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은 편합니다. 저는 정말 맥이 좋습니다. 한동안 윈도우를 쓰다가 맥북이 다시 살아나서 쓰는 순간. 마치 오랫만에 할머니가 떠다준 감주 한사발을 들이킨 기분이었습니다. 아. 그래서 저는 애써 살아난 맥북을 냅두고 새 맥을 사버리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맥 열혈 애호가들은 말합니다. 맥은 세상 최고의 컴퓨터입니다. 라고. 흐음. 맞아요. 맥은 좋은 컴퓨터입니다. 그걸 두고 반감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저 조차도 사실 맥에는 단점도 있어요. 라고 생각해요. 더욱이 우리나라에 오면 정말 문제가 많죠. 할 수 없는 일이 많죠. 옆나라 일본을 예를 들면, 쇼핑도 할 수 있고, 은행도 맥도 할 수 있어요. 그만큼 간단한 일은 맥으로든 Windows로든 다 할 수 있죠. 그렇지만 제가 아는 분(일본 국적인 한국분)의 일본 여권 발급 프로세스를 보니까… 야… 주민등록등본 하나를 집에서 뗄 수 있는 우리나라는 (시스템은 별로여도) 잘되어 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그분 본적지까지 우편으로 호적등본인가를 받아서 여권 발급 받았다고 합니다. 그나마 원래는 가서 받아와야 한다네요. 헐. 뭐 가나가와에서 도쿄정도라면 모를까 아키타에서 후쿠오카라던가 하면 ㅡㅡ;;;;; 그러니까 뭐 마냥 우리나라가 어쩌구 그럴수도 없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뭐 모자른건 차차 개선해 나가면 됩니다…. 그 차차가 몇년이 될지는 너무 요원합니다만…
말이 샜는데,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맥으로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그걸 저는 한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다릅니다. 우회하거나 극복하거나 등등등… 가령 예를 들어보죠. 제가 처음 맥을 쓸때는 맥으로 smi 자막들어간 동영상 보기 정말 곤란했습니다. 아주 요령이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아마 그 파편을 이 블로그 어딘가에서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그건 한계였죠. 하지만 지금은 무비스트란 어플리케이션 하나만 깔면 사실상 윈도우의 곰플레이어나 KMPlayer에서 돌리는 거의 대부분의 동영상을 아~무런 요령없이 아주 편리하게 다 돌릴 수 있습니다. 즉 그 한계는 이젠 해결되었죠. 그런식으로 개량을 해서 해결하기도 하고… 은행같은 경우, 신한은행처럼 맥용 뱅킹을 하기도 하고 아예 우리은행처럼 플랫폼 독립형 뱅킹을 하기도하고, 벅스뮤직 등처럼 플래시형 음악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죠. 웹만하더라도 몇년전에는 사파리로는 들어가지도 않거나 버튼도 눌리지 않는게 태반이지만 이젠 윈도우로도 파이어폭스나 크롬으로 들어가는게 태반이다보니 맥으로 안될게 없을 정도가 되었죠. 이런식으로 개량되었습니다.
그렇긴 했지만 안되는 일들이 아직도 있습니다. 그건 인정해야 합니다. 가령 맥을 쓰지 않는 동안 동생과 간단한 동영상으로 영화를 만들어 프로젝트를 만들려고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는건지 모르겠습디다. iMovie로는 그냥 드래그해서 자르고 자르고 드래그해서 넣고 그러면 될텐데 이건 어떻게 하는거야! 하면서 짜증을 냈죠. 뭐 그런식인거죠. 뭐 그외에도 동생 컴퓨터의 악성코드 등등등등…. 허. 이런건 윈도우의 한계인겁니다. 즉, 다시 말해서 윈도우는 윈도우 만큼의 한계가 있는거고, 맥은 맥 만의 한계가 있는겁니다.
컴퓨터는 도구입니다. 세상에 도구는 여러가지가 있죠. 커피를 예를 들어볼께요. 어떤 사람은 드립을 어떤 사람은 에스프레소를 좋아합니다. 에스프레소를 마시려면 원두를 에스프레소로 갈아야 합니다. 드립분쇄를 해놓고 에스프레소 기계에 들이붓고 해보세요. 난리 납니다. 드립만 하더라도, 카리타는 뜸들여서 세번에 나눠서 붓고, 메리타는 한번에 붓고, 코노는 뜸들이지 않고 적셨다가 천천히 원그리듯이 붓죠. 저야 다 씁니다만(이런 미친 곰)… 이처럼 도구는 취향에 따라서 다른걸 쓸 수 있고, 그 차이에 따라 또 필연적으로 변화가 발생합니다.
그러니 한번 사용해보는거죠. 제가 맥을 좋아하는 건 그런 까닭입니다. 사실 윈도우 컴퓨터는 여러대가 있는데다가… 최신 맥은 윈도우도 잘 돌립니다. 선택의 여지마저 있습니다. 누구는 그러더군요. “맥은 최고라더니, 윈도우를 돌리는건 위선아니에요?” 으음, 그렇게 말하죠. 제가 정말 손에 잘 맞는 필립스(십자) 드라이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립도 편하고 자석도 달려 있고… 근데 돌려야 할 나사 헤드가 일자네요. 일자 드라이버를 쓰면 위선이거나 필립스 드라이버가 쓸모 없는건가요? 아니잖아요?
사진작가 윤광준씨가 책에 이렇게 썼더라구요. ‘인생은 짧고, 좋은것만 누리고 살기에도 아깝다’라고 말이죠. 네, 동감이에요. 컴퓨터는 도구입니다. 종교가 아니랍니다. 하나님 믿는데 부처님 더 믿으면 지옥가는거 아니에요. 근데 가끔 우리는 그걸 잊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아서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