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사이버 펑크? : 나는 누구?

음, 구독자 여러분은 제가 약간 와병(?) 중이라는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해서 사실 트위터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블로그의 글은 글을 쓰는데 상당히 집중력을 요하는 일이기 때문에 단문을 톡톡 칠 수 있는 트위터와는 달리 장문을 장시간 신경을 써서 올려야 하는 블로그에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을 인정합니다. 반성합니다. 

여러분에게 오늘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은 여러분과 함께 한가지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는 까닭입니다. 얼마전 저의 ID에 알파벳 한글자만 더 붙은 ID를 사용한 트위터가 생겼었습니다. 그 트위터가 초기에는 제 프로필 사진과 프로필, 트윗과 리스트도 그대로 베꼈었고 팔로워까지도 모조리 똑같이 팔로우 했었더랬죠. 뭐 이 일은 지나간 일이니 자세히 얘기는 하지 않겠지만.. 하여간 중요한 일은 이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알파벳 하나 더 붙은 purengom’을 purengom으로 알았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제가 purengom이 아니다라고 호소를 해서 계정이 정지되어서 그 사람이 나는 purengom이랑 관련이 없다라고 써 붙인 다음에 프로필 사진을 바꾸고 전혀 다른 내용의 트윗을 하기 시작 한 다음에도 계정이 날아갈때 까지 열흘간 난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악용을 한 사람도 잘못이지만, 속아 넘어간 측도 뭔가 재미있다라는 것입니다. RT를 날리거나 멘션을 날리기 전에, 팔로우를 하기전에 단 한번이라도 프로필을 살펴보는 것 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그 알파벳이 하나 더 붙은 purengom은 저와 평소와 전혀 판이한 트윗을 했습니다. 그럼 이상하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한 생각을 가진 사람은 몇 명 밖에 없었습니다. 평소와 같이 RT를 하고 멘션을 날리면서 ‘푸른곰이 아닌 푸른곰’과 ‘푸른곰이라고 생각하며’ 멘션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소름끼치는 일이지요. 푸른곰은 모르고 있는 동안에 말입니다. 
물론 원초적인 잘못은 이런 짓을 벌인 사람에게 있지만, 참, 이 사이버 펑크적인 시추에이션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푸른곰은 완벽하게 나는 아닙니다. ‘푸른곰’은 완벽하게 글을 쓰는 저를 반영하지 않습니다. 트위터에서 별 뻘소리를 다하지만 완벽하게 나를 공개하고 있지 않으며,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으나 사실을 어느 정도 정제하여 공개하고 있습니다. 저는 실명으로 웹에서도 활동하고 있고, 또 오프라인에도 존재합니다. 저는 항상 궁금해 해왔습니다. 나는 이렇게 여러개가 존재하는데 말입니다. 과연 푸른곰은 내가 맞느냐. 라는 질문에 ‘말장난 치지 마라 항상 당신은 당신이다.’라는 말을 했던 양반이 있는데(물론 그는 그후 나에게 헛소리를 해서 블락당했습니다만-선견지명인가…) 나는 나지만 내가 내가 아닌 코미디가 벌어졌습니다. 
따지고보면, 이번 문제도 어떤 사람의 ‘복수의 온라인 페르소나’ 중 하나가 일으킨 헤프닝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러개의 ID를 가진 사람의 몇개의 ID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죠. 과연 그에게는 purengom 더하기 알파벳은 그를 반영하는 것인지 말입니다. 
오늘도 저는 팔로워 두명의 사칭 계정을 목도 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자신이 복제되는것이 사이버세상인가. 라는 생각을 하면 참 온라인상에 나라는 존재가 이렇게 취약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그러면 그럴수록 내가 쌓아야 할 진정한 가치는 오프라인에 있다라는 진리를 체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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