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어느 날 새벽에 Gameloft와 Electronic Arts사가 iPhone용 게임을 대거 할인 한 적이 있습니다. 그걸 사기 위해서 새벽에 기프트 카드를 사려고 하는데 이 녀석은 상품권으로 취급되는지라 현금으로만 구매가 되더군요. 그래서 이체를 하려고 신한은행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하나은행에서 발급 받은 카드형 OTP를 켜서 번호를 차분히 입력했습니다만, 틀렸더군요.
제길. 또 시간 보정 해야겠구만 해서, 시간 보정 거래 메뉴에 들어가서 시간 보정을 했는데 어라 에러가 나더군요. 으음… 뭔가 틀림없이 일이 꼬였군. 해서 하나은행에 들어갔습니다. 하나은행에서도 OTP가 문제가 있습니다. 이거 난리가 났습니다.
그렇습니다. 제 통장에 있는 돈을 제가 꺼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그렇다고 이 새벽(당시 새벽 4시)에 누구한테 돈을 부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당시 제 돈들은 다 OTP로 묶인 통장에 있었습니다…. 헐.
다시 요약하면 이 OTP가 고장난 이상 어느 은행 통장에서도 돈을 한 푼도 이체 할 수 없다.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혹감이란… 저는 어릴때 돈을 잃어버려서 곤혹을 겪어본 이후로 항상 어딜가나 몸 다음으로 지갑부터 챙기고 지갑에는 긴급시를 대비해서 절대로 쓰지 않는 비상금을 넣어두고, 가방을 휴대할때는 일정금액과 금액을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넣어두고 다닐 정도로 강박이 있던 사람입니다. 어릴 때(13살때인가) 한번 잃어 버린 이후로 한 번도 지갑을 잃어 버리지 않을 정도이니까요. 그러니 내 통장에서 돈을 꺼낼 수 없다는 것은 공포였죠.
뭐 그 공포스런 상황은 제가 편의점의 ATM에서 1700원이라는 압박스러운 수수료를 물고 이체하고 잠도 안자고 8시 59분에 은행 셔터가 올라가자마자 은행직원들이 90도로 창구에서 절하는 것을 보면서 보안카드로 변경하는 것으로 종료 되었습니다만….
당분간은 이 공포스러운 경험으로 말미암아 OTP는 좀 꺼려질 것 같습니다….; 아니면 은행을 좀 더 쪼개 놓을까도 생각중입니다.
ps. 한밤 중이 아니라 낮이래도 참 난감 했겠네요. “나 보안카드가 맛이 갔어, 송금 좀 해줘!” 이거 전형적인 피싱 아닙니까? 이 얘기 하니까 은행원도 웃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