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는 정말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영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하던 시절에 영어로 된 컨텐츠를 접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테이프나 CD로 된 자료를 듣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아주 드문 현지 영상이나 음성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흔히 MP3나 AAC의 ‘비트레이트(bit-rate)를 거론하는데 Mbps나 Kbps를 사용하는데, 그 이유가 회선속도가 연관이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인터넷을 사용하고, 몇 년간은 빨라봐야 56.6Kbps 모뎀을 사용했고(기억하세요, 아주 이상 적인 상황에서나 그 속도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수백 Kbps 비트레이트의 음성이나 영상을 즐기는 것은 언감생심이었습니다. 게다가 코덱 기술은 아직 원시적이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적은 비트레이트로 좋은 음질이나 화질을 제공하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하던 일이었죠.
그나마 저는 컴퓨터를 사용하던 세대였고 그 이전 세대는 AFKN을 라디오나 텔레비전으로, 단파 라디오 등을 사용해서 미국의 소리(VOA)를 듣기도 했다고 합니다. 요즘은 팟캐스트로 버튼 한번이면 언제 어디서나 깨끗한 음질로 들을 수 있습니다만 그때는 그렇지도 못했다고 하지요.
과거가 이랬네 저랬네, 소리는 이쯤하고… 제가 사용하는 영어 뉴스 컨텐츠를 듣는 방법이나 앱을 소개 해드릴까 합니다. 물론 제가 가장 미는 방법은 팟캐스트입니다. 특히 코로나19 판데믹을 전후해서 팟캐스트가 굉장히 ‘떴습니다’. 그리고 이 팟캐스트의 근간은 제가 사랑해 마지 않는 RSS지요. Apple Podcasts 앱이나 Google Podcasts, Spotify 앱, 아니면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팟캐스트 앱에서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매체를 검색해보시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NPR이나 BBC, The Economist나 NYT 등에서 시작해보시는건 어떨지 싶군요. 팟캐스트의 장점은 대부분 무료라는 점이겠지요.
그 다음으로 제가 추천을 해드리는 것은 언론사와 제휴한 앱입니다. noa(News on Audio의 앞머리를 따서)나 Curio 같은 앱을 사용해 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다양하고 저명한 제휴 매체의 기사를 전문 나레이터가 읽어주기 때문에 식견을 넓히는데도 좋고 듣기 공부도 될 것입니다. 원래는 이 리스트에 Audm이 있었고 이게 제가 가장 추천하는 서비스였습니다만 NYT에 인수 된 후에 5월에 완전히 앱이 리뉴얼 된 이후로는 좀 성격이 변했습니다. 나중에 다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추천하는 것은 언론사 앱입니다. 보통 해당 언론사를 구독하면 접근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The Economist와 얼마전 Audm을 리브랜딩하고 완전히 리뉴얼해서 재출범한 NYT Audio 가 있습니다(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아직 iOS만 제공 중). 이코노미스트의 경우, 일반에 공개된 팟캐스트는 물론, 기사를 전문 나레이터가 읽어주는데 영국 영어발음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NYT Audio의 경우 생긴지 얼마 안되어서 좀 더 지켜보고 싶지만, 뉴욕타임즈에서 발행하는 팟캐스트와 자체 및 제휴지 기사 낭독 등이 메인 컨텐츠입니다. 며칠 사용해보니 나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의 세상에서 영어 듣기 컨텐츠를 어떻게 입수할지는 사실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편하게 버튼 한번만 누르면 영어 컨텐츠가 그것도 자기 취미에 맞춰서 줄러리 나오는 세상이 올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커다란 변화가 오기 전까지는 이 방식 대로 즐기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