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번 10월 분기에 TBS 계열 전 28국에서 목요일 24시대에 시작한, ‘푸른 상자(アオのハコ)를 보고 있습니다. 스트리밍은 한국에서는 넷플릭스 독점으로 일본보다 한 주 늦게 방영 중입니다. 일본 넷플릭스에서 1주일(1화) 먼저 풀리기 때문에 오랜만에 ‘넷플릭스를 쓰기 위해 VPN을 쓰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예정 대로라면 전 25화, 내년 3월까지 연속 2분기 방영을 할 거라는군요.
푸른 상자는 동명의 제목으로 주간 소년 점프에서 미우라 코우지 씨가 2021년 4월부터 연재하고 있는 청춘 연애물 내지는 청춘 스포츠물입니다.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그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차츰 성장해 나가며 사랑과 운동에서 성취를 거두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정말로 사랑스러운 주인공들의 청춘 묘사를 보노라면 조금은 제 자신의 청춘 시절에 대한 애수에 잠기게 될 정도로 눈부시는 작품입니다. 현재 단행본 17권(그 중 정발은 13권까지), 판매부수 500만부를 자랑합니다. 학산문화사 간행 단행본 말고도 리디 등에서 매주 번역 연재가 되고 있다는 모양입니다.
이 작품은 스포츠 강호교인 에이메이 중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배드민턴부 1학년생 이노마타 타이키와 여자 농구부 2학년생이자 학교내외로 인기와 신망을 얻고 있는 카노 치나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타이키가 매일 아침 체육관에서 치나츠 선배와 함께 훈련하며 그녀에게 호감을 품으며 지내던 어느 날, 치나츠의 부모님이 해외로 전근을 가게 되지만, 치나츠는 농구를 계속하기 위해 일본에 남게 됩니다. 치나츠는 엄마끼리 사이가 좋은 타이키의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급격히 가까워집니다. 이후 두 사람은 각자의 스포츠 활동과 일상 속에서 서로의 감정을 키워나가며 성장해 나간다. 라는 줄거리입니다.
소년 점프의 공식 ‘우정, 노력, 승리’를 공식처럼 따라 가는 정석적인 소년물 전개에 뜨거워지면서도 주인공인 이노마타 타이키와 카노 치나츠, 쵸노 히나를 둘러싼 연애와 인간관계의 전개에 순식간에 1권부터 최신권까지 읽어 내릴 수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라이벌은 있을지언정, 끝까지 악당은 없는 것도 소년지 연재작 다운 전개라고 생각하고요. 덕분에 원작은 정발판과 원서를 모두 샀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와서 애니메이션 역시 제작에 공을 들인 것이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들어져서 그러잖아도 반짝반짝한 작품을 반짝반짝하게 만드는 느낌입니다. 특히 주인공들, 그 중에서 치나츠 역의 우에다 레이나 성우의 연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치나츠 선배’가 정말로 움직이는 느낌이죠.
오프닝은 오피셜 히게 단디즘(Official髭男dism)이 부른 Same Blue인데 이 역시 묘한 중독성과 경쾌한 느낌이 있어서 자꾸 보게 됩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아마 제작진이 마법이라도 부리지 않는 이상 요즘 세상에 드문 연속 2분기라는 시간을 소비해도 아마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그 장면’ 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혹시 모르겠습니다. 칼로 회 뜨듯 이야기를 다 잘라내면 어찌 저찌 될지도. 그러나 지금(6화)까지의 페이스 배분으로 볼 때, 그런 일은 없을 거 같아 보입니다. 다시 말해 꽤나 장기적으로 깔고 제작하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저러나 전국 방송 시간대를 2분기나 잡아먹은 걸 보면, 점프의 화제작 대우는 깔고 가는 걸까요.
아무튼 앞으로 약 5달 동안은 ‘푸른 세계’ 속에 빠져들 수 있을 것 같으니 그걸로 만족 하기로 하죠. 말씀드렸다시피 애니메이션으로 완결을 보려면 더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