바깥에서 재생할때와는 달리 2700Hz 부분을 강조해야 특정한 부분이 왜곡되지 않은 평탄한 플랫한 신호, 즉 라이브 퍼포먼스에 가까운 음으로 들린다라는 이론으로 출발해서 인이어 헤드폰의 독특한 사운드 시그니처를 만들어냈고. 그 결과 ‘실제 귀에 들릴때’ 원음에 가까운 음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론에 따라 제품이 그 범위에 맞춰 만들어 졌는지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 일일히 제작품 마다 일련번호를 매기고 그 소리를 테스트하고 일련번호에 해당하는 테스트 결과표를 출력해 검사자의 서명을 한다. 실제로 여러 리뷰어들이 테스트를 해보면(이때는 제품을 이도(귓구멍)가 있는 더미헤드에 이어폰을 삽입하고 실제로 음이 어떻게 귀에 들리는지 측정을 한다) 놀라울 정도로 평탄한 신호 그래프가 나오곤 한다. 이는 여러개의 트랜스듀서를 사용하는 경쟁 제품은 커녕, 백 만원이 넘는 커스텀 제품도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레퍼런스 헤드폰은 되어야 따라 잡는 수준이다. 많은 테스터들은 이어폰에 있어서 타 이어폰과 테스트시 비교를 위한 ‘레퍼런스’를 ER-4 시리즈로 잡는 경우가 있다. 모든 이어폰은 ER-4와 그 이전으로 나뉜다.

    요즈음 제품은 중국산이 많다. 하지만 에티모틱 ER-4 제품은 전부 에티모틱 리서치의 미국 공장에서 제조되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일일히 위의 검수 공정을 거쳐 나오고 있고 손으로 튜닝을 마친 뒤, 그 유닛하나하나 시리얼 번호가 적혀서 최종 검수시에 그 시리얼번호의 사운드 시그니처가 어떠했는지가 적혀있다(덕분에 투박하고 마무리가 좀 깔끔하지 못하다).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 제품에는 트랜스듀서가 여럿있는 제품이 있다. 하나같이 저음이나 고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녀석은 튼튼한 저음과 탄탄한 중음역과 선명하고 깔끔한 고음을 하나의 듀서로 해결한다. 듀서가 하나라서 오해하기 쉽지만 이렇게 확실하게 모든 음역대를 커버할 수 있는 녀석은 없다. 과장되지 않은 탄탄한 저음과 확실하고 튼실한 중음, 피곤하지 않지만 선명하면서도 청아한 고음. 사용하고 며칠 안되었는데, 플러그를 꽂고 처음 튼 음악을 틀면 가끔 깜짝 놀라곤 한다. “아, 이 곡에 이런 부분이 있었군.”하고 정말 새로운 면모에 눈을 뜨게 된다. 놀라운 해상도를 느낄수 있다. 조금 더, 조금 더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음악이다. 몸에 해롭다는 걸 알면서도 볼륨을 올리고 싶고 더 듣고 싶어지는 생생함이다.아마 당신이 들을 음악은 ER-4로 들은 음악과 그 이전의 음악으로 나뉠 것이다. 특히 고품질의 라이브 음원은 정말 중독성이 강하다. 보컬의 생생함과 청명함(Jesca Hoop ‘Born Hoop’), 바이올린의 선명함과 생기(베토벤 심포니 7번), 팝음악(가령 마돈나의 4 Minutes)의 쿵쿵거림과 보컬은 서로 경쟁하듯 묻히지 않고 서로 조화롭게 노래를 한다. 한편으로 더 놀라운 것은 차음성이다. 에티모틱 제품은 사실 처음이 아니기에(블로그 포스팅은 처음이지만) 내게는 별로 놀라울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정말 이것은 말해두어야 한다. 커널형 중에서도 업계 최강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집중을 원하거나 이동을 하거나 한다면 후회의 여지는 절대로 없다. 다만 도보 여행은 절대 사절이다. 벗으면 듣고 싶고, 듣다보면 더 듣고 싶어지는, 자꾸 다른 곡은 어떤 느낌일까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신기한 녀석이다. 어쩌면 ‘그네들의 말대로 가장 정확한 음을 내는 인이어 이어폰’일지도 모르겠다. 그네들의 주장에 따르면 정확도는 경쟁사는 커녕 대다수 라우드스피커보다도 높을것이며 수천불하는 헤드폰에나 뒤질것이다라고 장담을 할 정도이니 말이다(실제로 전에 말했듯이 여러 리뷰어들이 증명하고 있다). 정말 대단한 호언장담이지만 그런 자신감이 20년 넘게 장수하는 물건을 만들고 있다(물론 수차례의 개량과 변경이 있었지만 기본은 같다). 그리고 실제로 듀얼, 트리플이나 쿼드 혹은 그 이상의 드라이버가 못해는 플랫한, 그리고 선명한 음을 만들어낸다.

