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휴대폰의 노예가 아닙니다.

저는 휴대폰의 노예가 아닙니다. 
저는 휴대폰의 노예가 아닙니다. 저는 제 편의를 위하여 돈을 내고 휴대폰을 쓰는것이지 누구에게 돈을 받고 그 누군가의 편의만을 위하여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아닙니다. 혹은 저는 여러분의 노예 또한 아닙니다. 저는 여러분의 연락에 항시 응답되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물론 최대한 받아드릴 것이지만, 언제나 받아드리겠다는 의미는 절대로 아닙니다.  사실 저도 서로 시간이 허용한다면 수다 떠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여러분과 전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시간이 아깝다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분이 전화하고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듯이, 저에게도 전화를 붙들고 있는 시간이 소중합니다. 무언가 집중하고 있을때, 무언가 하고 있을때 전화가 울렸을때 꼬박꼬박 받다보면 잠시 일로 돌아가기 위해서 시간이 필요합니다. 괜히 회사 경영자들이 휴대폰 사용을 금하는게 아니라는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소중한 만큼, 제가 대면하고 있는 사람들도 소중합니다.
또, 여러분과 여러분의 시간, 여러분이 하시는 일들이 저에게 소중한 만큼, 저도 제가 살고 있는 이 시간, 이 장소에 같이하는 일들과 사람들도 무척 소중합니다. 급하다고 생각이 되면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거나 메시지에 대답해드릴 수 있지만, 사소한 문제에 까지 일일히 끊고 들어가면, 여러분을 위해서 다른 분에게 무례를 범하게 됩니다. 전화 한통 때문에 그런 고민까지 하지 않아도 할 고민이 산더미입니다.


저는 휴대폰에 민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끌때는 꺼둡니다.
저는 휴대폰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습니다. 휴대폰을 항시 체크해야 할 필요나 의무는 전혀 느끼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 저는 진동으로 하는데, 그마저도 아예 꺼둘 때가 있습니다. 특히 극장이나 조용한 장소에서는 휴대폰을 아예 꺼버립니다. 액정의 불빛이 방해가 되고, 조용한 장소에서는 진동자의 울림도 상당히 시끄럽습니다. 더욱이 분위기상 받을 수 없는 상황인 경우 소리는 울리고, 분위기는 어색하고, 결국은 마지못해 받으라는 권유가 있으면 받은 다음 짧게 말하고 끊습니다. 어찌됐던 분위기는 상당히 망가집니다.

어찌됐던 그런 특정한 상황이 아니면 벨이나 진동이 울리면 상황이 허용하면 받고 대개는 답장해드립니다. 하지만 저는 휴대폰의 진동자가 울리는데 촉각을 항시 기울일만큼 민감하지 않습니다. 그렇기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벨이 울리게 하지만 이마저도 가끔 시끄러운 장소에 가면 들을 수 없습니다. 제 휴대폰은 벨소리도 작은편이고, 진동자도 작아 진동도 약합니다. 하지만 저는 벨이 울려서 공해가 되지 않고, 진동이 울려서 주변에 방해가 되지 않는 까닭에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좀 늦을 수도 있습니다.
어찌됐던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저는 항상 여러분의 전화에 제깍제깍 응답하지 못할수도 있고, 여러분이 보낸 문자를 몇시간이나 지난 다음에 보고 답장해드릴 수 있습니다. 그건 제가 고의로 한것이 아니라, 정말 제가 그때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전 문자를 잘 안보냅니다.
저는 사실 천지인 한글(애니콜의 한글 문자 입력 방식)이 처음 소개 되기도 전부터 휴대폰을 썼고, 천지인을 처음 써본지 내년이면 근 10년이지만, 여전히 문자를 쓰는게 불편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자가 오면 답장을 해드리기도 하지만, 대개는 전화를 해서 대답하는 편이 편합니다. 40자로 마치 스무고개 하듯이 이야기하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제가 그리 선호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생각을 하고 싶습니다.
휴대폰이 생기고 나서 사람들한테서 생긴 가장 나쁜 버릇은 ‘핑퐁’사고입니다. 단순한 질문에 즉흥적이고 짧은 대답의 오감을 저는 매우 싫어합니다. 말에 따라서는 어휘하나도 신중하고 싶습니다. 그러자면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지 않자면, 그건 여러분을 무시하는 셈입니다.

잘때도 있습니다.
저도 잡니다. 아니면 쉬고 싶을때도 있고 아무것도 안하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 대는 여러분과 조금 다릅니다. 불면증으로 아침에 자서 몇시간 자고 늦은 아침에야 일어납니다. 약을 먹고 자기 때문에 대개는 듣지도 못하겠지만, 들어서 깨서 받게 되면 저로써는 아주 힘듭니다. 모르는 분들이라면 모르겠는데, 아는 분들이 왜 안받냐고 서운해하시면 저야말로 정말 서운합니다.

긴말이지만 요약하면, 기달려 달라는 겁니다.
긴말이지만 간단하게 요약하면 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은 기다려 달라는 겁니다. 여러분 편지나 메일 얼마나 자주 열어보십니까? 보통 별일 없으면 횟수는 정해져 있습니다. 중요한게 오기로 되어 있으면 자주 열어보기도 하고 하겠지요. 휴대폰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 같아서는 삐삐나 공중전화를 사용하거나 집전화를 사용할때는 이런 고민이 없었지요. 꼭 필요할 때만 너무 늦다던지해서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을 시간대에 짧게 통화하라는 내용이 국민학교(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있던게 10년 남짓전입니다.

걸어주시면 최대한 받지만, 못할때도 있습니다. 그때는 나중에 이력을 보고 다시 연락을 드리거나 하니까 양해해 주십사 하는것이 바람입니다. 일부러 그러는게 아니니까요. 다시말씀드리지만 저는 휴대폰의 노예도, 아울러 콜센터의 직원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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