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정원 6주년

6월 1일은 언어의 정원(言の葉の庭) 공개 6주년이었군요. 신카이 감독이 직접 트윗을 하고서야 알았습니다.

언어의 정원은 저에게도 커다란 의미가 있습니다. 처음 언어의 정원을 본것은 개봉일 당일 다운로드 판매 개시라는 이례적인 정책 덕분에 개봉일 당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몇번을 다시 돌려보았죠. 몇 번을 다시 돌려봤는지 모릅니다.

이 영화와 저의 관계의 정점을 찍은 것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였을 겁니다. 직접 만나고 싸인과 굿즈도 받았죠. 그리고 악수도 몇 번씩이나 하고 집합 사진도 찍었습니다.

그날의 기억은 당시 포스트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전술 했다시피 20시 상영이라 후속 상영이 없었습니다. 질문하시는 분들도 수준 높은 질문을 했고, 감독도 성실히 대답해 주셨기 때문에 스크리닝 토크도 예정 이상으로 길어졌고, 시간 제약이 크게 없었기 때문에 나중에 남은 몇몇이 서로 모여서 사진을 찍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다른 상영이 후속 상영에 쫓겨서 서둘러 끝난것에 비하면 매우 여유롭게 공식적인 시간만 제 기억으로는 40분 넘게 보낸 것 같습니다. 거의 본편에 육박했던 것 같은. 아무튼 다 끝내고 돌아가면서 영화제 팜플렛을 구하려고 했는데 직원들이 다 철수하면서 회수해 버리는 바람에 암것도 없고 문 닫을 경비원만 남아있는 상황.

그 때 찍은 집합 사진을 구하는 여정은 꽤나 험난했었습니다만 말이죠(쓴웃음). 그리고 나서 알게 되었는데 코믹스 웨이브 필름 측에서 당시 행사를 촬영했던 모양입니다. 사인 색지를 전달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제가 찍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 메신저로 “실명과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저기 찍힌 사람이 난데 좀 더 큰 원본 사진을 얻을 수 없을까요”라는 요지를 설명해서 보냈죠. 그리고 몇달이 지나도 답이 없어서 잊혀질 무렵 답장이 왔고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과 좀 덜 잘 나왔지만 제가 중심으로 찍힌 사진이 날아왔습니다.


그날은 끝나지 않는 고양감에 부천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붕 뜬 느낌입니다. 그 이후로 너의 이름은. 때도 신카이 감독을 봤지만 그때는 검은 옷을 입은 경비가 워낙 삼엄해서 그런 친밀한 기회는 더이상 가질 수가 없었죠. 이벤트 상품 조차 스태프를 통해 전해졌을 정도니까요. 다음 극장으로 폴짝 하고 뛰어가야 할 정도로 강행군이었죠. “날씨의 아이”가 얼마나 흥행할지는 모르겠지만 신카이 감독을 이렇게 지근거리에서 오랫동안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아마 앞으로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 ‘언어의 정원’은 ‘초속 5센티미터’와 함께 저에게 특별한 작품으로 남습니다.

신카이 감독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신작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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