    이 부분까지 쓰고 한가지 해프닝이 있었다. 초도 불량이 생긴것이다. 미국제인 ER-4는 약간 마감이 부실했던 것이다 ㅡㅡ; 돌려보냈는데 광복절 휴일이 끼어 돌려주고 받는데 시일이 꽤 걸렸다. 덕분에 이 녀석을 한 나흘만에 썼는데 그 동안 얼마나 그립던지. 본의 아닌 사건으로 인해 이 녀석의 위력을 실감하게 되었다. 오자마자 박스를 뜯어서 다시 꽂아 듣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덧. 어딘가에서 들은 이야기다만 ER-4는 오바마 대통령이 애용하는 제품이라는 말이 있다. 음악에 대한 사랑인지, 차음에 대한 고집인지, 아니면 국산품 애용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리고 의외로 액세서리를 구하기가 어렵다. 수입사인 사운드캣을 통하지 않으면 구하기가 어려운데 이어팁이 전부 매진인 상태이다(글을 쓰는 지금 일부 팁이 입고되었다.) 흠… 그리고 사운드캣은 보증서를 박스에 붙이는데 제품설명을 읽을 수 없게 해놓은 상태이다. 보기 싫다… 사운드캣과는 수년간 거래를 해왔지만 정말 이렇게 꼴보기 싫을 수가 없다.

    아, 그리고 ER-4P to S 케이블을 같이 주문해서 들어보았다. 한결 새로운 느낌이다. 좀 더 자세히 들어봐야 할 듯 하지만 그 차이를 논하기에는 내 내공이 모자란 듯 하다.

    이 녀석에 익숙해지고 나서 다른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해보자, 확실히 모든 것이 변했다. 해상도가 구름이 끼기 시작했고, 저음이 이상하게 두드러지기 시작했고, 고음은 뭉그러지기 시작했다. 결론, 모든 이어폰은 ER-4이냐 아니냐로 나뉠 것이다. ER-4로 들은 음악과 그 이전에 들은 음악 그것으로 나뉠 것이다. 그것 뿐이다. 이 녀석은 결국 이어폰의 스탠더드이다.  처음 내가 ER-4P를 손에 넣고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 나는 하루종일 귀에 해롭다는것을 알면서도 몇시간이고 음악을 들었다. 하루 종일 ER-4P로 음악을 듣는다는 얘기를 하니 음악이 좋은겁니까? ER-4P가 좋은겁니까?란 소릴 들었다. 글쎄요? 라고 대답했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 최근 애플 관련 보도에 관련하여

    최근 애플 관련한 보도를 보면 ‘국수주의’라는 말을 실감한다. 아니, 삼성 편들기가 심한것 같다. 애플을 애플로 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요, 특히 삼성-애플 특허 보도를 보면 마치 국가대표 스포츠 중계를 보는 듯하여 삼성이 우리나라 대표팀을 보는 듯하다. 삼성은 그저 우리나라에 위치한 하나의 기업일 뿐이고 애플도 미국에 위치한 하나의 기업일 뿐인데 마치 삼성이 유리하면 우리나라의 국익에 도움이 되고, 애플에 유리한 판결이 나면 미국의 국수주의의 발로인양 보도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에 있어서 공정함이라는 것은 어디로 간 것일까? 삼성-애플에 있어서 공정성은 실종된 듯하다. 삼성의 영향력은 물론 우리나라 언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긴 하다만 최소한의 기본은 갖춰주었으면 한다.

  • 아마존의 새 킨들 파이어에 관해서

    아마존의 새 킨들 파이어가 나왔다. 킨들 파이어가 나왔을때, 킨들파이어가 대중적인 태블릿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다. 여기서 내가 들고 나온 이론이 이른바 Total Fulfillment 이론(1,2,3)이었다. 여기서 내가 한가지 간과한 것은 아마존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미숙함이었다. 그 결과 킨들 파이어는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외면받았다.

    이번의 킨들 파이어 HD의 경우에는 조금 다른 듯하다. 물론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할 듯하지만… 제프베조스의 말을 빌어보면

    “We want to make money when people use our devices, not when they buy our devices.”

    Amazon : “We are no Apple, All things D

    나는 사용자가 박스를 열어서 소프트웨어와 컨텐츠를 즐기는 것, 그 모든 것을 통틀어 Total Fulfillment라고 부른다고 말한바가 있다.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은 이제 그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드웨어의 준비만 갖춰진다면 말이다.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그래서 나는 아마존이 아이패드의 강력한 경쟁자라고 보고 있다. 구글이 왜 Play로  전략을 틀어 넥서스 태블릿에서 전자책을 비롯해 음악을 판매하기 시작했는지 생각해보라. 정답은 너무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