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와 BIS의 중앙 집중의 문제

웹브라우저가 안되어서 포기하던 토치를 교체 받고 어느 정도 웹브라우징이 잘 됐다고 글을 썼다. 사실 이 글 며칠전에 쓴 글인데 발행을 미뤘다. 근데 며칠전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잘되던 페이스북이 소프트웨어 버전 업그레이드 이후 3G에서 안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되긴하는데 속이 터지도록 느리게 작동하거나 타임아웃이 된다. 잘된다고 생각하던 게 민망하게 됐다 -_-; 뭐 트위터나 다른 웹브라우징도 잘 되는것 같은데 페이스북만 안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전화를 해서 얘기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블랙베리용 페이스북 어플리케이션은 RIM이 만들지만, 공식적인 문제 해결, 특히 네트워크 문제인 경우에는 SK텔레콤에 전화해야한다. RIM에 연락해봐야 네트워크 회사에 연락해서 RIM에 올리라고 할 뿐이니… 그런데 전화를 하니 페이스북 로그인 정보를 요구했다.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흐음. 좀 찝찝해서 끊었지만. 어쩔수 없이 다시 전화해서 알려주었다. 그런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틀인가 지났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 음… 여우에 홀렸나? 아마 서버 문제 아녔을까? (나는 9700/9800 두대 가지고 있는데 두대 다 그랬으니까) 그러나 저러나 왜 로그인 정보를 알려주어야 했나… 싶다.

왜 페이스북이 안되는 것을 이동통신사와 상담해야하느냐, 하면 블랙베리의 주요한 기능 특히 트위터, Facebook, 웹브라우저, Blackberry Messenger, Email 등이 Blackberry Internet Service(BIS)라는 중앙 집중 서버의 중개에 의해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거의 대부분의 통신이 SK텔레콤을 거쳐서 캐나다의 RIM사의 BIS라는 서버를 거쳐서 이뤄진다고 보면 무방하다. 이 서버가 캐나다에 있는데 덕분에 블랙베리로 인터넷을 접속하면 구글은 캐나다 광고를 뿌려준다. 허허. 게다가 한국에서는 접속할 수 없는 북미 전용 사이트도 접속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접속 이력을 보면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캐나다 워털루에서 접속했다고 표시된다.

이게 왜 문제냐면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상당수의 서비스에 이 BIS라는 녀석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이 BIS에 관련된 문제를 얘기 하기 위해서는 SK텔레콤에 얘기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에 얘기하면 RIM에 보고를 해주고 그럼 RIM이 해결해주는 뭐 그런 절차다. 물론 이 BIS의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블랙베리의 서버를 경유해서 데이터를 압축해주기 때문에 데이터의 패킷을 절감해주고 따라서 전송속도가 느린 회선에서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로밍 비용을 아낄 수 있다라는 것이 이론적인 이유고, 또 BIS와 단말간의 암호화된 통신회선이 갖춰짐에 따라 보안에도 강하다는 장점도 있다. 덕분에 이번에 런던에서 시위할때 BBM이 유용하게 사용되었다고 가디언이 보도할 정도였다.

물론 해외망 속도가 느린 우리나라에선 오히려 실감하기 어렵다. 라는 문제도 있고, 보안 문제는 사실 일상생활에서는 체험할 일이 없으며, 또 더 큰 문제는 가끔 블랙베리 사용자가 겪기도 하고 지난번에 전세계 각국의 BIS 서버가 다운되었을때에도 알 수 있듯이 서버가 다운되면 인터넷도 안되고 페이스북도 안되고 메신저도 안되고 메일도 안되고 트위터도 할 수 없는 뭐 그런 먹통 전화기가 되어버리는 사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현재 블랙베리로는 변변한 RIM사가 개발한 페이스북 앱의 대안이 없는 상태고 BIS 없이는 RIM 사가 개발한 페이스북 앱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Wi-Fi를 사용하면 BIS를 우회할 수 있긴 하다, Wi-Fi에서는 잘 됐던 이유이다) 더욱 치명적이다.

대다수의 BIS를 사용하는 앱들은 Wi-Fi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Wi-Fi를 이용하게 된다. 그 경우에는 (특히 국내 웹사이트 접속에서) 비약적인 속도 향상을 경험할 수 있다. 블랙베리 사용자들은 말한다. 3G로는 웹서핑을 안한다고 그 이유는 BIS의 놀라운 속도(?) 때문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해외회선+BIS의 집중때문이겠지만. 1극 집중은 매우 취약한 것이니 만큼, 단말기의 개선 못지않게 이 인프라의 개선이 해결되어야 할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이 BIS가 한달에 5,000원(부가세 제외)하는 서비스이다.

아무튼 지난주 주말을 걸쳐서 이번 주초까지 걸친 이 페이스북 대란은 이제 어느 정도 해결 된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블랙베리는 꽤나 괜찮은 단말기인것은 사실이다. 열이 받아서 “다시는 블랙베리를 사지 않겠다”라고 트위터에 사자후를 토했지만 말이다(실제로 어지간해서는 다시 사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그 키보드는 정말 편리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메신저나 좀 긴 트윗을 작성하게 될 때가 오면 블랙베리가 정말 아쉬워진다. 좀 잘 좀 해보라고 이 등신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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