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가능하게 하는 앱
20년간 블로그를 운영해온 저에게 글쓰기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Ulysses가 없으면 글을 쓰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효율과 모티베이션이 천지차이거든요. 이 앱은 맥과 아이패드, 아이폰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지만, 특히 맥에서의 Ulysses는 강력하면서도 우아하고 심플한 인터페이스 덕분에 글쓰기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저는 이 앱을 제 맥의 킬러앱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파일도, 폴더도 없다. 오직 글만
Ulysses는 전통적인 ‘파일’과 ‘폴더’ 개념이 없습니다. 대신 모든 글은 하나의 라이브러리 속에 저장되고, 필요하다면 그룹과 하위 그룹,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글이 어디에 있든 검색과 필터로 손쉽게 찾아낼 수 있지요. 이렇게 단순하지만 유연한 구조는, 글을 ‘파일’이 아니라 생각과 문장의 단위로 다루게 합니다. 글을 쓰다 중단하더라도, 어디서든 바로 이어 쓸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데이터는 iCloud에 저장되고, 자동으로 저장되고 동기화 됩니다. ‘파일’과 ‘저장’은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어디서나 말이죠.
마크다운 기반, 키보드 중심 글쓰기
Ulysses는 마크다운을 기반으로 하여 마우스 없이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제목, 강조, 인용구 같은 포맷을 단순한 기호 몇 개로 표현할 수 있으니, 글을 쓰는 동안 편집 메뉴나 버튼에 시선을 뺏기지 않아도 됩니다. 저처럼 글을 기분에 취해서 쓰는 사람에게는 생각의 흐름을 끊지 않는 큰 장점입니다.
블로그 출판까지 한 번에

블로거로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작성한 글을 워드프레스 블로그에 바로 발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로 복사해 붙여 넣거나, 서식을 맞추느라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Ulysses에서 바로 미리보기로 확인한 후 곧장 포스트를 올릴 수 있으니, 창작과 발행 사이의 간극이 줄어듭니다.
집중을 위한 설계

Ulysses의 인터페이스는 불필요한 요소를 철저히 배제했습니다. 타입라이터 모드로 현재 쓰고 있는 줄만 강조할 수 있고, 풀스크린 모드에서는 그야말로 글과 나만 존재합니다. 게다가 목표 설정 기능을 활용하면 “오늘 1,000자 쓰기” 같은 개인적인 목표를 정하고 진척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은 글쓰기 자체에 대한 동기를 강화시켜 줍니다.
문법·스타일 검사 기능의 장점과 아쉬움
Ulysses는 글의 맞춤법과 스타일을 확인해주는 문법 검사 기능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20개가 넘는 언어를 지원하며,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주요 언어에서는 반복된 표현이나 문장의 흐름까지 점검해 줍니다. 덕분에 글을 쓰고 나서 개정 모드로 들어가면, 문법 오류와 스타일 제안을 한눈에 확인하며 매끄럽게 다듬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어는 아직 지원되지 않습니다. 저처럼 한국어로 글을 주로 쓰는 사용자라면, 이 강력한 기능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물론 영어 등 외국어 글을 작성할 때는 유용하지만, 한국어 지원이 추가된다면 이 앱의 완성도는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다양한 내보내기 포맷

완성된 글은 PDF, DOCX, ePub, HTML 등 다양한 형식으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고를 전자책 형식으로 변환해 배포하거나, 편집자에게 워드 파일로 넘길 때도 버튼 몇 번이면 끝입니다. 더 나아가, 내보내기 스타일을 직접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어, 서체나 여백, 색상을 자신만의 규칙에 맞게 지정하고 매번 동일한 형식으로 산출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것뿐 아니라, 출판 직전의 완성도까지 책임지는 셈입니다.
목표 설정과 진척 관리
Ulysses는 글의 분량이나 시간을 정량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총 5만 자”처럼 프로젝트 단위 목표를 세울 수도 있고, “오늘 2시간 글쓰기”처럼 하루치 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작성한 단어 수와 진행률이 표시되기 때문에, 글쓰기를 마라톤처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힘을 줍니다. 특히 블로그처럼 일정한 주기로 글을 발행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내가 다시 맥으로 돌아온 이유
맥을 쓸 수 없었던 시절, 가장 그리웠던 앱 중 하나가 바로 Ulysses였습니다. 다른 플랫폼에서도 다양한 글쓰기 앱을 사용해봤지만, Ulysses가 주는 단순함과 강력함, 그리고 애플 생태계 전반에서의 매끄러운 연속성은 따라올 수 없었습니다. 결국 다시 맥으로 돌아오게 만든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이 앱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결론
Ulysses는 단순히 좋은 앱이 아니라, 저에게는 글쓰기를 가능하게 만드는 앱입니다. 우아하고 단순한 인터페이스, 마크다운 기반의 몰입형 글쓰기, 워드프레스와의 매끄러운 연계, 문법 검사와 다양한 내보내기 기능, 그리고 목표 설정과 진척 관리까지. 다만 한국어 문법 검사가 지원되지 않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를 업으로 삼거나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경험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