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AI가 득세하기 시작하면서 구글에서 Top 10에 드는 것이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구글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구글 Top 10에 들어가는 것은 트래픽을 보장하는 일종의 보증수표 같은 역할을 하죠.
하지만 구글은 검색 순위를 결정하는 구체적인 알고리즘의 구조나 각 요소의 가중치를 당연히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해가 갑니다. 그걸 공개하게 되면 어뷰징해서 랭킹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이 반드시 나타나기 때문이죠.
그렇다 보니 이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재미있는 현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검색 엔진 최적화를 주장하는 SEO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워드프레스만 하더라도 SEO 플러그인이 여러 개 있고, 가격도 저렴한 곳은 몇만 원에서 몇십만 원까지 천차만별입니다.
사실 저도 어떤 SEO 플러그인을 1년 정도 사용해 보았고,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제가 쓴 글이 괜찮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SEO 플러그인이 일을 잘해서 그런 건지 솔직히 판단이 잘 안 섭니다.
물론 플러그인이 하라는 대로 피처 이미지를 추가하고, alt 태그를 넣고, 제목이나 설명을 손보고, 때로는 글의 분량을 늘리는 등 일반적인 조언에 따라 글을 개선한 면이 없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런 조언에는 실제 검색 엔진이 중요하게 보는 요소도 있는 반면, 플러그인이 자체적인 기준으로 점수화한 요소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키워드가 몇 번 들어갔는지, 문장이 얼마나 긴지, 글자가 몇 자인지, 이미지가 몇 장인지 점수를 매기고 빨간불과 초록불을 보여 주면 왠지 굉장히 과학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신호등을 전부 초록불로 만들고 점수를 100점으로 맞춘다고 해서 구글이 1등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킨스타로 서버를 옮기고 빠른 테마를 쓰고 이미지나 코드 사이즈 최적화를 하는 테크니컬한 SEO까지 포함하면 과연 그것을 온전히 플러그인 덕분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플러그인이 구글 취향에 맞게 몇몇 데이터를 가공해 주고 여러 권장사항을 체크해 주는 대가로 수십에서 수백 달러를 내는 것이 맞는지도 의문입니다.
물론 SEO 자체가 미신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검색 엔진이 사이트를 제대로 읽을 수 있도록 사이트맵을 만들고, 메타데이터를 정리하고, 구조화 데이터를 추가하고, 페이지 속도를 개선하는 등의 작업에는 분명한 가치가 있습니다.
제가 미신에 가깝다고 느끼는 것은 그다음입니다. 아무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검색 알고리즘에 대해 마치 정답을 알고 있는 것처럼 점수표와 처방전을 만들어 파는 부분입니다.
구글이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고 또 그래야 한다고 보지만, 그 불확실성 덕분에 SEO라는 미신을 파는 일종의 업계가 형성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검색 순위가 올라가면 SEO가 효과를 본 것이 되고, 떨어지면 알고리즘 업데이트나 경쟁 상황의 변화가 원인이 되니, 외부에서 그 효과를 정확하게 검증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필사적이겠지만, 저 같은 경우야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정원이나 화분, 분재를 가꾸는 듯한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여러분이 블로그를 운영하신다면, 기본적인 무료 플러그인을 사용하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돈을 내신다면, 글쎄요, SEO프레스(SEOPress)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요? 1 사이트 기준 1년에 49달러밖에 안 하고, 현재 제가 쓰는 플러그인입니다.
부적을 사는 기분으로 결제하기에는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