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캔슬링에 대한 생각

세상은 늘 시끄럽습니다.

자동차 소리, 가게의 음악, 옆자리 대화, 그리고 집 안의 작은 생활 소음까지…

이런 세상 속에서 저는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 없이는 살기 어렵습니다. 헤드셋을 켜는 순간 찾아오는 정적과 고요함은 제 하루 속 작은 피난처가 됩니다.

노이즈 캔슬링 속에서는 제가 듣고 싶은 것만 들을 수 있습니다. 음악이든, 팟캐스트든, 아니면 아무것도 재생하지 않은 ‘순수한 정적’이든. 세상의 소음을 걸러내고, 제가 선택한 소리만 남기는 일이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 고요함에도 부작용은 있습니다.

가족이 말을 걸어도 듣지 못하거나, 대화를 놓치는 순간이 잦아졌습니다. 혼자 살 때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문제지만, 함께 사는 지금은 조금 아쉽습니다. 무심코 켜둔 노이즈 캔슬링이 사람 사이의 거리를 넓히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가끔은 결심합니다.

노이즈 캔슬링을 끄자.

헤드셋을 벗고, 세상의 소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그 속에는 웃음소리와 대화, 발걸음 소리처럼 놓치면 안 될 소리도 있습니다.

시끄러운 세상도, 가끔은 나쁘지 않습니다.

제가 어렸을때 SK텔레콤 광고가 떠오르네요.

“지금은 잠시 꺼두어도 좋습니다”

푸른곰
푸른곰

푸른곰은 2000년 MS의 모바일 운영체제인 Pocket PC 커뮤니티인 투포팁과 2001년 투데이스PPC의 운영진으로 출발해서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5년 이후로 푸른곰의 모노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은 주로 애플과 맥, iOS와 업계 위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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