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까지 문과인 저입니다만, 리눅스를 처음 만져본 것은 90년대입니다. 그때는 그렇게 설치가 골치 아플 수가 없었는데요. 부트 로더를 설정하는 것도 그렇고, 새까만 CUI 에서 간신히 X Window를 설치해서 GUI를 보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로도 리눅스와의 연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단 지금 이 글을 보시는 블로그의 서버가 2017년 리노드로 이전한 이래로 Ubuntu Server 구요. 업데이트를 반복해서 22.04 LTS입니다만, 어느 시점에 24.04 LTS로 올릴까 시기를 재고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22.04도 앞으로 3년은 지원이 될 테니 천천히 올리죠.
2016년에 구입한 ThinkPad X1 Yoga 1세대가 윈도우 11 지원을 하지 않아서 윈도우 11 지원 기종이 한대도 없는 상황에서, 데스크톱을 사고 노트북을 새로 사서 지출 스케줄이 꼬여서 맥을 업그레이드 하는게 미뤄진 상황인데요. X1 Yoga는 하드웨어면에서는 거의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할 정도로 배터리도 새로 갈고, 팬도 새로 갈고 해서 퇴역 시키기는 너무 아까웠습니다. 그리하여, 블로그에도 적었듯이 리눅스를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리눅스를 즐기는 묘미 중 하나가 ‘디스트로(Distro)’ 선택하기라고 하는 분이 계실 정도로 리눅스에는 다양한 디스트로와 그 디스트로를 살짝 변형한 플레이버(Flavor)가 존재하는데요. 일단 익숙한 우분투를 사용해보기로 했습니다. 파티션을 다시 설정하기 위하여 BitLocker를 해제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 설치 자체는 매우 수월했습니다. Canonical 사의 우분투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받은 ISO 파일을 Rufus로 빈 USB에 부팅 가능한 형태로 저장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BIOS를 설정해서 부팅 순서를 USB가 앞서도록 설정해서 부팅하면 하라는 대로 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Canonical에서 매우 친절한 설치 튜토리얼을 준비해 두었으니 참고하세요)
Ubuntu의 데스크톱 GUI 인터페이스는 조금 독특해서 처음에는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몇 분 만져보면 대략 어떤 것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만약 Windows와 닮은 인터페이스가 좋다면 Linux Mint나 Q4OS 같은 디스트로가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ThinkPad의 제조원인 레노버는 우분투에도 꽤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기도 하고 해서 사용하지 못하는 기능이 거의 없을 정도로(굳이 따지자면 지문 판독기 정도?)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i7-6600U 16GB에 NVMe SSD인데 속도도 빠릿빠릿하고 시스템이 가벼워서 브라우저 하나 띄워놓고 탭을 열개 가까이 돌려도 팬이 거의 돌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이 정도면 배터리 시간도 기대해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해서, 가족의 컴퓨터를 포함해서 몇 대의 윈도우 11 미지원 컴퓨터를 연명시켜야 합니다만 의외로 괜찮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고요. 전환을 크게 후회하고 있지 않습니다. 어차피 안 하면 버릴 수밖에 없고, 중고가치도 거의 없으니까요.
여러분도 윈도우 11을 지원하지 않는 시스템을 가지고 계시다면 검토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