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지텍(Logitech)은 저에게 늘 애증의 대상입니다. 이 회사는 확실히 좋은 제품을 많이 만듭니다. 특히 MX 시리즈는 성능도 뛰어나고 인간공학적인 설계가 돋보입니다. 실제로 저는 MX 시리즈 마우스와 키보드를 거의 다 가지고 있을 정도로 애용하고 있습니다.
제품 간 연동도 편리하고, 소프트웨어도 무난하게 잘 작동합니다. 버튼 커스터마이징이나 장치 간 전환 같은 기능은 일상적인 작업 효율을 높여주죠. 디자인 역시 대체로 세심하고, 사용하는 내내 “역시 로지텍”이라는 감탄을 하게 됩니다. 특히 Logi Options+ 소프트웨어를 통한 커스터마이즈에 익숙해지면 그 것 때문에 로지텍 제품만 쓰게 될 정도 입니다.
그러나 완벽하지는 않은 브랜드
그렇다고 해서 로지텍이 마냥 좋은 이미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MX Mechanical 키보드에 왼쪽 Shift 자리에도 Enter 키가 꽂혀 있는 황당한 상황을 겪었으니까요. 다행히 구입처에서 바로 교환을 해주긴 했지만, 이런 단순한 QC 문제조차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가 됩니다.

많은 사용자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내구성이 아쉽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습니다. 클릭 불량이나 휠 고장 같은 고질적인 문제들이 반복적으로 언급되곤 하죠.
무엇보다 뼈아픈 부분은 고객지원과 사후지원입니다. 사실상 포기하다시피 한 수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만족도가 낮습니다. 특히 보증 정책을 비교하면 더 아쉬움이 큽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로지텍 제품이 2년간 보증을 제공하지만, 한국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1년 보증만 적용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 정책의 아쉬움
로지텍은 특히 사무용 제품군에서는 경쟁자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이다 보니, 한국에서의 가격 방어가 유난히 철통같습니다. 정식 수입품은 병행 수입품에 비해 비싸고, 가격이 내려가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단종 직전이 되거나 단종된 후에야 조금 저렴해지는 느낌이라, 소비자로서는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계속 찾게 되는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로지텍 제품을 찾습니다. 장점이 단점을 덮을 정도로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하드웨어 라인업이 사실상 사라진 지금, 대체재가 마땅치 않은 상황도 한몫합니다.
결국 저는 로지텍이라는 브랜드에 불평을 하면서도, 또다시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지갑을 열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게 바로 애증이지 않을까요? 가끔은 마치 스톡홀름 증후군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정리하자면, 로지텍은 좋은 제품을 많이 만드는 회사이지만, 내구성과 사후지원에서는 늘 아쉬움을 남기는 브랜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로지텍을 쓰고 있고, 앞으로도 아마 계속 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